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홍삼시장, 한의사 경쟁력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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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홍삼시장, 한의사 경쟁력 있다”
  • 승인 2008.10.3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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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시장 성장은 한계 … 한방의료 접목할 때

홍삼은 잠시 주춤했던 한방보양약 시장을 회복시켜줄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리고 국민보건을 위해서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많은 한의사들이 선전만 믿고 홍삼을 장복하다 부작용이 난 환자를 경험했고,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홍삼 업체들은 효능에 대한 데이터 제시와 지속적 홍보를 통해 대중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 ‘부작용’을 부각시킬 경우 오해와 마찰을 불러일으킬 공산이 커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게 한의계 현실이다.

■ 한방건보와 비슷한 규모

일부에서 양생약이 침체된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는 홍삼 시장의 규모는 약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07년 한방병·의원의 요양급여 총액은 1조3천억원이 조금 넘는다. 홍삼 한 품목과 그리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치이다.
이러한 홍삼 시장은 얼마간은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 많은 지자체들이 ‘한방’을 내 걸고 있고, 인삼이 나오는 지역에서는 홍삼을 빼 놓을 수가 없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의 성장을 주도했던 이형주 전 원장이 연구소장으로 부임한 전북 진안군 홍삼연구소는 66억 원을 들여, 오는 2011년까지 3,300여 평의 홍삼연구소를 조성하겠다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한의학계에서도 홍삼에 대한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홍삼복합방의 보간작용에 대한 실험적 연구 ▲홍삼대보탕의 항암활성 및 항전이 효과에 관한 연구 등 많은 연구논문이 발표됐다. 다만 가격부담 등으로 임상에서 활용되지 못했던 것뿐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의사들이 홍삼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졌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홍삼은 열이 있는 사람은 먹어도 된다는 일반인 수준이거나, 심지어는 약성을 일부러 뺀 것이므로 “나쁘다”라고 판단하는 한의사들도 있다.

■ 한방 영역 확대시킬 수단

고려도경(高麗圖經. 1123년)에 “人蔘之幹 亦有生熟二等”이라고 해 인삼을 증숙(蒸熟)한 것과 날것(백삼)을 나눈 것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는 홍삼은 단순히 보관을 위한 수단으로 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보료를 사용해 성질이 완전히 달라지는 지황의 蒸과는 차이가 있지만 ‘蒸’을 하는 것으로 인삼과 홍삼은 성질의 차이가 있고, 활용도 차이가 있어 한의학의 영역을 확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의통증제형학회 김경환 회장은 “고분자 구조인 인삼을 분해할 수 있는 물질을 가지고 있지 못해 부작용이 나타나는 사람의 경우 저분자 구조로 바뀐 홍삼은 당장 부작용이 덜할 수 있으나 본질적으로 달라진 것은 없다”며 “이것은 진단을 통해 한의사가 가려내야 할 문제이며, 홍삼발효 등을 통해 피로회복이나 면역증진 등 특성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삼의 사전적 의미는 “수삼을 쪄서 말린 것”이지만 한의학에서는 ‘蒸’ 즉, 신곡과 같은 발효의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 말리는 과정에서 곰팡이균이 발생될 우려가 커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1996년 전매제 폐지로 누구나 홍삼을 가공 ·판매할 수 있어 품질에 대한 신뢰성이 낮아진 상태다.

■ 한의원에서 처방받은 홍삼

식품으로 유통되고 있고, 한방의료에서는 별로 사용되지 않지만 홍삼에 대한 부작용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효과는 한의학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는 게 문제다.
홍삼을 고제로 만들어 판매하기도 하지만 홍삼에 五子 등을 첨가해 사실상 한약 처방을 식품으로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들 덕분에 시장은 확대됐다. 이제 더 이상 한의계는 속으로 부작용을 우려하며 “홍삼은 남의 것”이라고 치부할 게 아니라 “한의원에서 처방 받은 홍삼”이 대중 속에 파고들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열린 시장 속에서 한의사는 홍삼의 활용을 한 차원 끌어올리기만 하면 된다.

한 관계자는 “홍삼의 효능은 엄청나게 홍보되고 있으나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치고, 부작용도 나타나 집안에 그냥 모셔두고 있는 집이 한 둘이 아닌 것처럼 홍보에 의존한 시장 확대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한의사는 홍삼이 제대로 활용될 수 있게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직업군으로 이미 형성된 홍삼시장을 통해 잠시 주춤했던 양생약 시장을 회복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족의학신문 이제민 기자 jemin@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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