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Ⅰ] 창간 20주년기념 전국한의사 설문조사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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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Ⅰ] 창간 20주년기념 전국한의사 설문조사①
  • 승인 2009.07.10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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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계 희망주기 프로젝트 - 한의학에 날개를 달아주자I
건보 개선과제는 본인부담금 인하 > 첩약보험 실시 順
교육분야는 ‘임상교육 보강’ 의견이 압도적


민족의학신문사가 창간 20주년을 맞아 한의계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대한한의사협회 회원을 대상으로 이메일 발송을 통해 2009년 6월5일부터 3주간 실시됐으며 응답자는 총 350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3회에 걸쳐 게재되며 이번호에서는 임상의료와 교육분야에 대한 결과를 먼저 게재할 예정이다. 다시 한 번 설문에 참여해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편집자 주>


□ 결과분석(1) - 임상·교육분야 □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총 350명의 근무지역은 특별시·광역시 근무자가 과반(53.1%)을 넘었다. 연령층은 30, 40대(78.6%)가 주를 이뤘다. 근무형태로는 개원의가 65.7%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는 봉직의 14.9%, 기타(비임상의) 10.6%, 공보의 6.3%, 수련의 2.6% 순이었다. 전문의는 18%에 불과했으며 일반의가 82.8%로 월등히 많았다.
‘한의사면허를 취득한 지 얼마나 됐느냐’는 질문에는 10~19년이라는 응답이 33.7%로 가장 많았고 5~9년(27.1%), 20년 이상(20%), 5년 미만(19.1%) 순이었다. 응답자중 현재 진료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은 88.9%이며 진료하지 않는 비율은 11.1%로 나타났다.

■ 한의계 임상의료 발전방안

한의계 임상의료의 발전방안에 대해서는 현재 진료를 하고 있다고 응답한 311명만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다.
개원가 현실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하루평균 내원환자수는 20~40명이 과반(53.1 %)을 넘은 반면 10명 미만이라는 사람은 7.4% 정도였으며 10~19명이라는 응답은 18.6%였다. <그림 1 참조>

환자수는 곧 한의원 매출과 직결된다. 한달 평균 총매출이 1천만원 이하인 경우가 14.1%나 됐다. 1~2천만원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36.3%) 3천만원 미만이 전체의 76.5%를 차지했다. <그림 2 참조>
낮은 매출은 곧 순수익의 하락으로 이어진다. 월 순수익이 5백만원 미만이라는 응답이 26.4%로 가장 많았다. 5백~1천만원이 38.9%, 1천~2천만원이 25.7%로 2천만원 미만의 순수익을 올리는 한의사가 전체 응답자의 91%를 차지하고 있어 대부분의 한의사가 월 2천만원 미만의 순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천만원 이상 순수익을 낸다는 한의사는 9%에 불과했다.

전체 응답자의 대부분(81%)이 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한의사인데도 한의사들중 4명중 1명꼴로 순수익이 500만원에 못미치는 점은 한의계 위기의 심각성을 드러낸다. 특히 월 순수익이 500만원 미만인 경우가 뭉뚱그려 통계로 잡힐뿐 이보다 적은 수익을 올리는 경우도 적지 않음을 미루어 짐작하건대 위기는 훨씬 심각하다고 하겠다.

한편 ‘환자수가 전년 대비 얼마나 증감했는가’를 묻는 질문에서는 동일하다는 응답이 30%로 가장 많았다. ‘30% 미만 감소’가 46.6%, 30% 이상 감소했다는 응답은 7.7%였으며 반면 일부(15.4%)이기는 하나 환자수가 증가했다는 답변도 있었다. 환자수 감소가 전년에 비해 줄어든 것은 사실이나 다만 1년전과 비교해 급격히 줄어든 것이라기보다는 꾸준한 감소세로 이어져 온 현상이라고 보아야 무방할 듯하다.

그렇다면 한의사들이 분석하는 환자수 감소의 원인은 무엇일까?
응답자들은 비슷한 비율로 여러 원인들을 꼽았다. 하나가 아닌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한 탓이라고 분석한 것이다. 가장 많이 꼽은 것은 ‘방송에서의 악의적인 한의약 비판(21.2%)’이었다. ‘심심하면 터뜨린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로 방송사의 한 건 터뜨리기 식의 고발프로그램으로 인해 한의계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현실에 한의사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일선 한의사들은 한의협이 방송사들의 일방적인 공격에 맞서 적극적인 방어와 함께 전략적인 대책을 마련해주기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전세계적인 경제위기(18.6%), 주변 한방의료기관의 증가(15.1%), 정액·정률제 변화로 인한 본인부담금 상승(13.8%) 등도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으며 이외에도 ‘해당 의료기관 경쟁력 약화 및 서비스 낙후’ ‘주변 의원들의 침시술 및 돌팔이 시술’ 등의 답변도 있었다.

첩약으로 대표되는 한약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매출이 급격하게 감소했다는 것이 한의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임상가에서는 하루평균 한약(첩약, 보험 한약제제, 비보험 한약제제 모두 포함) 복용 환자수가 0~5명이라는 응답이 과반비율(61.8%)을 넘게 차지했다. 6~10명은 23.7%, 11명 이상은 14.5%다. 보험제제까지 포함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한의원들이 한약환자가 하루 서너명에 불과하다는 점은 충격적이다.

한약복용 환자중 첩약복용 환자의 비중은 30% 미만이 49.5%로 약 과반수를 차지하고 70% 이상이라는 응답자는 28.3%에 불과하다는 결과를 보면, 한약복용 환자도 줄었지만 첩약수요는 더욱 줄었다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림 3 참조>
한약 안전성에 대한 외부의 공격이 지속된다면 첩약 비율이 어느 선까지 낮아지게 될지 우려스럽다.

첩약수요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한의사들의 관심은 보험급여항목에 쏠리고 있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높게 나타났다. 총매출에서 건강보험으로 발생하는 수입의 비중이 50% 이상이라는 응답이 52.7%나 됐다. 30~50%라는 응답도 28.3%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30% 미만이라는 응답은 19%에 불과했다. 앞서 한약환자 수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보여지듯 한약매출 및 비중이 높은 한의사들은 일부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보험급여항목에 매출의 상당부분을 기대고 있는 것이다.

한편 ‘건강보험에서 가장 개선돼야 할 부분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는 ‘정액·정률제의 재조정을 통한 본인부담금 인하’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30.9%) 이어 첩약보험실시(24.4%), 침치료 수가 인상(23.8%), 보험적용 한약제제의 확대(10.6%) 순이었다.

■ 한의계 교육분야에 대한 평가

최근 각 대학에서는 한의계 위기 증폭으로 인한 각종 유료 임상 강의가 대거 쏟아지고 있다. “이대로의 교육은 안 된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한의대 교육을 바꿔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하다. 그러나 한의대 교육에 대한 문제점 인식과 바람직한 방향에 대한 논의는 교육 담당자인 교수들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교육의 대상자인 학생들의 설문조사도 일부 대학에서 실시하고는 있지만, 사실 한의대 교육에 대한 문제점을 정확히 인식하는 계층은 교육내용에 대한 장단점을 임상에서 바로 체감하게 되는 졸업자들이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각 대학에서 참고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한의계 교육분야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먼저 한의대 교육 전반에 대한 만족도는 ‘만족한다’는 응답이 겨우 7.7%다. ‘보통이다’는 응답 역시 23.7%에 불과한 반면 ‘불만족스럽다’는 무려 68.6%에 달한다. <그림 4 참조>
한의사 10명중 7명은 한의대교육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한의학 기초학에 대한 불만족도(48%)가 양의학 기초학의 불만족도(39.8%)보다 더 높으며 임상수업, 기초실험실습, 임상실습에 대한 불만족도는 훨씬 더 높게 나타났다. <그림 4 작은 그림 참조>

만족도가 높았던 과목(복수응답 포함)으로는 침구가 가장 많은 60명이 답했다. 이외에도 본초 31명, 원전 29명, 해부 23명, 한방생리 21명 한방병리 14명 순이며 양방과목이 좋았다는 응답이 16명인 것도 눈에 띈다. 무응답(모름 포함)이 60명(17.1%)이나 된 데는 “꼽을 만한 과목이 없다”는 답변을 통해 심정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만족도가 낮았던 과목을 묻는 질문에 몇몇을 제외하고는 앞서의 답변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은 과목 자체에 대한 미흡함도 있겠지만, 대학마다 또는 가르치는 교수에 따라 과목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는 이유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만족도가 낮은 과목은 생리 49명, 임상(실습 포함) 31명, 병리 29명, 진단 24명, 원전 23명, 침구 22명, 양방 19명 순이었다. 임상실습에 대한 불만족스러움이 과목만족도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충격적인 것은 한방과목 전부(또는 대부분)라는 대답이 9명이나 된다는 점이다.

한의대 교육을 개선시키기 위한 방법으로는 개별 교수의 연구능력 강화(26.6%), 교수 인력 및 연구인력의 확충(24.3%) 등 교수의 능력향상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환경이 열악한 학교들의 통·폐합(16%)이 높은 비율로 나타난 점도 주목된다. 소수의견이긴 하지만 의료일원화를 원하는 답변도 있었으며 교수 평가제 실시, 유능한 로컬 임상가의 유입 등도 눈에 띄었다.
한의대 교육에 대한 만족도가 낮다 보니 실제 임상에서 활용하는 비중도 낮게 나타난 것은 어쩌면 당연스런 결과다. 활용비중이 30% 미만이라는 응답이 과반(55.1%)을 훌쩍 넘겼고 30~60%라는 응답도 32.3%를 차지했다. 60% 이상이라는 응답(12.6%)이 턱없이 낮은 것과 뚜렷이 대비된다.

교육내용 중 보강돼야 할 부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서도 ‘임상교육분야’를 꼽은 비율(64.3%)이 압도적이다. 임상교육의 부실화에 대한 지적은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졸업후 임상가에 바로 투입되는 한의사들의 특성상 임상능력 배가를 위한 대학의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기초학(15.7%), 원전내용(9.3%) 등이 뒤를 이었다.
교육분야 설문조사를 보면, 개원의들 대부분이 대학교육을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평가한 가운데 특히 임상교육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계속>

민족의학신문 이지연 기자 leejy7685@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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