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특위’ 이름을 ‘반특위’로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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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특위’ 이름을 ‘반특위’로 바꿔라
  • 승인 2009.09.1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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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특위’ 이름을 ‘반특위’로 바꿔라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8일 한의사들이 리포덤, 카복시, 초음파 등 현대 의료장비를 불법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이 행위는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즉 현대 의료기기는 사용법을 배운 의사들만 사용해야 하고 양의학을 공부하지 않은 한의사들이 이를 사용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는 뜻이다.

의협은 국민건강과 생명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앞으로 현대 의료장비를 사용하는 한의사들을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한다. 이래도 한의사들이 굳이 현대 의료장비를 사용하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의대에 입학해 의사면허증을 취득하라고 한다. 마치 한의사를 의료인이 아닌 무슨 범죄자나 무면허 의료행위자로 보는 듯한 느낌이다.

더구나 이들의 주장과 논리는 그동안 의협 산하 의료일원화특별위원회에서 끊임없이 주장했던 내용과 별반 다를 바 없다. 의료영역의 정체성과 차이를 떠나 현대의학만 의학이고 의협의 깃발 아래 모든 직종의 보건의료인을 종속시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번 성명도 비록 의협의 명의로 발표됐지만 그 이면에는 일특위의 그릇된 사고관이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 일특위는 그들의 대의명분과 달리 그동안 의료 대통합과 일원화를 위한 그 흔한 토론회나 좌담회 한번 연 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 지금까지 보건의료현장을 취재하는 동안 일특위가 한국의료 발전을 위해 타 보건의료단체와 함께 심포지엄을 개최하겠다는 계획도 들어본 적도 없다.

오히려 그들의 공식적인 단체명과 달리 유독 한방 폄훼 활동에만 열을 올렸다. <동의보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자 동의보감에 귀신을 보는 법이나 투명인간이 되는 법이 나온다며 부적절한 발언을 일삼아 국가적 경축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겉으로는 국민건강을 위해 노력한다면서 정부의 한방물리요법 급여화 결정에는 기를 쓰고 반대했다.

최근 전국을 뒤흔든 석면파동 때는 한약재 석면오염을 조사하라는 선동행위까지 일삼았다.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공작기관의 음해활동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이 정말 의사들이 맞는지 궁금하다. 의협은 일특위라는 정체불명의 기구를 통해 한국의료의 대통합과 대승적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은 의료인인 한의사를 원색적으로 비난해 국민으로부터 한의학을 불신하게 만들고 있다.

의협은 일특위의 존재 취지와 정체성을 재정립해야 할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의료의 장벽을 쌓는 일은 단순한 직역이기주의에 불과하고 국민보건 향상에 오히려 위해만 가하기 때문이다. 만약 의협이 이러한 의지가 없다면 차라리 일특위 명칭이라도 바꿨으면 한다. 의료일원화특별대책위원회에서 ‘反한의학특별대책위원회(반특위)’로 말이다. 그래야 의료인들도 국민들도 이름을 보고 혼란을 느끼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최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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