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上氣案
■ 내용 : 정원에 전교하기를, “영상 鄭光弼이 이 병으로 고생하니 음식물 및 문병하는 등의 일을 모두 大內에서 조처하라. 옛일을 보면, 대신이 병들면 임금이 친히 나아가 문병하는 것이 예였었다. 이러한 예는 시행해야 마땅하나 근래 오래도록 하지 않던 일이라 지금 할 수가 없다. 都承旨 柳潤德이 가서 문병하라.” 하니, 柳潤德이 문병한 뒤에 돌아와서 아뢰었다. “신이 그 집에 당도하여 병을 치료하는 의원 朴世擧에게 물으니 ‘나오는 맥[出脈]은 많고 들어가는 맥[入脈]은 적으니, 아마 上氣症이 나타나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신이 들어가 보니, 헐떡거리는 증세에 열이 내리지 않아 증세가 매우 중했습니다. 冠帶를 하고 자제를 시켜 부축하게 한 다음 앉아서 신에게 ‘상의 은혜가 지중(至重)하여 할 말을 모르겠다.’ 하였습니다.” (『중종실록』 66권 24년 10월 13일. 서기 1523년)
■ 설명 : 鄭光弼의 질병에 대해 중종과 柳潤德이 논의하는 가운데 朴世擧의 진단을 말하는 내용으로 구성된 醫案이다. 조선 초기 조선의학의 학술적 경향을 판단해볼 수 있게 해주는 자료라 할 것이다. 鄭光弼(1462~1538)은 중종반정의 공신으로서 당시 영중추부사에 있었다.
■ 변증분석 : 朴世擧는 鄭光弼의 헐떡거리면서 열이 나는 증상을 보고 上氣症으로 판단하고 있다. 上氣의 증세는 朴世擧가 당시 많이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는 『鄕藥集成方』에는 傷寒病後의 後遺症, 熱病飮水多, 脚氣, 浮腫, 十水腫, 肺黃, 脹滿 등의 증상에 나타난다고 되어 있다. 그리고 上氣에 대한 설명으로서 “무릇 해嗽上氣는 肺氣가 有餘한 것이다. 肺가 寒에 感應하면 甚한 경우 해嗽가 된다. 肺主氣하는데, 氣有餘하면 喘해上氣한다. 이것은 邪가 氣와 다투어서 氣가 壅滯되어 宣發하지 못하여 水飮이 되므로 해嗽하면서 上氣하는 것이다.”라 하고 있다. 여기에서 朴世擧가 진단에 활용한 “나오는 맥[出脈]은 많고 들어가는 맥[入脈]은 적다”는 방법은 醫學史上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진단방법으로서 朴世擧의 독자적인 진단법이라고 할 수 있다.
■ 치료분석 : 『조선왕조실록』에서는 제왕의 치료에 있어서는 치료법을 구체적으로 기록하는 경우가 많지만 신하의 질병에 대해서는 대화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구체적인 치료법이 기록된 경우가 드물다. 이 기록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치료법이 기록되어 있지는 않다. 그러나 『鄕藥集成方』의 “諸해門”에서 사용한 小정력湯, 靑龍散, 당煎, 蘇子煎 등 가운데 하나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 가운데 증상에 맞는 것을 선별하였을 것이다.
金南一
경희대 한의대 醫史學敎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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