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민 특파원 중국현지 취재 2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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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민 특파원 중국현지 취재 2信
  • 승인 2003.03.1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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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東東阿阿膠株式有限公司’를 보고

현대적 생산·연구 시설 갖춰
GMP 시설 완비 ISO 인증 획득
우리 한약재 생산·유통 재점검해야

사진설명-현대적 시설을 자랑하는 중국 山東省의 동아아교공사 전경(上)과 아교제품의 생산 모습.

허담 원장(대구 태을양생한의원)과 함께 중국을 방문한 목적 중 하나는 阿膠를 보기 위해서였다.

補養藥으로 분류돼 補血·止血·滋陰·潤燥하는 약리작용이 있어 부인과 약으로 사용되는 阿膠. 그러나 우리나라에 阿膠는 거의 사라졌고, 그나마 조금 유통되고있는 阿膠珠도 미덥지 못해 투약을 꺼리고 있는 이 약재가 중국에서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보기 위해서다.

솥 몇 개 걸린 줄 알았더니

국내 한약재 제조업체인 동우당제약의 중국현지 직원들이 수소문 끝에 찾아 어렵게 방문허가를 받은 산동성의 한 아교 공장으로 향했다.

“아교야 동물 껍질이나 뼈를 녹여 물로 고아낸 것이고 접착제로 사용한다”는 것밖에 모르는 기자나, 약용으로 환자에게 투약하는 阿膠는 당나귀 껍질을 사용해야 하고 한의학에서 매우 중요한 약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허 원장이나 공장에 들어선 순간부터 나올 때까지 놀라움을 금할 길이 없었다.

“공장 안에 큰 솥 몇 개 걸려있고, 아교 고는 냄새가 진동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네….” 허 원장의 말이다.

‘山東東阿阿膠株式有限公司’(이하 동아아교)의 규모는 상상 밖이었다. 정문을 들어서자 양쪽으로 건물이 길게 정렬해 있고 소공원 형태로 꾸며져 있는 통로에는 본초강목의 저자인 이시진 선생의 동상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건물 사이로 들어가니 또다시 큰 건물이 앞을 가로막고 있었다.

생산시설은 보여줄 수 없다는 동아아교 王桂芳 판매관리총감을 어렵게 설득하고, 중국 공산당의 소개로 이곳을 방문했다는 특혜로 생산시설의 일부를 돌아볼 수 있게 됐다. 중국은 중의약 산업을 보호·육성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외부로부터의 접근을 철저히 막고 있다는 이곳 관계자의 설명이다.

아교를 끓이는 시설로 보여지는 ‘水晶棗生産作業場’과 자동화 시설을 갖춘 상품 포장시설까지 몇 곳의 시설을 본 후 王 총감은 우리를 다른 곳으로 안내했다. 승용차로 15분 정도 간 곳엔 이곳의 다른 시설을 볼 수 있었다.

실험실과 연구실이다. 이곳에선 아교액 중 단백질 함량 검사에서부터 랜덤 방식으로 수시로 미생물 등 각종 검사와 신상품 개발이나 효능 등의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아교에 대한 임상시험 성적표도 내보인다.

중국의 잠재력 그대로 보듯

그러나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생산시설과 연구시설 모두가 GMP기준을 갖추었다는 점이다.

50여년의 역사를 지닌 산동아화공사는 1998년에 중국정부로부터 GMP시설을 인증 받았고 2000년에는 ISO9001 ISO14001을 각각 취득했다. 그리고 王 총감은 현재 본사에서만 380여명의 근로자들이 일을 하고 있고, 전체적으로는 3천명이 근무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상했던 것과는 너무도 차이가 나는 시설과 연구 실태. 이는 중국의 잠재력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 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우리 일행이 제일 궁금해 하는 원료, 다른 지역에서 양육해 가죽을 취한 후 이곳으로 들여온다는 당나귀 가죽은 끝내 볼 수 없었다. 중국 전체소비량의 80%를 이곳 한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고, 공항은 물론 조금 큰 상회에서는 어김없이 이 회사에서 만든 아교 관련 제품을 볼 수 있었는데 과연 이곳의 아교가 전부 당나귀 가죽으로 만든 거라는 관계자의 말을 그대로 믿을 수 있을까는 조금 망설여졌다.

그러나 王 총감은 GMP시설과 ISO 인증을 받았으니 품질과 원료에 대해서는 전혀 의심할 필요가 없다고 강변한다. 특히 중국내 큰 한방병원에도 납품돼 환자에게 투약되는데 우리 일행이 계속 확인을 요구하는데는 불쾌함을 느끼는 듯 했다.

‘山東省 東阿縣 阿膠街 78호’라는 동아아교의 주소에서 보여지듯 이곳은 전부 아교와 관련된 산업만으로 도시 전체를 이루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공장 근처는 이 회사에서 나온 阿膠茶, 阿膠酒, 阿膠膏 등을 방문객에게 팔기 위한 가게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공장에서 꽤 먼 음식점을 비롯해 무엇을 하는 곳인지는 몰라도 ‘阿膠’라는 이름이 들어간 간판 투성이었다. 아교 하나가 이 지역을 전부 먹여 살리고 있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거대한 ‘아교도시’

공장을 둘러보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지난해 방문한 국내의 한 한약재제조업체의 전경이 떠올랐다. 처방에서 많이 쓰이는 숙지황을 제조하는 곳이었다. 이 회사 사장은 자신의 공장은 다른 곳 보다 깨끗하고 조금은 낫다는 생각에 몇몇 기자들에게 공장을 개방한 것이었다.

그러나 중국의 공장을 보고 난 기자의 눈에는 두나라 공장의 격차가 더욱 크게 느껴졌다.

물론 기자는 개소리와 닭소리가 나지 않는 곳에서 옹기로 만든 그릇에 정성 들여 빚은 막걸리와 지황을 넣고 참나무로 불을 지펴 9蒸하고 햇볕에 9曝한 숙지황이 최고일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그것이 인정받지 못하고, 현실성이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대답은 너무 간단하다.

그러나 자본력도 없고, 정부차원의 지원도 없이 영세한 우리 업계의 현실을 볼 때 너무나 요원한 일인 듯 하다.

허 원장은 이곳 방문하면서 생산 형태를 관찰하고 국내에 아교 생산공장을 세울 생각이 있었던 것 같으나 공장을 뒤로하고 나오면서 생각이 180도 바뀐 듯 하다. “제대로 만들어진 아교를 찾아내 우리나라 한의사들에게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은 무얼까?”하는 방향으로 말이다.

단순히 세척·건조·절단만 하면 되는 일반약재도 마찬가지이지만 수치·법제가 필요한 약재의 경우 시설과 관리는 한의학의 생존여부와도 직결돼 있다. 중국의 제조시설을 둘러보면서 우리 한약재 생산시설의 현대화가 더욱 절실함을 깨닫게 했다.

이제 한의사들이 직접 한의원에 있는 약재의 질에 대해 다시 한 번 관심을 갖고 바라볼 때다.

阿膠(Gelatina Nigra)

本經에 처음 나오는 阿膠는 아직 대한약전 및 한약규격집에 수재돼 있지 않은 약재이다.

그러나 牛黃淸心丸 등에 들어가는 抄阿膠나 한방의료기관 등에 판매되는 阿膠類는 대한약전 각조 제2부에 수록된 제라틴 기준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

아교는 중약전에 馬科(Equidae) 驢(Equus asinus L.)의 除毛한 皮를 熬製해 만든 膠塊라고 전의돼 있다. 阿膠珠는 阿膠를 蛤粉으로 炒해서 珠狀으로 한 것을 말하며, 이 이외에 陣阿膠, 驪皮膠 등의 처방명이 있다. 국내 한방의료계에는 부인과 처방으로 阿膠珠가 투약되고 있다.

甘·平한 性味를 지니고 있는 아교는 ‘陰虛한 出血’ ‘心血虛’ 肺燥로 인한 ‘咳嗽’ ‘痙攣發作·筋肉痙攣’ 등의 임상에 응용할 수 있는 것으로 연구돼 있다. 중약전에도 婦人有漏下, 姙娠下血, 姙娠腹痛, 産後下痢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설명돼 있어 부인과 약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80년대 공업용 아교가 식품이나 원료의료품으로 활용돼 물의를 일으킨 이후 사용이 급감했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아교 역시 이러한 불신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어 공정서에 별도의 한약재로 수재돼야 하고 관리돼야 할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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