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 대책에 오류는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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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법 대책에 오류는 없는가?
  • 승인 2007.03.0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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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법개정 입법예고안을 저지하는 방법을 둘러싸고 한의계가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마치 2년 전 IMS대책을 둘러싸고 벌였던 갈등상황과 흡사하다. 아직까지는 법개정안이 저지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결과만 없을 뿐 문제를 제기하는 방법이나 진행되는 상황이 대동소이하다. 이대로 가다가는 최종 결말도 같아질 것이라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적전 분열은 자멸행위로 비칠 수 있지만 우연인지 필연인지 한의계의 역사는 이런 과정에 의외로 익숙하다. 상대와 일전을 겨루기 전에 내부의 의견을 통일하는 과정에서 옳고 그름을 따지고 그에 따라 조직도 변화를 거듭해왔다. 이번에도 그 예외가 아니다. 놀라울 정도로 반복되는 역사적 순환을 보면서 놀랍고 두렵기까지 하다.

한의계는 거대한 역사적 소용돌이 앞에서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또다시 기로에 섰다. 집행부 말대로 믿고 기다려야 할지, 아니면 새롭게 전열을 가다듬어야 할지 선택의 순간에 도달한 것이다. 입법예고안을 저지하지 못한 한의계는 3월 18일 정기대의원총회와 의료법개정안 입법예고가 마감되는 3월 25일이라는 타임스케쥴을 놓고 신속한 판단을 요구받고 있다. 촌각을 낭비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어떤 결정을 내리던 혼란을 피할 수 없지만 갈등의 폭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태를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바라보는 관점이 다른 상태에서는 의견이 하나로 통일될 수 없을뿐더러 하나의 집단이 다른 집단을 설득할 수도, 혹은 승복할 수도 없다. 모두가 마음을 비우고 허허로운 마음으로 사물을 직시할 일이다.

그래도 책임이 있다면 한의협집행부일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보다 큰 책임의식이 요구된다. 인식상의 오류가 있었다면 서둘러 인정하고, 숨기거나 거짓이 있었다면 솔직히 털어놓는 게 해결의 지름길이 된다. 이런 기본적인 문제가 풀려야 정부와 협상하든 의료계와 공조하든 전열을 정비할 수 있다.

내부가 통일되면 한의계의 힘은 배가될 수 있다. 한의사집단이 각자 자기 몫을 다하면 비록 작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일궈낼 수 있다는 사실은 지난 세월을 조금만 반추하면 금방 알 수 있다. 한의사개개인과 크고 작은 한의 각 단체가 저마다 정부에 의견서를 제출하는 상황을 그려보라. 큰 일을 내고도 남음이 있다. 우리는 그 힘을 믿어야 한다. 그러면 나머지 문제는 쉽게 해결된다. 한의계의 위기관리능력에 한 줄기 희망을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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