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우 원장의 실전 사암침법(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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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우 원장의 실전 사암침법(20)
  • 승인 2009.03.06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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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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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척주의 병증에 대한 陽明經과 太陰經의 운용 ■

① 陽經의 신체 분포 규율상 陽明은 인체의 전면에 배속됩니다. 즉 『素問·陰陽離合論』에서 “中身而上, 名曰廣明, 廣明之下, 名曰太陰, 太陰之前, 名曰陽明”이라 하였듯이 복부의 전면은 陽明에 해당하며 太陰은 陽明의 안쪽에 배치되어 표리 관계를 이룹니다. 따라서 체간에서 척주를 중심으로 등쪽으로 脊外는 太陽, 脊內는 少陰에 해당하며 복외는 陽明, 복내는 太陰에 해당하므로 체간의 앞뒤에서 太陽과 陽明은 서로 길항 관계를 이룹니다.

한편 足陽明經筋은 “上結於膝外廉, 直上結於髀樞, 上循脇, 屬脊”하며 “上循伏兎, 上結於髀, 聚於陰器, 上腹而布, 至缺盆而結”합니다. 이에 의하면 체간에서 足陽明經筋은 허벅지에서는 전내측과 전외측을 지나는 두 개의 갈래가 있는데 전내측을 지나는 갈래는 고관절 내측을 지나 서혜부에서 외복사근을 타고 缺盆까지 이어지며 전외측을 지나는 갈래는 고관절 외측에서 옆구리를 타고 척주에 이어집니다. 따라서 陽明의 영역에서 기인하는 요통은 복부 전면과 측면에 배치된 陽明經筋의 긴축이나 약화와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일단 足陽明經筋이 고관절을 거쳐 내측으로 외복사근을 지나는 갈래와 외측으로 옆구리를 타고 척주에 이어지는 갈래가 있으므로 긴축시 복부가 당기는 결과 허리를 뒤로 젖히거나 회전하는 것이 어려워집니다. 『素問·刺腰痛』에서 “陽明令人腰痛, 不可以顧, 顧如有見者, 善悲”한다고 한 것이 이를 반영합니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足陽明經筋이 이완되면 체간의 앞뒤에서 길항관계를 이루는 足太陽經筋의 긴축을 유발할 수 있는데 足太陽經筋의 긴축은 요추의 과신전과 전만을 초래하며 주변 근육을 긴장시킵니다.

이러한 상황은 주로 복부가 비만하고 복근이 이완, 약화된 사람들이나 임신부들에게서 발생하는 요통에서 관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요통에 陽明經을 운용할 시 足陽明經筋의 긴축으로 초래된 급증의 요통에는 일차적으로 胃勝格을 운용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胃勝格은 특히 陽明經의 井穴인 商陽, 厲兌가 함께 배치되어 足陽明經筋이 긴축된 급증에 대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급성기를 지난 경우 胃正格을 운용할 수 있습니다.

한편 사암은 “보통 사람들이 요통은 모두 膀胱經과 연계된 것이라 하여 자침할 때마다 이를 사하지만 반드시 大腸經을 보해야할 경우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大腸經은 직접 허리에 유주하지는 않으나 일단 大腸의 背兪穴인 大腸兪가 요통의 주요 발병처인 L5-S1 사이에 위치한다는 점으로도 大腸經이 요부 질환에 운용될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일단 사암은 ‘筋骨如折’한 요통이 大腸傷이라 하여 大腸正格을 치법으로 제시했으나 이것만으로 운용의 근거를 삼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상기한 경근론에 입각해 보자면 大腸正格은 복부의 陽明經筋이 이완되어 후면의 太陽經筋의 긴축을 초래한 결과 발생한 요통에 적합함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복부 비만인의 요통에 大腸正格이 운용될 기회가 많은 것입니다.

그러나 환자의 체형이나 肥瘦에 지나치게 얽매일 필요는 없습니다. 마른 체형이더라도 복부만 비만하거나 복벽이 탄력 없이 이완된 경우, 요추의 전만이 심한 환자들에게도 大腸正格을 운용할 수 있습니다.
글쓴이의 경우 엎드린 상태에서 허리 부위의 척추구가 함몰된 것을 근거 삼아 大腸正格을 운용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膀胱勝格과 병용하여 ‘足三里, 曲池 보; 臨泣, 束骨 사’로 운용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大腸正格이 濕의 과잉을 다스릴 수 있다는 점에서 濕勝한 비만인들이 下虛의 경향을 보일 경우 腎正格과 병용하여 ‘三里, 曲池 보; 太白, 太谿 사’의 형태로 운용하기도 합니다.

한편 芝山은 목덜미에 瘰癧 양상의 결핵이 있는 것을 근거삼아 大腸正格을 운용해야 한다고 하고서 “本註에서 요통은 모두 膀胱과 연계된다고 하였는데 요즘 의사들이 요통을 다스린다는 자가 모두 보사법을 알지 못한다. 단지 委中을 자침하거나 崑崙을 자침하여 혹 낫기도 하나 낫지 않는 것은 허물을 모두 환자의 조리와 보호자의 수발에 탓을 돌려버리고 肺, 腎, 膽, 大腸의 부분을 구별하여 다스릴 줄을 알지 못하니 배를 잡고 웃을 만하다. 무릇 大腸요통은 간혹 瘰癧이 어깨 앞의 함몰된 곳에서부터 귓불 아래에 이르거나 턱[曲頷] 아래에 구슬 꿰어놓은 것 같은 것이 생기는데 三里, 曲池를 보하고 陽谷, 陽谿를 사하면 신효하지 않는 경우가 없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실제 경항부의 결핵을 근거 삼아 요통에 大腸正格을 운용할 기회는 드문 것 같습니다.

② 『素問·生氣通天論』에서는 “陽氣者, 精則養神, 柔則養筋, 開闔不得, 寒氣從之, 乃生大僂”라 하였습니다. 여기서 ‘大僂’는 허리나 등이 구부러져 곧게 펼 수 없으며 구부릴 수도 없는 척추의 변형증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선천성 기형, 구루병, 결핵성 척추염 등으로 척추가 굽어지는 변형이 나타난 龜胸, 龜背와 같은 상황을 묘사한 것입니다.
이는 척추의 변형이 양기(衛陽)의 기능 부전과 그로 인한 한기의 침습에 의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즉 양기가 정상적으로 활동해야 ‘養筋’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므로 체강 내부의 경근이 단축된 결과 척추의 변형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암은 허리가 아프며 허리가 활처럼 굽은 양상[張弓弩弦]을 ‘肺傷之禍’로 규정하였습니다. 여기서 張弓弩弦은 변형성 척추증이나 요추의 심한 굴곡상을 의미하는 것으로 가장 극단적인 형태가 龜胸, 龜背라 할 수 있습니다. (일단 한의학에서는 원인이 무엇이든 척추가 과굴곡되어 흉부와 척추 전반에 걸쳐 변형이 온 상태를 龜胸과 龜背로 표현하였습니다. 요즘에는 과거와 같은 극단적 형태의 龜胸과 龜背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실내에서의 좌식 생활과 자세불량에서 기인하는 굽은등과 어깨의 만곡이 증가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東醫寶鑑』에서는 龜胸을 肺熱證이라 하였습니다. 이로써 보자면 흉격부의 변형이 衛氣와 관련된 肺氣의 不暢에서 기인하고 그로 인해 내부에 울열이 정체된 것으로 간주한 듯한데 이는 ‘大僂’가 衛陽의 불통에 의해 유발된다고 본 『素問』의 견해와도 부합됩니다. 따라서 굽은등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만성적인 어깨결림이나 통증, 그에서 기인하는 제반 척추증에는 일차적으로 肺氣의 선통을 정상화해야 합니다.

한편 足太陰經筋은 ‘循腹裏’하며 내부의 支筋이 ‘著於脊’하므로 구련이 발생하면 등이나 허리가 앞으로 굽어짐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太陰經筋에서 유래하는 요통은 『素問·繆刺論』에서 “邪客於足太陰之絡, 令人腰痛, 引少腹控묘, 不可以仰息”라 한 것처럼 심할 경우 아랫배가 당기면서 허구리까지 견인되어 몸을 펴고 숨을 쉬기가 어려운 상태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똑바로 허리를 펴려 하면 통증이 심해지므로 기립시 통증을 느끼고 활동하면 감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보통 마르고 왜소한 체형으로 평상시 복근의 힘이 현저히 저하되어 자세가 굽었거나 흉곽이나 척주의 변형을 동반한 경우가 많습니다.
사암이 요추가 과굴곡된 張弓弩弦상의 요통을 肺傷으로 규정하고 치법으로 肺正格을 제시한 것은 이러한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肺正格은 太白, 太淵의 배합을 통해 太陰의 영역에 작용하므로 복강내 太陰經筋이 약화되며 구련된 張弓弩弦상의 요배통을 다스리기에 가장 적합한 치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격주연재>

김관우(전북 익산 푸른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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