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Ⅲ] 창간 20주년기념 특별인터뷰 - 소광섭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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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Ⅲ] 창간 20주년기념 특별인터뷰 - 소광섭 교수
  • 승인 2009.07.10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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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광섭 교수 (서울대 한의학물리연구실)

한의계 희망주기 프로젝트 - 한의학에 날개를 달아주자III
봉한관, 한의학·서양의학 아우른 새로운 세계의 門


민족의학신문 창간 20주년을 맞아 봉한관이 경락의 실체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해 학계에 파란을 일으켰던 소광섭(64) 교수를 만났다. 봉한한설은 인체에 제1순환계(혈관), 제2순환계(림프관) 외에 제3순환계인 봉한관이 있다는 이론이다.
소 교수는 “제3순환계인 봉한관은 전신에 퍼져 있으며 이중 피부에 있는 것은 경혈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몸속에 퍼져 있는 봉한관을 연구해왔고 기능도 일부 밝힌 바 있다. 피부에 있는 봉한관은 아직 연구중”이라고 밝혔다.

■ 전신에 퍼져있는 봉한관, 피부는 연구중

한의계는 그간 소 교수의 연구에 대해 꾸준한 관심을 가져왔다. 봉한관 연구가 한의계에서 큰 관심을 받았던 이유는 봉한관이 경락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 때문이다. 이에 대해서 “경락은 실체가 없는 기의 흐름이므로 경락이 아니다”며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소 교수는 이러한 반론에 대해 “선생은 경혈의 전기특성 연구로 시작했다가 경혈의 연장선에서 봉한관이 있다는 것을 안 것이지 봉한관을 발견한 후에 경혈·경락을 연결시킨 것이 아니다”며 ”다만 우리는 봉한관부터 연구를 시작했으며 우리가 발견한 봉한관이 곧 경락이라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선생 연구의 역사성에 비추어볼 때 봉한관이 경락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 교수는 김봉한 선생의 연구결과에 대해 확실한 믿음을 갖고 있었다. 그 근거로 논문에 게재된 사진들과 자신들의 발견이 같다는 점을 들었다. 또 하나의 예로 원전을 들었다. “황제내경을 보면 경락의 길이나 속도가 얼마인지 수치가 나와 있다. 기가 흐르는 것이니 실체가 없다고 하는데 실체가 없다면 구체적인 수치가 명기될 수 있겠는가”라며 “그 속도가 김봉한 선생이 측정한 속도와 매우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왜 경락은 실체가 없어야 되느냐”고 오히려 반문하면서 “경락이 실체가 없다면 그 주장의 근거를 명확히 제시해줘야 한다”고 반박하고, “논문을 정밀하게 검증해본 후 아니라고 말한다면 그 의견을 존중하겠지만 소문만 듣고서 비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더라”며 씁쓸해했다.

■ 규명해가야 할 ‘세포재생기능’

봉한관 연구의 중요성은 해부학적 발견뿐만 아니라 그 기능이 과연 어떤 것인지에 있다. 소 교수는 봉한관의 기능을 논문을 통해 밝힌 바 있다. 이에는 ▲암의 성장과 치료에 관여 ▲조혈기능 ▲면역기능 ▲호르몬의 이동 경로일 가능성 등을 거론했다.
사실 소 교수가 가장 주목하는 것은 김봉한 선생이 주장한 바 있는 세포재생, 오늘날로 말하면 줄기세포의 기능이다.

“이 가설은 아직 증거가 없기 때문에 향후 더 연구를 해야 한다”면서도 그는 “이 기능이 증명된다면 침을 맞아 순간적인 치료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조직이나 기관을 재생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도 가능할 것”이라며 고무된 표정이었다.

그렇다면 봉한관 연구에 있어 한의계의 역할은 무엇인가?
소 교수는 봉한관 연구를 통해 한의학을 과학화, 산업화할 수 있는 길이 무궁무진하다고 주장한다. 봉한관과 관련한 질병 규명, 치료, 기기개발 등을 예로 든 소 교수는 “기존의 다른 연구들이 서양의학을 따라갔지만, 봉한관 연구는 한국의학이 서양의학을 이끌어간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말했다.

여기에 봉한관연구를 선점하기 위해서 한의계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각 한의대에서 연구팀을 만들어 봉한관 연구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독려하기도 했다. 특히 봉한관의 핵심기능(세포재생)의 증거를 찾아내게 된다면 세계적인 프로젝트가 될 수 있으며, 이 분야를 한의계가 주도하게 된다면 세계의학계의 중심지가 될 수 있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 한의학, 봉한관연구 중심에 서야

봉한관 연구의 핵심인 한의학물리연구실의 책임자인 소 교수의 정년이 이제 1년 반가량 남은 것을 두고 혹여나 연구의 맥이 끊기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는 “퇴직 후 연구실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모르는 일”이라면서도 연구가 지속될 수 있도록 기회를 엿보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프론티어 사업이 그것이다. 올 여름께 2가지 과제를 선정하게 되는데 10년간 매년 100억원 규모로 국내 16개팀, 해외 5개팀으로 대규모 연구단이 꾸려져 국내외 학자들의 연구력이 집중될 수 있다는 것이 소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봉한관 연구가 선정이 된다면 한국이 이 분야를 주도하게 될 것”이라며 한의계가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의계에 이렇게 전한다. “그간 한의계의 여러 선각자들이 봉한관 연구를 격려해줘 많은 도움이 됐다. 다만 한의계의 일반적인 정서는 경락·경혈의 실체에 대해 과거의 생각에 안주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한의학과 서양의학을 아우르는 새로운 연구분야의 문을 열었는데 한의계가 연구에 나서려는 의지가 부족한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 함께 연구해 이 분야를 선도해 나가기를 바란다.”

민족의학신문 이지연 기자 leejy7685@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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