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배 원장의 상한론 강의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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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배 원장의 상한론 강의 요약
  • 승인 2009.05.0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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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체의 반발력이 발병의 정도 좌우
양적, 음적 변화 포착해내면 어떤 질병도 대처 가능

본지는 올 한해를 상한론을 정리하는 해로 정하고 일련의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 첫 번째 강의가 지난 4월5일부터 네 차례에 걸쳐 진행된 최준배 원장의 상한론 강의다. 본지는 독자여러분이 상한론을 임상에 응용할 수 있도록 최 원장 강의의 핵심을 정리·게재한다. <편집자 주>

한의학의 모든 부분은 크게는 삼음삼양, 작게는 음양, 농축하면 태극과 같은 이치로서, 분리되어 생각할 수 없다. 기본이론은 음양이며 이는 곧 자연의 이치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한의사는 삼음삼양의 단계별 원리와 하도, 낙서, 문왕팔괘, 복희팔괘 등의 기본적인 이론으로 무장이 되어 있어야 하고, 바로 이것이 의사, 약사와 뚜렷이 구분될 수 있는 지점이 된다. 이번 강의를 통해 한의학의 원류와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그러한 흐름을 파악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원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겠다.

병이란 disease나 illness가 아니라 out of order, 즉 부조화나 불균형이다. 바로 음양에 대한 불균형이다. 그렇다면 치료의 목표는 부조화를 조화시키고, 불균형을 균형 있게 만드는 것이 된다. 음과 양의 균형이라는 것은 질량의 균형이 아니라 회전력, 세력의 균형이다. 음병, 양병을 이해할 때는 음적인 세력이 강한 병이 음병, 양적인 세력이 강한 병이 양병이라는 개념을 잡고 있어야 한다.

양은 상승의 작용을 하는데 이는 음을 분리(分離)시키는 목표가 있고, 음은 하강이며 하강의 목표는 발휘되었던 양이 저장(收藏)되게 하는 데에 있다. 분리하는 세력은 양으로, 저장하려는 세력은 음으로 이해해야 한다. 음병과 양병은 음이 없거나 양이 없거나, 음이 강하거나 양이 강한 네 가지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고, 이러한 단계와 함께 주된 장부와의 관계를 이해해야 한다. 상한론은 질병의 음양을 분석해놓은 것이고, 사상의학은 체내의 음양을 분석한 것이다.

이 음양을 알기 위해서 하도(河圖)와 낙서(洛書)를 응용한 것이다. 하도와 낙서를 통해 음양의 가는 길을 알 수 있다. 하도는 목화토금수가 五十土를 중심으로 木火의 상승과 金水의 하강을 통해 어떻게 음이나 양의 형태로 회전하는지를 보여준다. 이것이 승강의 제일 첫 단계이다. 하지만 자연은 언제나 정확하게 돌아가지 않고 변화가 생기게 마련이다.

목화토금수와 더불어 相火의 존재로 인해 우주의 정상적인 규율에 변화가 일어나게 되는데, 그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 낙서이다. 낙서에서는 화와 금의 자리가 바뀌게 되는데, 이를 금화교역(金火交易)이라고 하며 이를 통해 다양한 변화 속에서 중심을 잡을 수 있게 된다. 후천팔괘에서는 心腎(水火), 脾胃, 肝肺의 중요한 세 축이 나온다. 이 세 축에서는 각기 서로 마주보는 장부가 길항작용을 하며 균형을 맞춰가는 對待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

삼음삼양은 궐음, 소음, 태음, 소양, 양명, 태양의 순서로 순환되며 돌아가야 順의 변화이다. 그 逆은 병리이기 때문에 태양병, 양명병, 소양병, 태음병, 소음병, 궐음병이 되어 상한론의 순서가 된다. 삼음삼양은 개별적으로 가지고 있는 기질이 있다. 이는 標本中, 開闔樞, 氣血多少로 각기 규정되고 설명될 수 있다. 여기에 장부와 육기가 배속되어 경락이나 상한론 등 한의학 이론의 기본적인 이해의 틀이 된다.

병을 생각할 때는 邪氣적인 면을 중요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100명이 모두 찬바람을 쐬어도 개인마다 발병의 정도가 다르다. 개인의 체내 음양, 즉 반발력에 따라 다르다. 서늘한 기운에 노출이 되었는데 이를 이겨내는 사람이 있고, 지는 사람이 있다. 사기의 경중이 아니라 환경의 변화에 그 사람의 반발력이 어떻게 작용을 하였느냐가 더 중요하다.

태양병에서는 경중의 갈래길을 두 길로 열어놓았다. 첫 번째가 상한(傷寒)이고, 두 번째가 중풍(中風)이다. 사기라는 개념은 어떤 원인, 즉 factor가 아니다. 그 사기가 발생한 환경에서, 한 개체가 어떻게 반응하였는가, 즉 반발력의 반응이 강한 사람이 상한이 되고 약한 사람이 중풍이 된다. 그 갈래길이 있다고 상한론 1조, 2조, 3조에 설명해놓았다.

이 갈래길에서 상한으로 갔을 때 궐음으로 진행하는 방향과 중풍으로 갔을 때 진행하는 방향은 다르다. 예를 들면 마황탕에서 승기탕, 백호탕, 대시호탕, 황련아교탕이 나오고, 계지탕에서 소건중탕, 이중탕, 사역탕, 당귀오수유생강탕이 나오게 된다. 마황탕 쪽 사람이 부자탕 나오는 것은 거의 없고, 계지탕에서 승기탕이 되지 않는다.

지금 우리나라의 상한론 공부가 왜 잘못되었냐 하면 그 갈래길을 모르고 각 처방별로 따로 외우는 공부를 하기 때문이다. 마황탕은 마황탕 대로 외우고 승기탕은 승기탕대로 따로 외운다. 승기탕이 크게 양명, 소음, 궐음병에서 나오는데, 양명에서의 위치와 소음, 궐음에서 현상은 다르지만 원리는 같다. 승기탕이 주고자 하는 효과는 같다.

상한론을 상한을 고치기 위한 것이라고 이해해서는 안 된다. 기와 혈, 음과 양, 진액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단계별의 위치에서의 목표는 다르지만, 결국 두 갈래 길에서 각각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최후의 방법이 처방으로 나온 것이다.
어떤 factor에 의해 어떤 사람은 양적인 변화로 진행이 되어서 울체된 열로 인해 항진되어 양은 양대로 많아지고 진액은 탈 우려가 있는 증상이 있고, 어떤 사람은 factor가 들어왔는데 양기가 약한 것이 문제가 되어 양기가 허해지고 침체가 되어 자꾸 기운이 가라앉는다면 寒性으로 바뀌게 된다. 熱性으로 진행될 때는 열을 풀어줌과 동시에 진액을 보충해줘야 되고, 寒性으로 바뀌면 기를 살려주면서 온기를 보강해야 될 것이다.

질병은 음양의 부조화이고, 음과 양의 세력의 차이로 인해 생겨난다고 했다. 그리고 사람의 질병에 대한 반발력은 개개인에 따라 다르다. 세월에 따라 사람의 상태와 지구의 환경도 달라질 것이기 때문에 오늘 시점에서의 상한 중풍과 5년 뒤의 상한 중풍은 분명 병명은 같지만 질병의 양태는 다를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 속에서 양적인 변화와 음적인 변화를 포착해 낼 수 있다면, 한의학은 어떤 사건이 들어와도 유연히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학문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정리 = 최진우 민족의학신문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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