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 부천의 허파인 원미산이 시당국의 개발정책으로 훼손될 위기에서 처했다가 시민단체의 힘으로 구조됐다.
부천시는 2000년 8월 원미산 자락 일대에 ‘부천레포츠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진행해 작년 5월에 일부 놀이시설을 만들었다. 금년에는 주변에 눈썰매장 등 추가시설을 만들려는 2차 사업을 시도했지만 부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들의 반대운동에 부딪혔다.
그리고 지난 7월 22일 부천시가 개발 철회를 결정함으로써, 무산되기에 이르렀다.
이 때 운동을 주도했던 부천시민연합 공동대표 손인환(39·경기 손인환한의원)원장은 “시민의 힘이 시정을 바꾸게 한 감격의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현재 부천시민연합은 원미산 녹지를 적극적으로 보전한다는 취지로 원미산 살리기 및 생태안내자 육성을 위한 생태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손 원장은 “도심 속 원미산은 반딧불이가 발견될 만큼 오염 안된 녹지”라면서 현세대의 전유물이 아니라 후대에 전해줄 자산이며, 자연학습장으로서의 가치도 높다고 말했다.
98년 부천의 시민·노동·청년 단체가 결성한 부천시민연합의 회원은 300여명. 손 원장은 3명의 초대 공동대표 중 한 사람이다.
어린시절, 데모에 가담했던 대학생 형이 들려준 사회와 현실의 문제가 손 원장을 시민운동으로 눈을 돌리게 했다.
그리고 한의사가 된 이후에는 청년한의사회 3대 회장을 역임하고, 시민단체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지금의 아내 조한숙 씨는 야학 에서 활동하던 시절 같은 교사로 만나 맺어진 인연이다. 언제나 ‘든든한 후원자’로 여겨진단다.
한달에 한번 있는 시민연합 정 기모임과 일주일에 한번씩 만나는 공동대표자들의 모임을 갖고 있다는 손 원장에게 어려운 일이란 없다. 다만 “어느 시민단체나 안고 있는 고민일겁니다. 시민 참여·단체의 독립성을 갖기 위한 자본형성이 어려운 부분이죠”라고.
시민운동의 방향에 대해서는 순수한 운동만을 지향하겠다는 다짐을 보였다. 사업이나 정치활동은 시민운동의 순수 한 본질을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손 원장은 취미로 주말에는 골프를 한다. 4년 전에 시작해 2년 전에는 경기도 한의사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수준급이다. 자신의 길에 최선을 다하는 손 원장의 모습에서, 3살 때 소아마비로 한 쪽 다리가 불편하다는 핸디캡이 무색할 지경이다.
부천=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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