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우 원장의 실전 사암침법(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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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우 원장의 실전 사암침법(36)
  • 승인 2009.10.14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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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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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리적 상화로 유발되는 병변 다스림
膽勝格의 운용

膽勝格의 구성
膽勝格: 商陽, 竅陰 보; 陽谷(또는 支溝), 陽輔 사


膽勝格은 병리적 상화의 충역으로 유발되는 병변을 다스리기 위해 운용됩니다. ‘商陽, 竅陰 보’의 배오는 金克木의 기전으로 少陽의 영역에서 혈기의 충역을 다스리고 상화의 항염을 제어하는 기능을 발휘합니다. 陽經의 井穴만의 배합이기 때문에 根結론에 입각해 보자면 두면부나 오관계의 병증을 다스리기에 적합함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특히 측두부, 목이나 얼굴의 바깥쪽, 어금니, 귀, 턱관절, 안구의 바깥쪽에서 유래한 통증을 다스리는데 운용될 수 있습니다. ‘陽谷, 陽輔 사’의 배오는 少陽의 본기인 병리적 상화의 항성을 제어하여 少陽經을 안정화시킵니다.

경우에 따라 陽輔는 懸鍾이나 丘墟 또는 膽經의 非天符要穴인 肝經의 行間로 대체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陽谷 대신 手少陽經의 支溝를 취하면 少陽經의 火穴을 동시에 사하는 배오가 되어 상화의 항성을 제어하기에 더 적절합니다. 이러한 예는 耳聾의 치법으로 제시된 ‘經渠, 復溜 보; 支溝, 陽輔 사’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 치법은 腎正格과 膽勝格의 병용으로서 陰經을 보하고 陽經을 사하도록 구성되어 <靈樞․終始>에서 “凡刺之道, 氣調而止, 補陰寫陽, 音氣益彰, 耳目聰明”이라 한 내용에 부합합니다. 즉 腎虛한 상태에서 병리적 상화가 동요하여 少陽經이 불안정해진 상황을 다스리고자 고안된 치법입니다. 경락의 배치 상 귀는 少陽의 영역에 속하지만 장부론상 腎이 귀를 주관하므로 이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킨 배오입니다.

한편 商陽, 竅陰 대신 通谷, 俠谿를 보하면 膽寒補가 되어 少陽經에서 유래한 제반 열증을 다스릴 수 있습니다. 少陽經의 열증은 胃氣의 상역과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通谷 대신 內庭을 운용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예는 치통의 치법에서 볼 수 있습니다. 원래 상치통의 치법으로 胃寒補인 ‘通谷, 內庭 보; 陽谿, 解谿 사’를 운용하도록 되어 있으나 일부 판본에는 ‘俠谿, 內庭 보; 陽谿, 解谿 사’가 제시되어 있습니다. 이는 胃熱이 膽火의 상역에 의해 조장된다는 점에서 타당성을 지닙니다.

膽勝格과 편두통

임상에서 膽勝格이 가장 많이 운용되는 경우는 측후두부에서 발생하는 두통입니다. 측후두부는 少陽經의 유주영역으로서 目銳眥에서 시작한 足少陽經은 머리의 옆면을 얽고 지나 完骨, 風池가 위치한 목뒷덜미로 내려갑니다. 따라서 少陽의 영역에서 혈기가 비정상적으로 충역하여 통증이 유발되는 경우 이를 다스리기 위해 일차적으로 膽勝格이 운용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편두통(migraine)에도 膽勝格이 다용되며 탁월한 효능을 발휘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사암이 편두통의 치법으로 ‘風池, 懸鍾 사’, 痰厥頭痛․耳鳴의 치법으로 ‘風池, 懸鍾 보; 風府, 瘂門 사’를 제시한 예로 보자면 膽勝格 운용 시 陽輔 대신 懸鍾을 취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특히 芝山은 편두통에 대한 懸鐘의 효능을 매우 높이 평가하였습니다.

膽勝格은 상화의 항성에 의한 병증에 운용되므로 맥진 시 弦滑有力한 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급하고 다혈질, 신경질적이고 예민한 성격인 사람들에게 운용될 기회가 많고 특히 감정상의 격노나 불안정, 정신적인 충격 등에 의해 유발된 경우에 다용됩니다.

그러나 편두통의 치법을 일괄적으로 膽勝格으로 규정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원래 한의학에서 지칭하는 편두통은 일단 頭半邊痛, 즉 측두통을 광범위하게 지칭하는 개념입니다. 그러나 현행의 편두통은 측두통 이외에 빛 과민, 소리 과민, 냄새 과민과 같은 자율신경 과민증과 시각중추 증상인 전조(aura) 등을 동반하는 것으로 규정됩니다. 또한 자율신경계 이상에 의한 구역, 구토, 식욕부진, 설사 등의 위장관 증상이 동반되기도 하는데 두통보다 이들 증세가 환자에게 더 고통스러운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편두통은 단순한 긴장성 두통과는 구분되며 이런 측면에서 현행의 편두통은 한의학에서 규정한 편두통과 병변 부위 상으로 일치할 뿐이고 임상적 양상은 痰厥頭痛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편두통 시 자율신경 과민증이 심하면 담음의 치법에 준하여 대처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이 경우 상초의 담음을 다스리는 肺勝格의 변용인 痰飮方(少府, 魚際 보; 尺澤, 陷谷 사)을 운용할 수 있습니다.

관절통과 膽

<靈樞․經脈>에서 足少陽經에 대해 “是主骨所生病…”이라 하여 足少陽經이 骨의 병변과 관련이 있음을 언급하였으며 膽은 諸節을 주관한다고 하였습니다. 膽은 淸淨之液인 膽汁을 통해 근골을 자양하고 근을 주하는 肝과 표리가 되므로 근골의 결집체인 관절의 기능에 膽이 다각도로 연계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黃元御는 “太陽之病, 在皮毛; 陽明之病, 在肌肉; 少陽之病, 在筋膜”이라 하였습니다.

足少陽經의 이상과 관련하여 나타나는 관절의 병증은 단일 부위보다는 복합적으로나 다발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많습니다. 膽汁이 근골을 자양한다는 측면에서 膽正格은 주로 관절계의 퇴행이나 약화에서 기인하는 관절통에 운용되는 편인데 노인이나 허약자, 마른 체형인 사람들이 관절통과 뼛속이 시리다는 느낌을 호소하는 것을 근거 삼아 운용하기도 합니다. 특히 관절면 자체나 주위 인대가 손상된 경우에 다각도로 운용됩니다.

한편 사암은 痛風이 膽弱에 의한 것이라 하여 膽正格을 치법으로 제시하였습니다. 痛風은 원래 관절계의 심한 통증성 병변을 총칭하는 표현으로 歷節風, 痛痺 등과 유사한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여기서의 痛風이 gout을 의미하지는 않으나 膽正格이 gout에도 상당한 유효성이 있다고 합니다.

風邪에 의해 유발되는 痺를 行痺라 하는데 풍사는 陽邪이고 ‘善行而數變’ 하므로 병소가 고정되지 않고 이동하는 유동성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行痺시 통처의 이동은 주로 관절계의 이상으로 반영됩니다. <醫宗必讀>에서 風痺는 “遊行不定, 上下左右, 隨其虛邪與血氣相搏, 聚于關節, 或赤或腫, 筋脈弛縱, 故稱走注”라 하였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다발성 관절염, 류머토이드성 관절염, 다발성근염 등의 질환 시 나타나는 근골격계 통증이 行痺의 범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암은 行痺의 치법으로 膽勝格을 제시하였습니다. 行痺는 풍사에 의해 유발된 것이므로 원칙적으로는 肝經을 사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그러나 풍사는 陽邪로서 먼저 陽分을 침습하므로 肝勝格이 아닌 膽勝格을 제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行痺가 주로 관절계의 병증으로 표출되기 때문에 諸節을 주관하는 膽을 주도적으로 다스리기 위해 膽勝格을 제시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膽勝格은 주로 류머토이드성 관절염 초기나 진행기, 류머토이드 결절이 나타나는 경우 운용됩니다. 제반 병증이 야간에 가중되는 경우는 陰分의 병증으로 보아 실증 시에는 肝勝格이나 肝寒補를 운용하고 허증 시에는 肝正格을 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김관우/ 전북 익산 푸른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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