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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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침몰
  • 승인 2003.03.1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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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한 일본 의료 시스템···남일 아니다

이 책은 의료시장 개방을 앞둔 일본의료의 현실을 진단하고, 시장개방을 통한 구미 각국의 선진화된 의료 시스템 도입으로 인한 의료관련 전반의 산업에 미칠 영향과 국가가 관리하고 있는 의료보험제도라는 틀에 익숙해져 있는 일본 의료계의 나아갈 바를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현 상황을 의료빅뱅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의료 빅뱅이란 외국 자본이 일본으로 흘러들어 온다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환자 중심의 의료, 병원의 정보공개,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효과 높은 의료기술, 합리적인 가격의 의료 서비스라는 일련의 개혁을 동반한다. 의료 서비스 시장에서 병원들끼리 경쟁과 도태에 휩싸여 갈 것이라는 뜻이다.

미국에서는 1983년 연방정부가 국가가 관리하는 의료보험체계의 한계로 DRG/PPS 시스템을 의료시장에 도입하면서부터 민간병원의 체인들이 약진하고 반면에 공립병원을 중심으로 한 기존의 대부분 병원들이 도산을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파산한 이들 병원은 민간 투자가들에 의해 매수되고 이들은 의료현장을 질병관리에 숙달된 스페셜리스트와 팀 의료에 뛰어난 의사들에게 맡겼다. 반면 경영에는 노하우를 가진 병원 경영 전문가를 투입했다. 의료와 경영을 철저히 분리하면서 그들은 고정비 비율이 높고 병상 가동율이 떨어지는 장기입원을 줄이면서 외래 부문을 강화했고, 지역 단위에서 주민들에게 친밀도가 높은 병원, 클리닉과의 제휴를 통해 투자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광역의료 서비스 시스템을 갖출 수 있었다.

일본의 현실은 국가가 관리하는 의료보험 체계하에서 의사들은 찾아오는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검사와 치료 수가를 받는 체계이므로 환자들에게 필요하지 않은 검사와 치료를 시행함으로써 환자의 불편도 증가와 의료보험 재정의 낭비라는 결과를 가져왔고, 외국의 의료 자본이 일본으로 도입되었을 때 환자 확보에 대한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의료기관들이 의료개혁을 하는데 주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의료도 경쟁이다. 병원의 개혁은 환자에 대한 이미지뿐만 아니라 치료일수의 단축, 경영의 합리화, 환자의 부담 경감을 통해 시장 경쟁의 시스템이 적용되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우리의 현실도 한 번 되새겨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강현호(부산 솔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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