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시개선 해결기미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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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시개선 해결기미 보인다
  • 승인 2009.07.10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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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협·학장협 등 국시위원회 주도의 TF구성에 합의

국시 개선안을 둘러싼 한의사국가시험위원회(위원장 안규석)와 한국한의과대학학장협의회(회장 최승훈)의 팽팽한 의견대립<715호 참조>이 해결의 가닥을 잡았다. 학장협과 안규석 위원장은 김현수 대한한의사협회장, 김장현 대한한의학회장, 박종형 경원대 한의대 교수 등이 배석한 가운데 지난 2일 대우재단빌딩 세미나실에서 회의<사진>를 갖고 개정안에 대한 수정 및 보완을 위해 국시위원회 산하에 TF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국시가 개정돼야 한다는 취지에는 전체 교수가 동의하되 다만 내용상에 수정이나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국시위원회는 박종형 교수가 2008년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용역과제 보고서에서 제안한 개정안으로 한의사국가고시를 개편하기 위해 올해부터 본격적인 추진작업에 나섰다. 위원회는 개정안에 대한 검토를 대한한의사협회, 대한한의학회, 학장협에 의뢰한 결과 한의학회와 한의협에서는 안 위원장과의 면담을 통해 별다른 이견을 제출하지 않았으나 학장협에서는 2차례에 걸친 회의 끝에 개정안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학장협과 시험위원회와의 의견이 좁혀지지 못하자 국시개선안이 표류할 조짐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회의를 통해 학장협과 시험위원회, 김현수 협회장, 김장현 학회장 등은 시험위원회가 주관하는 TF를 구성해 그 안에서 국시개정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국시개정 추진이 다시금 힘을 얻은 가운데 위원회는 앞으로 TF를 이끌어 위원들과 함께 국시와 관련된 학회나 대학, 각 과목 교수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추진할 일만 남았다. TF에는 국시개정안에 대해 2차례의 용역과제를 수행한 바 있는 박종형 교수가 우선 참여하고, 이달 셋째주까지 학장협과 학회에서 위원들을 추천해 나머지 12명의 위원을 구성키로 했다. 12명의 위원은 각 대학 학장들이 추천한 2배수의 예비자와 학회에서 추천 받은 예비자를 포함한 명단을 검토해 최승훈 학장협의회장이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국시개정안을 둘러싼 진행과정을 보면 개운치 않은 뒷맛이 남는다.
먼저 학장협의 태도다. 학장협은 국시위원회에서 개정안 추진을 서두르자 처음 회의(4월) 때는 개정시기를 2014년으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다 각 대학 교수들의 의견을 듣는 과정에서 반발이 거세자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내부여론 수렴과정에서 대학에서는 심도 깊은 토론끝에 종합된 의견으로 정리하기보다는 일부 의견을 낸 교수들의 의견을 첨부하는 데 그친 경우도 있었다. 임상교수들을 제외하고 기초 교수들의 의견만 구한 경우도 있어 부당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또 “국시 개정안이 한의학의 정체성을 훼손한다”는 학장협의 주장에 대해서 한의계 일각에서는 “정체성만 찾다가 한의계가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추지도 못하고, 임상능력을 뒷받침해 주지 못하는 국시의 검증력으로 인해 시대의 흐름에 뒤처진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안 위원장도 이날 회의에서 국시개정안을 추진하게 된 배경에는 한의사가 의료기사지도권을 갖기 위한 제반조건을 갖추려는 목적 때문이라며 “한의학의 정체성 얘기에 매몰돼 있다보면 한의사가 자꾸 제도권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시험위원회의 경우도 개정을 서두르다보니 절차상 무리가 따랐다는 지적이다. 한의학회나 한의협 전체가 아닌 대표의 동의만 구했다는 것이다. 한 대학 교수는 “학회의 경우 분과학회에 의견을 묻지도 않은 상태에서 학회장의 의견만 묻고는 다 합의된 것처럼 넘어간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교수들의 무관심과 뒷북치기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한 학장은 “과제 수행 당시에는 설문조사나 공청회 등에 관심도 없다가 개정안대로 추진된다고 하니 뒤늦게 반대목소리를 내는 경우도 있더라”며 “어떤 일을 추진할 당시에는 충분한 검토도 하지 않다가 뒤늦게 뒷북을 치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이런 자세는 일의 추진을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국시개정은 중차대한 일이므로 이번일을 계기로 다시한번 신중한 검토과정을 거쳐 중지를 모아야 할 것”이라며 “교수들도 스스로가 주인이라는 생각을 갖고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수 협회장은 “TF 사업 추진을 위해 올해 협회의 예산에서 일부를 지원하겠다”며 더불어 “개정안에 대한 수정 보완작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 지원비가 국시원의 내년 예산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해 TF에 힘을 실어줬다.

민족의학신문 이지연 기자 leejy7685@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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