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연구인력 현황
상태바
한의학 연구인력 현황
  • 승인 2003.03.19 1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ebmaster@http://


한의학 연구 가용 인력 100여명에 불과

임상 편중 여전, 지원자·수용능력 태부족
한의대, 개원의 학위취득 코스로 전락

이 자료는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안두현 박사가 주관연구책임을 맡아 추진한 ‘한의약 연구사업의 투자전략 연구’의 내용 중 우리나라의 주요 한의학 연구인력 부분을 요약한 것이다. 한의학 연구의 현주소를 잘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한의계가 참고로 하면 좋을 듯하다고 보아 소개한다. <편집자 주>

기초분야 전임교육 적어

한의약에 대한 연구개발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정작 연구를 담당할 전문인력은 매우 부족하다. 현재 국내에서 한의약 관련 연구개발을 담당할 수 있는 곳은 대학, 대학 부설 한방병원, 연구소, 기업체 등을 꼽을 수 있다.

대학의 경우, 현재 국내에는 11개 한의과대학이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다. 대학 내의 가용한 연구인력의 규모를 추산하기 위해 한국한의과대학교육협의회의 자료를 근거로 전국의 한의대 인력 현황을 조사하였다.<표1> 연구인력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큰 전임교원의 수는 11개 한의과대학에서 315명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 중 대부분은 진료와 강의를 겸하면서 대학원 연구지도를 하고 있어 실질적인 연구인력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임상 부담이 적을 것으로 보여지는 기초분야 전임교원은 116명으로 나타났다.<표1>

학위취득자 대부분이 임상의

또한 대학원생은 1천361명으로 집계되었는데, 이들 대부분 현직에 있는 개원의거나 수련의들이어서 교수가 연구조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력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의 대학원생이 한의사로 활동하면서 학위 공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은 한의대의 대학원 교육이 피상적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배출되는 학위자들에게 좋은 연구 능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한의학 박사 소지자의 대부분이 임상의였다는 사실도 한의학 연구 분위기를 저해하고 있다. 1999년 현재 국내 한의사 자격증 보유자는 1만 1천345명이고 이 가운데 박사학위 보유자는 약 25%에 달하는 2천825명이었다. 이들 중 300여명이 한의대 전임교원으로 일하고 있고, 나머지는 대부분 임상의라고 볼 수 있다.

즉, 우리나라 한의과대학의 대학원 교육은 연구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이 아니라 개원의들의 학위 취득을 위한 교육으로 볼 수 있다. 이밖에 한방병원에서 수련 중이거나 근무중인 수련의 및 전임의는 565명인데, 이들 역시 과중한 임상업무로 인해 연구활동을 보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표2>

100명 1년 연구비 10억원

기존의 11개 한의과대학 외에 교육부의 BK21 사업비를 지원받아 설립된 2곳의 전문대학원의 전임교원은 한의학을 비롯한 생물, 화학, 전자, 식품 등 다양한 관련 분야의 전공자들이고, 학생들도 다양한 배경에서 와서 다양한 학위를 취득해 기존 한의대와 달리 연구활동이 활발하다.

2002년 5월 현재 경희대와 원광대 전문대학원은 각각 16명의 전임교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17명의 계약교수(연구교수)와 10명의 박사후 연구원을 보유하고 있다. 대학원생은 수료생을 포함하여 200여명 가량이고 3년 사이에 배출된 졸업생은 104명이다.

졸업생을 제외하면 두 대학원에서 실제 연구에 참여하는 인력은 각각 145명과 110명이다. 이들이 사용하는 연구비는 각각 매년 10억원 규모이므로(인건비, 학비 제외) 100여명의 연구인력이 10억원의 연구비를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연구자의 길 선택 어렵다

국내 유일한 정부출연 연구소인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연구인력은 2001년 현재 20명이고 이중 10명이 한의학/한약학 전공자다. 이들은 순수하게 연구에만 전념하는 연구자들이다.

이들 자료들을 종합하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한의약 연구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연구책임자급 한의학 인력은 한의대 100~300명, 전문대학원 32명, 연구소 20명 정도다. 이중 임상교수들을 제외하면 실제로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은 100명 내외로 봐야 할 것이다.

이러한 연구인력 부족 현상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의사 사회에서 고수익이 보장되는 임상의를 포기하고 연구자의 길을 선택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고, 오히려 이례적인 경우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리=김승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