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자와 장애인의 사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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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과자와 장애인의 사랑이야기
  • 승인 2003.03.1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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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감독 이창동 주연 설경구, 문소리

‘초록물고기’, ‘박하사탕’에서 한국 현대사와, 그 시대적 감수성을 끄집어냈던 이창동 감독의 사랑이야기.

그 사랑의 주인공은 전과자 출신의 사회부적응자 ‘종두’와 중증 뇌성마비 장애인 ‘공주’.

영화 주인공부터 이렇게 되고보니, 보통 멜러영화가 연상케하는 그림 좋은 아름다운 핑크빛 무드가 영 떠오르지가 않는다. 하지만 영화는 내내 이들의 분명한 사랑의 속삭임과 몸짓을 응시하고 있다. ‘오아시스’는 영화임에도, 영화가 만들어온 ‘사랑’에 대한 이미지를 거둬내고, 소외되고 보기 불편하기까지 한 사랑을 그려냄으로써, 사랑의 본질에 다가서고 있다.

특히 늘 불안한 시선으로,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해 보이는 종두역의 설경구, 얼굴의 모든 근육은 물론 온 몸을 저렇게까지 비틀 수 있을까 싶게하는 문소리의 ‘사회부적응자’, ‘장애인’의 연기가 완벽에 가깝다. 그래서 ‘설마 영화 속 주인공들인데 못나게 나왔을라구’라는 일말의 기대는 여지없이 뭉게진다.

폭행과 강간미수범 종두는 뺑소니로 2년 반을 복역하고 출소한다.
겨울거리에, 짧은 머리로 여름옷을 입고 떠 있는 듯한 그의 걸음걸이가 영 어색하다.

종두는 뜬금없이 과일바구니를 들고 자신이 뺑소니를 쳐 숨지게한 피해자의 집을 찾아간다. 거기서 만난 건 식구들 모두 이사가고 홀로 남겨진 공주.

온 몸이 틀어지고, 말하기 조차 힘든 그녀는 점차 ‘관심있으니 사귀어보자’는 종두에게 끌리기 시작한다.

둘은 서로를 원하지만, 그들을 바로보는 시각은 ‘변태’, ‘강간범과 피해자’로 비뚤어진다.

오아시스는 공주의 방에 걸려있는 벽카펫의 그림. 영화 중반 환영속에서 나타나는 이 오아시스에서 둘은 사랑의 입맞춤을 나누고, 가장 행복한 장면으로 연출된다. 15일 개봉

오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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