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우 원장의 실전 사암침법(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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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우 원장의 실전 사암침법(21)
  • 승인 2009.03.2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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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우

김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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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大腸勝格과 痛痺 ■

『素問·痺論』에서는 “風寒濕三氣雜至, 合而爲痺也. 其風氣勝者爲行痺; 寒氣勝者爲痛痺; 濕氣勝者爲着痺”라 하여 痺證을 病邪의 종류에 근거하여 痛痺, 着痺, 行痺로 구분하였습니다. 그중 着痺와 痛痺는 병인에 해당하는 습사와 한사가 陰邪이므로 병위가 陰分에 이르고 병소가 고착성의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되었는데 한기의 편승에 의한 기혈의 정체와 불통은 痛痺의 주된 병기입니다. 이에 대해 『景岳全書』에서는 “曰寒氣勝者爲痛痺, 以血氣受寒則凝而留聚, 聚則爲痛, 是爲痛痺, 此陰邪也”이라 하여 한기에 의해 혈기가 응체된 결과 통증이 발생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혈기의 응체가 맥을 기준으로 하는 병위상의 차이에 따라 임상 양상이 달라질 수 있음이 『內經』에 언급되어 있습니다.

『素問·擧痛論』에서는 “寒氣客于脈外則脈寒, 脈寒則縮踡, 縮踡則脈絀急, 則外引小絡, 故卒然而痛”이라 하였습니다. 이는 한기에 의해 일차적으로 脈外에서 衛氣(衛陽)의 운행이 지장을 받게 되어 그로 인한 정체의 압박이 주로 락맥에 미치는 상황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기는 맥의 수축을 초래하므로 “脈絀急, 則外引小絡”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경근의 구축을 초래하게 됩니다. 즉 『靈樞·經筋』에서 “寒則反折筋急, 熱則弛縱不收”라 하였듯이 한기의 정체는 근의 구련을 유발하는 대표적 요인입니다.

따라서 관절의 경직과 근육의 구축에 의해 운동범위에 제한이 나타나고 해당 경근의 신전시 통증이 유발됩니다. 한편 이런 상황에서 통처가 ‘喜按’하는 것은 허증의 병기에 해당합니다.
또한 『素問·擧痛論』에서는 “寒氣客於經脈之中, 與炅氣相薄則脈滿, 滿則痛而不可按也. 寒氣稽留, 炅氣從上, 則脈充大而氣血亂, 故痛甚不可按也”라 하였습니다. 이는 한기에 의해 脈中에서 營氣의 소통이 지장 받고 그로 인한 정체 압박이 脈滿을 유발한 상황입니다.

脈中에서의 울체로 脈滿이 초래되었으므로 외부에서 이를 압박할 경우 통증이 가중되어 ‘拒按’하는 실증에 해당합니다. 이 경우는 한기가 脈外에서 통증을 유발시키는 경우보다 중증이며 사기가 ‘經隧之中’에 진입한 陰分의 병증이므로 밤이 되면 가중되고 음습한 날씨에 심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즉 『景岳全書』에서 “大抵痛痺之證, 多有晝輕而夜重者, 正陰邪之在陰分也. 其有遇風雨陰晦而甚者, 此陰邪侮陽之證也”라 하였듯이 寒勝의 상황으로서 사기가 陰分에까지 이르렀으므로 衛氣가 陰分에 깃드는 밤이면 衛氣와 사기가 相搏하여 脈滿해지는 결과 증세가 더욱 악화되는 것입니다.

이를 종합하자면 한기의 편승에 의한 통증은 크게 脈外에서 유래한 경우와 脈中에서 유래한 경우로 구분할 수 있는데 『素問·擧痛論』에서는 이를 “經脈流行不止, 環週不休, 寒氣入經而稽遲, 泣而不行, 客於脈外則血少, 客於脈中則氣不通, 故卒然而痛”이라 하였습니다. 脈을 기준으로 음양을 나누면 脈外는 陽分이 되고 脈中은 陰分이 되는데 脈中은 經脈이나 大絡인 ‘經隧之中’에, 脈外는 經脈이나 大絡의 분지인 絡脈이나 孫絡의 영역에 해당합니다.(이러한 원리는 陽經과 陰經 모두에 적용됩니다.)

한기가 脈外에 머물면 絡脈이나 孫絡이 ‘縮踡’되므로 ‘血少’하게 된 결과 통증이 발생하고 한기가 脈中에 진입하면 營氣의 불통을 초래하여 ‘氣不通’하게 된 결과 통증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痛痺를 비롯한 근골격계나 신경계의 통증성 병변은 원칙상 脈外에서 血少한 경우와 脈中에서 氣不通한 경우로 구분하여 대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脈外에서 血少한 경우는 脈虛에 해당하고 脈中에서 氣不通하여 脈滿하는 경우는 脈實에 해당합니다.

한편 사암은 痛痺의 치법으로 大腸勝格을 제시하였는데 상기 내용에 근거하여 痛痺方으로서의 大腸勝格의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大腸勝格: 陽谷, 陽谿 보; 通谷, 二間 사

그 구성을 보자면 일단 火穴인 陽谷, 陽谿를 보하고 (寒)水의 天符穴인 通谷과 二間을 사하므로 陽分에서 陰結을 해소하며 逐寒 작용을 발휘하여 溫經通絡을 유도함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通谷 사’는 三焦正格, 小腸正格과 大腸勝格에서 운용되는데 일반적으로 정격보다 승격이 실증에 운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大腸勝格의 ‘通谷, 二間 사’의 배합이 寒勝의 양상을 다스리는데 적합함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陽谷 보; 通谷 사’는 太陽經의 혈들로 구성된 小腸熱補가 되고 ‘陽谿 보; 二間 사’는 陽明經의 혈들로 구성된 大腸熱補가 됩니다. 이러한 측면 때문에 大腸勝格은 주로 陽經을 통해 반영되는 寒勝의 상황을 다스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大腸勝格은 주로 寒勝에 의한 근골격계나 관절계의 고정성 통증에 널리 운용되며 특히 동결견 양상시 동반되는 견비통에 다용됩니다.

한편 陽經을 중심으로 한 병증시 脈外에서 ‘血少’한 경우는 脈虛에 해당하므로 小腸正格을, 脈中에서 ‘氣不通’한 경우 脈實에 해당하므로 大腸勝格을 운용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이때 맥진상의 허실 징후와 ‘喜按’과 ‘拒按’의 여부가 주요한 판단 요건이 됩니다. 그리고 大腸勝格에 잘 반응하지 않는 경우나 陰分에서의 병증이 현저할 경우 肺勝格을 운용할 수 있습니다. 太陰은 陽明과 표리관계를 이루므로 陽明의 병변이 깊어지거나 오래될 경우 太陰의 영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肺勝格은 陰經의 혈들로만 구성되어 있으므로 大腸勝格보다 陰分의 병증에 깊이 작용함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陰分의 병증이 현저할 경우 大腸勝格과 같은 구조로 구성된 肺勝格을 운용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芝山이 大腸勝格을 운용한 임상례를 살펴보겠습니다.

① “60살 가량의 한 남자가 양쪽 견비통이 심하면서 마비가 있었다. 동네 의사가 天應穴을 난자하여 병세가 극심하게 되어 머리를 빗어 묶거나 옷을 여미는 것도 남에게 의지할 정도였다. 痛痺寒勝의 치법으로 치료하였더니 효험을 보았다.”
→ 병증의 한열허실을 가리지 않고 일방적으로 환부에 시침하여 병증이 가중된 상황으로 한성견비통으로 보아 大腸勝格을 운용한 예입니다.

② “어떤 부인이 오른쪽 어깨가 아프고 저렸는데 손도 마찬가지였다. 그 오빠 되는 사람이 원래 침과 약으로 유명하여 데려갔더니 天應穴을 난자하여 통증이 더욱 심해졌고 오한과 발열이 발생하여 행동거지가 무척 어렵게 되었으며 옷을 입거나 허리띠를 묶는 것도 남에게 의지하게 되었다. 내가 痛痺寒勝의 치법으로 치료하였더니 하루 만에 오한과 떨림이 멎었고 몇 회 만에 痛痺가 그쳐서 혼자서 옷을 입을 수 있게 되었다. 몇 度에 걸친 치료로 나았다.”
→ 글쓴이의 경험으로는 근육량이 많지 않고 수척한 체형의 견비통 환자들에게 환처에 자침할 경우 나중에 오히려 통증이 가중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경우 大腸勝格을 운용하여 효험을 보는 경우가 많았는데 大腸勝格 운용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격주연재>

김관우
전북 익산 푸른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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