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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소원이 필요한가
영화읽기┃더 룸
2019년 10월 25일 () 06:25:14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누구나 한번 쯤 로또복권 1등에 당첨되거나 소원을 말하면 들어주는 <알라딘>의 지니 같은 존재를 만나기를 꿈꿨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엄청나게 낮은 당첨 확률이라는 것을 알기에 이러한 이야기는 영화에서나 간접적으로 대리 만족을 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그로인해 일확천금을 얻는 꿈같은 이야기들이 영화에서 인기 있는 소재 중에 하나인데 9월에 개봉한 영화 <더 룸> 역시 소원을 들어주는 방이라는 소재에 미스테리한 요소를 가미한 색다른 이야기로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감독 : 크리스티안 볼크만

출연 : 올가 쿠릴렌코, 케빈 얀센스

케이트(올가 쿠릴렌코)와 맷(케빈 얀센스)은 도시 생활을 접고, 뉴욕의 한적한 동네로 이사를 결심한다. 그들이 선택한 집은 동네에서 ‘스프링웰 하우스’라 불리는 넓은 창이 인상적인 고풍스러운 외관의 2층 벽돌집이다. 짐정리를 하면서 맷은 벽지 뒤에 숨겨진 비밀의 방을 발견하고, 전기 수리를 위해 기술자를 불렀다가 과거에 그 집에서 의문의 살인사건이 일어났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나 맷은 그 방이 말하는 대로 소원을 들어주는 방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맷과 케이트는 평소 원하던 모든 것을 얻으며 행복해 한다. 그리고 그들이 그토록 원하던 아기까지 만들게 된다.

<더 룸>이라는 제목 때문에 방탈출과 관련된 영화인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 영화에서 '룸'은 소원을 들어주는 방을 뜻하며 과연 인간의 욕망이 어디까지 인가라는 흥미로운 질문을 관객들에게 던지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방에 존재하는 단 하나의 규칙을 알고 있는 인물인 살인자 존 도가 '원하는 걸 못 갖는 인간보다 더 위험한 것이 원하는 대로 갖는 인간이야'라는 대사를 던지면서 <더 룸>이 관객들에게 말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 정확히 전달하며, 강렬한 인상을 안겨준다. 특히 소원으로 만들어진 모든 것들이 집 밖에서는 먼지에 불과하다는 컨셉은 욕심 많은 인간들에게 허무함과 동시에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며 비현실적인 내용을 교훈적인 내용으로 일순간에 변화시키며 관객들에게 일침을 날리기도 한다.

또한 이 영화는 케이트와 맷, 아이 등 상영시간 내내 3명의 배우와 집으로 한정 된 공간에서 이야기를 표현하고 있지만 전혀 답답함을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나올 것인지 궁금해 하며 완전 몰입하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다. 그래서 결말로 갈수록 점차 극대화되는 서스펜스는 관객들의 허를 찌르며 이 영화가 범상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마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이 생각나는 듯한 결말 장면은 열린 결말의 한 예로 오랫동안 회자 될 수 있을 정도로 영화적 호기심을 극대화 시키고 있다. 이처럼 제한적인 공간 안에서 한정돤 등장인물로 완성도 높은 영화를 만든 놀라운 연출력은 올해 개최되었던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작품상 수상이라는 것을 입증되었고, 우리나라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어필하면서 많은 관객들을 동원하지는 못했지만 현재에도 꽤 높은 네티즌 평점을 유지하고 있다. 영화를 보고나면 무한대의 소원을 이뤄주는 방에서 과연 나라면 무엇을 바라게 될 것인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하지만 진정한 소원은 요행수가 아닌 최선을 다했을 때 이루어져야만 의미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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