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목마른 한의학 과학화 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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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목마른 한의학 과학화 담론
  • 승인 2006.11.2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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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의학의 과학화를 주제로 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상은 만시지탄의 감이 있지만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개최돼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라 하겠다.
대학에서 체계적으로 교육되는 한의학은 흔히 말하는 과학(Science)인 것이 분명하지만 다양한 과학의 유형과 정의 속에서 한의학은 어느 위치에 서 있는지 성찰하는데 그다지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다.
이런 현상은 비단 한의학만 그런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전통학문 가운데 가장 실용적인 학문으로서, 그것도 서양의학과 가치성을 둘러싸고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의계 스스로 핵심적인 담론생산에 게을렀던 측면을 숨길 수 없다.

물론 한의학계는 서양문물이 국내로 유입된 이래 ‘과학’, 혹은 ‘과학적인 것’ 내지 ‘과학화’에 대한 논의를 거부하지 않았다. 어떤 측면에서는 그 어느 집단보다 연구하고 고민했다. 그러나 그것이 한의학의 진정한 가치를 드러내는 과정이었다기보다는 서양의학 따라잡기로 비쳐져 내부의 갈등을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한의대 교육방식에 많은 사람들이 만족하지 못하는 현실이라든지, 현대의료장비 사용에 대한 한의계 내부의 통일된 인식이 부재한 것이나 최근에는 표준질병사인분류 채택문제 등으로 비화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이밖에도 무수한 문제들이 ‘과학화’와 관련돼 시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어떻게 보면 과학화 논의는 좋든 싫든 한의계의 발전과 위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쳐온 핵심 화두였다. 이 문제는 이후 정책을 정하는 데 더욱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현 시점에서 과학화 논의를 보다 체계적이고, 집중적이며, 본질적으로 접근할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전문 연구자가 정확한 개념에 입각해서, 다양한 논의 성과를 도마에 올려놓고, 제대로 연구할 때 한의학 과학화는 실체를 드러내는 것이지 단순히 계량화하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한의계가 기울인 노력이 무의미해지지 않기 위해서는 과거의 접근방법을 재점검하는 것은 물론 전문 연구자를 양성하고 담론을 활성화하는 여건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한의사들은 한의학 과학화 담론을 갈구한다. 한의학회, 한의대 교육관계자, 그리고 한의협은 이런 한의계의 요구에 반응을 보여줄 때 스스로의 존재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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