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우 원장의 실전 사암침법(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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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우 원장의 실전 사암침법(18)
  • 승인 2009.02.06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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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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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大腸正格 ■

가. 大腸正格의 구성과 의미

大腸正格 : 足三里, 曲池 보; 陽谷, 陽谿 사

*‘足三里, 曲池 보’는 陽明經의 合土穴만의 배오이므로 陽明經의 기능을 정상화시키고 ‘逆氣而泄’을 다스릴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足三里는 中氣를 부익하고 胃氣의 정상화를 통해 습의 정체를 다스리며 진액을 전신에 유포시키는 역할을 발휘합니다. 大腸의 기능 정상화에 중점을 둘 경우 足三里 대신 大腸의 下合穴인 上巨虛로 대신하기도 하며 습담의 정체가 주가 된다면 豊隆을 배합하거나 이로 대치할 수도 있습니다.
한편 기가 상역하면 열로 화할 수 있는데 이를 陽明經을 통해 제어할 수 있습니다. 한편 ‘陽谷, 陽谿 사’는 열에 의한 진액의 손실을 막아 진액의 정상적 산생과 소통을 돕습니다.

* 이런 측면에서 大腸正格의 주요작용은 陽明經의 정상화를 통해 濁陰을 하강시키며 淸陽과 진액의 상승을 유도하는 升淸降濁 기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淸陽이 상승하기 위해서는 탁음의 하강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四聖心源』에서 “中氣衰則陰陽不交, 而燥濕偏見”이라 하였듯이 비위로 대표되는 中氣의 운행 이상은 燥나 濕의 편승을 초래하게 되는데 大腸正格은 化濕, 降濁작용을 통해 濕濁의 과잉을 제어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大腸主津’의 기능을 정상화시켜 진액이 濕濁으로 화하지 않도록 하고 濕熱을 다스립니다.
『醫學入門』에서 淸熱燥濕에 補中을 겸하는 것이 습열을 다스리는 방법이라고 하였듯이 中氣 운행의 정상화는 습열증 치료의 관건입니다.

나. 虛邪賊風에 대한 大腸正格의 운용

* 한편 芝山의 의안에는 稟賦不足에서 기인한 병증이므로 大腸正格을 운용하였다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稟賦不足은 원래 先天之氣의 쇠약을 의미하지만 芝山은 특히 외사에 대응하는 衛氣가 쇠약하다는 의미로 사용한 듯합니다. 先天之氣는 元氣로서의 정기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정기가 약하면 당연히 외사의 침습에 자주 노출될 수밖에 없는데 芝山이 이러한 상황을 “體氣虛弱, 風必傷腑”라고 표현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는 『內經』에서 언급한 虛邪賊風과 동일한 개념이라 할 수 있습니다.

風邪는 외감을 초래하는 주요인이며 陽邪에 해당하므로 외감시 陽分을 침습한다고 인식되었습니다. 따라서 ‘體氣虛弱’시 風은 陽分과 연계되는 腑를 상하게 한다고 인식한 것입니다. 이는 『素問·太陰陽明論』에서 “故犯賊風虛邪者, 陽受之; 食飮不節起居不時者, 陰受之. 陽受之則入六府; 陰受之則入五藏”이라 한 내용과 연계됩니다.
따라서 “體氣虛弱, 風必傷腑”의 상황시 陽分(衛分)을 강화시키며 袪風하도록 扶正祛邪를 유도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大腸正格이 선택된 것입니다. 특히 陽明은 三陽을 총괄하고 腑와 연계되며 오행상 金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陽明을 강화시키는 大腸正格을 통해 木에 해당하는 風邪를 제어하고자 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 芝山이 특히 胎疾로 초래된 질병에 大腸正格의 운용을 원칙으로 삼은 것을 보면 면역계의 약화나 이상에서 유래되는 병증들에 대한 大腸正格의 효능을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이는 『靈樞·壽夭剛柔』에서 “衛之生病也, 氣痛時來時去, 怫愾賁響, 風寒客于腸胃之中”이라 한 내용에 대해 『類經』에서 “風寒外襲而客於腸胃之間, 以六府屬表而陽邪歸之, 故病亦生於衛氣”라 주석한 내용과도 연계지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당시의 시대상황상 영양불량과 비위생적 환경, 주기적으로 발병하는 전염병이나 풍토병화된 소아의 감염증으로 인해 영아 사망률이 높았다는 점으로 미루어 유아기나 성장기에 만성적인 영양부족과 잦은 병치레에 시달리거나 감염성 질환을 앓은 후 사망에까지 이르지 않더라도 심한 쇠약증과 후유증으로 고생했을 경우가 많았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에서 기인한 병증을 모두 稟賦不足으로 표현하였을 것으로 유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大腸正格이 습열증으로 표현되는 여러 감염성, 염증성 질환들에 대해 유효성을 보이는 이유도 扶正祛邪의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측면에서 일반적으로 曲池의 혈성으로 표현되는 祛風濕, 淸熱 작용은 陽明經 강화를 통한 扶正祛邪의 결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 芝山의 의안에서는 項上(耳下)結核을 大腸正格을 운용하는 주요 진단 조건으로 삼았습니다. 項上(耳下)結核은 경부 림프절의 종창이나 결절을 지칭하는데 이는 감염에 의한 흔적이며 면역계가 지속적인 활동 상태임을 의미합니다.
림프절의 결절은 다양한 곳에서 나타날 수 있으나 경부의 병변을 大腸正格의 적응증으로 삼는 이유는 경부가 陽明經에 배속되고 『素問·太陰陽明論』에서 “故傷於風者, 上先受之; 傷於濕者, 下先受之”라 하였듯이 風邪는 일차적으로 상부에 발현된다는 측면에서 이해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芝山은 이러한 項上(耳下)結核이 胎疾이나 胎熱에 의한 것이라 하였습니다. 胎疾이나 胎熱이 의미하는 바가 명확하지는 않으나 선천적으로 면역 기능이 약하거나 민감하여 감염에 쉽게 노출되는 상황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그 결과 경부 림프절이 쉽게 붓거나 만성적으로 부어있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芝山이 大腸正格의 운용법을 터득한 임상례를 살펴보겠습니다.

*“내가 어릴 적부터 은은한 요통이 있었다. 간혹 환절기가 되면 손과 팔뚝이 수종처럼 되었다가 2~3개월 만에 없어지기도 하였지만 사계절 내내 풀리지 않기도 하였고 때로는 가을에 더욱 극심해지기도 하였다.
가슴과 등이 무겁게 눌리면서 윗배가 그득한 것 같았고, 귀울림이 심하게 일어났다가도 때로는 조용히 잠자듯이 잠잠해지기도 하였으며, 간혹 공포증이 들기도 하였다. 그래서 널리 약을 알아보았더니 누구는 內腫이라 하고, 누구는 心火라 하여 사람마다 말이 달랐으며 大腸의 증후라고 말하는 이가 아무도 없었다.

당시 사람들은 허로라 잘못 일컬으면서 침과 약을 시술하여 목숨을 재촉한 경우가 많았는데 이는 大腸의 허증이었다. 내 셋째 동생과 큰아들 역시 모두 이것으로 그르쳐 죽었는데 무슨 이유였을까?
모태로부터 품부 받은 것이 부족한 상황에 痘疹을 겪은 餘熱로 項核이 되거나 喉症으로 변하거나 인후나 입안이 건조하면서 자꾸 재채기를 하기도 하고, 흉협부에 담에 의한 통증이 있거나 疝氣, 噎膈, 風疾, 眼淚 등으로 되기도 하였는데 여러 증들이 이른바 稟賦不足이라 하는 것이니 늦게 깨닫게 된 것이 한스러울 뿐이다. 경전을 살펴본 것이 아니었다면 이러한 심오한 이치를 어찌 알았겠는가!” <격주연재>

김관우(전북 군산 청정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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