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읽기] 엘사의 마법에 숨겨진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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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읽기] 엘사의 마법에 숨겨진 비밀
  • 승인 2019.12.06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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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성진

황보성진

mjmedi@mjmedi.com


영화읽기┃겨울왕국 2

애니메이션이 주 관객층인 어린이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불문하고 성인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이유는 실사영화에서 볼 수 없는 기발한 아이디어의 스토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누구나 익히 알고 있는 동화를 각색해서 제작할 때도 원래 이야기를 그대로 반영하기보다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과감하게 변화시키며 많은 관객들의 속을 후련하게 해주기도 했다. 그로인해 젠더 문제를 비롯한 인종차별 등의 사회적으로 민감한 이슈들도 어렵지 않게 표현하면서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바로 <겨울왕국>이라는 애니메이션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로 천만 영화가 되었고, 전 세계적으로 완구 및 노래 등의 부가 수익이 어마어마할 정도로 빅히트를 치며 문화 변혁의 주역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에 개봉한 속편 <겨울왕국 2> 역시 개봉하자마자 엄청난 흥행 몰이를 하며 1편, 2편 모두 천만 관객을 동원하는 진기록을 목전에 두고 있다.

조나단 그로프

어느 날 부턴가 의문의 목소리가 엘사(이디나 멘젤)를 부르고, 평화로운 아렌델 왕국을 위협한다. 트롤은 모든 것은 과거에서 시작되었음을 알려주며 엘사가 갖고 있는 마법의 비밀과 진실을 찾아 떠나야한다고 조언한다. 위험에 빠진 아렌델 왕국을 구해야만 하는 엘사와 안나(크리스틴 벨)는 숨겨진 과거의 진실을 찾아 크리스토프(조나단 그로프), 올라프(조시 게드) 그리고 스벤과 함께 마법의 숲으로 떠나게 된다.

1편에서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엘사와 천방지축 안나의 이야기를 통해 캐릭터를 소개했다면 2편은 그들이 조금 더 성장하여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이야기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예전 애니메이션 속의 공주들이 세상물정을 아무 것도 몰라 결국 위기를 맞닥뜨렸을 때 남성 캐릭터에 의지해야만 문제해결을 하는 나약한 모습으로 그려졌다면 <겨울왕국>에서는 공주들이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해결해 나가는 당찬 모습으로 그려지며 변화된 시대상을 대변하고 있다. 또한 가을을 배경으로 하여 울긋불긋한 색감을 전면에 배치하며 시각적인 화려함과 더불어 1편 보다 진일보한 다양한 CG 기술을 선보이며 관객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하지만 <겨울왕국 2>는 1편에서 느꼈던 재미가 반감하고 대신 엘사의 정체성을 찾는 진지함에 방점을 두면서 호불호가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전 세계적인 히트곡이 되었던 'Let It Go'의 뒤를 이어 2편의 ‘Into the Unknown’(숨겨진 세상)을 선보였지만 기대에 못 미치며 관객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대신 마법의 숲이 엘사를 부르는 “아~아~아~아~”라는 몽환적인 멜로디가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계속 생각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전편과 비교해서 아쉬운 점이 없지 않지만 이를 불식시켜 주는 것이 바로 올라프이다. 솔직히 올라프가 다 했다고 해도 될 정도로 그의 활약이 눈에 띄고, 활약이 미비했던 크리스토프도 80년대식 뮤직비디오를 연상시키는 장면 등을 통해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이야기에 깨알 웃음을 얹으며 재미 파트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 스크린 독점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가 붙고 있지만 환경과 정치라는 좀더 확장된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큰 <겨울왕국 2>를 겨울로 들어서고 있는 이 시기에 가족들과 함께 본다면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엔딩 크레딧이 다 끝나고 난 후 올라프가 등장하는 쿠키영상이 있으니 꼭 놓치지 않고 보시길 바란다. <상영 중>

 

황보성진 / 영화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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