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약식 한방보험제제 개념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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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약식 한방보험제제 개념 바꿔라”
  • 승인 2008.10.0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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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형제 감소, 기대에는 못 미칠 듯

보험제제에 포함돼 있는 부형제의 양이 줄어든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당초 9월 25일 경 공정을 개정·고시할 예정이었으나 관련규정을 통합해 고시하려고 일자를 늦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약재에 따라 부형제 양이 다르기 때문에 얼마만큼 양이 준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건조엑스 1에 부형제가 1.33이었던 것이 0.6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견해다.
1회 복용량이 14.3g인 오적산을 예로 들면 건조엑스는 5g이고 나머지가 부형제다. 부형제의 양을 줄이면 한번 복용량은 약 9g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양이 많이 줄기는 했지만 기대에는 훨씬 못 미친다.

대한한의사협회 정채빈 보험이사는 “부족한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단은 이를 받아들이고, 품질 개선과 함께 부형제의 양을 지속적으로 줄여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계는 있지만 보험제제의 수요를 늘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부형제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유당이 환율 상승으로 가격이 오르는 바람에 한약재보다 더 비싼 경우도 있다. 부형제가 줄어들면 그만큼 원료 한약에 투자할 여력이 생겨 품질이 향상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보험약을 활용하고 있는 한의사는 더 적극적으로 처방할 것이고, 활용하지 않던 한의사에게도 “한 번 써볼까”하는 동기가 부여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다른 일각에서는 부형제의 양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보험제제의 활성화 및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보험제제의 발전이 어려운 것은 양방약 방식으로 한약이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0년간 굳어 있던 부형제 양을 낮추기로 한 이유에 대해 “혼합엑스산제 1일 복용량에는 약효와는 관계없는 부형제의 양도 포함되어 있어, 한약제제 품질개선 노력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의약품 허가’라는 양약적 개념으로 보면 유당과 전분의 양을 확정지어 놓는 것이 기본이다. 그러나 식약청이 밝혔듯이 ‘약효와는 관계없는’ 물질의 양까지 정하는 것은 한약엑스의 경우 잘못이라는 것이다. 상한금액표에 한약제제의 주성분(건조엑스)의 함량만 명시하듯 부형제의 양을 규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부형제로 쓸 수 있는 품목, 유당과 전분만 명시하고 이외의 성분을 넣지 못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보험제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양이 많아 복용이 불편하다는 점이다. 다행히 제약업계의 기술력 상승으로 부형제의 비율을 1대 0.6 이하로 끌어내릴 수 있다. 양을 지금의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나아가 순수한 엑스제제를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려 다양한 형태의 제형을 만들 수 있는 수단이 된다.
복용양도 문제다. 현재 투약되고 있는 혼합엑스산제의 복용량은 첩약 2첩을 하루에 세 번에 나누어 먹는 것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1돈을 1그램으로 환산하고 있어 한번에 투약하는 양이 훨씬 적다.

양이 적어지면 당연히 가격도 낮아진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약과 처치를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이 굳어져 있어 “같은 돈을 냈는데 약은 안 줬다”는 생각을 쉽게 한다. 보험제제 가격이 낮아지면 한의사가 처방하기도 편리해지고, 환자의 만족도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방보험제제 생산방식을 양약식 ‘허가’ 개념과 분리하고, 적정한 투약량을 설정해 내는 것이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민족의학신문 이제민 기자 jemin@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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