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KOMSTA 브라질 봉사 참가기(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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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KOMSTA 브라질 봉사 참가기(下)
  • 승인 2003.04.0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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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빠듯, 교민배려 현지홍보 선행돼야

KOMSTA 단원 안초흥(파주 서울경희한의원)

7월 31일
강가이바에서의 마지막 진료일이다. 진료소에 도착해보니 낯 익은 얼굴이 더 많이 보인다. 다시 진료는 시작되었다. 적응이 되서 그런지 주변을 살피다보니 우연히 나에게 진찰받았던 재진 환자가 눈에 들어 왔는데, 웬걸! 다른 선생님께 진료를 받고 있다. 알고 보니 그네들이 보기에는 우리 원장들의 얼굴이 비슷하여 자기를 치료한 사람을 구분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이해할만 했다. 아침부터 지근거리던 두통이 계속 심해진다. 오전 진료 후 좀처럼 컨디션이 회복되질 않는다. 객지에 와서는 건강한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이 새삼스럽다. 마지막 날이서 그런지 환자도 많고 몸도 다른 날보다 훨씬 피곤하다.

환자가 너무 많아 통역학생도 힘든 모양이다. 목도 아프고 춥다고 한다. 모두들 고생이다…. 오후 5시가 넘어 진료는 마무리 되었다. 3일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성공적이었다. 그들에게 낯설었던 한방의 치료가 신선한 충격을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진료소 철수 과정 중에 여러 선생님들의 무용담이 들린다. 병원에서 몇개월 치료해도 낫지 않던 통증이 치료 이틀만에 호전되어 진료실을 방문했던 교포의사가 깜짝 놀라더라는 등등. 아무튼 모두들 만족하니 기분은 좋다. 저녁은 상파울루의 한인상공회의소장님이 주재하는 만찬이 있었다.

8월 1일
오늘은 진료지가 바뀌었다. 엘리오폴리스(Heliopolis)라는 곳으로 브라질의 거대한 2대 빈민촌 중의 하나라고 한다. 우범지대로 마약이 판치고 경찰력도 미치지 않는 치안부재의 구역이라 한다.

진료소는 미국의 GM이 설립하고 운영비를 후원하는 유치원이었는데 매우 훌륭했다.

돈이 쓰여지기에 따라 이처럼 의미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도 미리 홍보를 한 때문인지 많은 환자들이 대기중이다.

오늘은 우리조의 침상수가 3개 밖에 허용되지 않아 진료시스템을 바꾸어 1인이 진찰을 하고 2인은 침을 비롯한 시술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다. 훨씬 효율적으로 진료가 이루어졌다. 몸의 피로도 덜 느껴지고 환자들의 회전이 원활하여 같은 시간에 많은 수의 진료를 할 수 있었다.

오후의 진료도 별다른 무리 없이 진행되었다. 단 하루의 진료가 그들에게 얼마나 도움을 주었는지 다소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들중의 하나는 “당신들은 참 나쁘다. 왜 우리에게는 하루밖에 시간을 주지 않는가?”하며 웃음섞인 항의를 하였다.

8월2일-4일
5시에 기상하여 조식을 마치고 리오데자네이루로 향했다. 세계3대 미항이라는 명성때문에 많은 기대가 되었다.

짧은 일정관계로 리오의 겉모습만 보고 우리는 상파울루를 거쳐 이구아수에 도착한 것은 밤 12시가 다 되어서였다. 이구아수 폭포는 세계최대의 폭포답게 물줄기는 웅장함 그 자체였다. 드넓은 땅만큼 모든게 규모도 크다. 이구아수의 주변은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 그리고 브라질 삼국이 서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곳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파라과이의 아픈 역사 이야기였다. 1800년대에 독립을 한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우루과이를 상대로 하는 전쟁으로 전국민의 남자 중 90퍼센트가 전사하였고, 그런 이유로 당시 어린이들까지 전쟁에 참여했다는 슬픈 이야기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인천공항에 도착한 것은 9월 6일 오후 5시 40분. 모두들 힘들었지만 열심을 다하여 봉사했다는 자부심으로 행복한 생각이 들었다.

일정을 마치며
먼저 봉사의 주 구성원인 단원들의 건강관리가 잘 되어야할 것 같다. 일정이 너무 여유가 없다보니 이에 적응을 못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동거리에 따라 기간의 여유로운 조정이 필요할 것 같다.

두번째로 충분한 대외홍보가 이루어졌느냐 하는 점이다. 우리가 어느 나라에서 온 건지, 어떤 진료가 이루어지고 있는가 하는 홍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는 전자에 소홀함이 있었지 않았나 생각이다. 더 충분한 홍보를 했더라면 현지 교민들의 위상을 높이고 한국과 한의학을 알리는데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세째는 현지교민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한다. 4일간의 진료중 다른 의료봉사지역과는 달리 교민에 대한 진료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 같다.
네째는 준비된 약품이 부족하여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끝으로 이 번 봉사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현지 교민들과 브라질 관계자들에게 거듭 감사드리고, 특히 개학의 와중에도 시간을 내어준 여러 통역학생들에게 더욱 감사를 드린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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