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조선의 직심법 ‘石虎鍼法(2)’
상태바
전통조선의 직심법 ‘石虎鍼法(2)’
  • 승인 2009.06.26 13: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금선, 윤시진

전금선, 윤시진

contributor@http://


2. 침법의 특징 <715호에 이어>
동일질환에 동일 치료모델 제시가 장점
복잡한 변증 거치지 않아도 증세와 병명만으로 치료 가능

2. 침법의 특징 <715호에 이어>

石虎鍼은 오랫동안 우리나라에 존재해왔던 鍼術이다. 오히려 기존 여러 의가들의 다양한 鍼灸補瀉法에 구속되지 않은 가장 원류에 가까운 鍼法의 하나로 내려온 鍼法일 가능성이 높다.
한의학은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온 학문이다. 이 학문이 오랫동안 내려오는 동안 여러 시대를 거치면서 여러 가지 사상과 정치적인 상황, 그리고 시대적 질병의 형태에 따라 의학의 많은 부분에서 변형이 이루어졌을 것이고, 발전도 이루어졌을 것이다.

하지만 의서를 만들 당시의 치료술이 그대로 책에 옮겨질 수 없듯이 치료술의 대강만이 의서에 존재되어지는 것이다. 鍼은 특히 의사가 느낄 수 있는 감각을 정확히 옮겨놓기는 힘든 일이라 사료된다. 內經과 鍼灸甲乙經이 기록될 당시의 鍼 사용에 대한 모든 느낌이 정확히 후세 의가들에 의해 조명될 수 없듯이 鍼은 의사가 실제로 사용하는 감각의 조합이라 할 수 있다.

鍼灸補瀉法을 기록한 당시 의사의 임상적 감각을 재조명하여 충분히 습득되어지다면 그만한 가치를 지닐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오히려 여러 가지 鍼灸補瀉法은 잡다한 형식에 불과할 것이다. 아마 인류를 통해서 사용되어질 당시의 가장 원시적이고 원류에 가까운 형태의 鍼法의 하나가 石虎鍼이 아닐까 사료된다.

石虎鍼은 여러 가지 잡다한 鍼灸補瀉法을 사용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임상에서 탁월한 효능을 발휘한다. 손상된 조직의 회복과 강력한 통증 제거 능력 등 임상에서 의사가 환자 치료 시 무궁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물론 石虎鍼에 제가들의 鍼灸補瀉法이 병행되었을 때 어떤 치료적 효능이 발휘될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기존 鍼灸補瀉法을 사용하지 않고도 탁월한 임상적 효능을 발휘하는 것이 石虎鍼의 가치다.

石虎鍼은 기존의 鍼經에서 나오는 혈위들을 대부분 응용하지만 鍼經에 기록된 혈위의 刺入 깊이와는 사뭇 다르다.
예를 들어 風府穴은 東醫寶鑑을 비롯한 모든 의서에 ‘下鍼二分’이라고 했는데, 石虎鍼에서는 깊게는 5cm까지 刺入한다. 명백한 깊이의 차이가 있다. 왜 풍부혈에 鍼을 二分 刺入하지 않고, 5cm까지 刺入해야 하는지는 鍼을 맞아본 사람과 鍼을 놓아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다. 뇌신경계를 자극하고, 치료하는데 충분한 자극감을 느끼는 위치까지 자극하는 위치는 石虎鍼의 깊이만이 느낄 수 있는 감각이다.

대부분의 모든 혈 자리는 직자를 위주로 하고 자입 시에 염전을 강하게 하여 깊이 자입한다. 사용하는 보사법은 허증과 실증의 치료를 염전의 속도로 조절한다.
모든 병증에 기본 혈위를 위주로 치료하고 필요한 경우 몇 개의 혈을 가감하여 치료한다. 석호침의 초창기에는 많은 혈을 사용하다 치료효과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지금의 기본혈로 압축했다.
따라서 일정 수준의 기술을 익히면 누구나 평균 이상의 치료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치료할 때에 기본 혈이 일정하기 때문에 선혈을 위해서 변증을 많이 하거나 고민할 필요가 없다.

3. 석호침법의 장점

얼마 전 의료계에 종사하는 한 지인으로부터 ‘양방의사들에 비해 한의사들은 실력의 편차가 너무 큰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 표현은 한의학의 장점이기도 하고, 학문적 깊이가 깊은 한의학의 어려움을 표현한 것일 것이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이것은 한의학의 학문에 대한 추상성만 부각시키는 요인으로 한의학이 보편적인 치료의학으로 다가기기에 얼마나 어려운 학문인가를 나타낸다.

양방의사는 6년간의 대학생활과 4~5년의 수련과정을 거치면 같은 질환에 대해서 똑같지는 않지만 보편적으로 비슷한 진단과 치료에 접근할 수 있다. 그러나 한의사는 동일한 질환에 대한 진단과 치료에 있어 보편적 진단과 치료에 접근하기가 무척 힘들다. 물론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의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있어 동일하지는 않지만 보편적 유형의 진단모델과 치료모델에 접근하여 학문적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에서 볼 때 석호침법은 한의사의 동일한 질환에 대한 보편적 치료와 동일한 치료모델을 제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석호침법은 동일한 질환에 대해서 특별한 한두 개의 가감혈을 제외하고서는 거의 비슷한 치료모델을 도출해 낼 수 있고, 비슷한 유형의 치료행위를 행함으로써 비슷한 치료결과에 도달할 수 있다.

다른 침법의 경우 환자의 병세의 진단과 변증의 복잡한 과정을 통해서 질병치료에 이르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아주 복잡한 변수가 생길 수 있다. 그리고 치료에 있어서도 고수, 하수에 차이가 명확하게 나타나게 되며, 고수가 되기까지 상당한 학습과 오랜 기간의 수련을 거쳐야만 된다.
석호침법은 침혈에 정확한 취혈과 염전기술만 익히면 빠른 시간 내에 같은 질환에 대해서 똑같지는 않지만 70% 이상 같은 치료 효과에 도달할 수 있다.

기존의 다른 침법은 환자가 한의원에 내원하여 오랜 시간의 유침시간을 가져야만 치료 효과가 발현되지만, 석호침법은 침 시술과 동시에 득기가 이루어지므로 환자가 한의원에 머무르는 시간이 무척 짧아서, 바쁜 현대 사회에 상당히 효과적인 치료수단일 수 있다.
환자가 한의원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 환자 개인이 한의원에 접근할 수 있는 데 상당한 제약이 따른다. 부차적으로 한의원에 따라 주차문제와 진료시설이 커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인 면에서도 양방의 비해 환자의 병원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석호침법은 이러한 유침의 문제를 해결시키는 유일한 침법이고, 유침의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그이상의 치료결과를 얻을 수 있다. 석호침법은 복잡한 변증의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환자가 호소하는 증세와 양방적 병명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양방적 질환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침법의 혈위를 정리할 수 있으며, 현대의 해부학적 지식으로 침법에 접근이 용이하다. 양방적 진단에 의해서 한의학적 해석과 치료를 제시할 수 있고, 양방의 치료수단보다 속효성 있고 근본적인 치료결과를 얻을 수 있다.
앞으로 침법의 보급이 확산되고, 많은 임상적 결과가 객관적으로 쌓여나간다면 양방과 협진적 치료가 충분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다고 본다. <계속>

전금선
한의통증제형학회 석호침법 계승위원회 위원장, 서울 양천구 아라야한의원

윤시진
교육위원, 서울 양천구 아라야한의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