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회적 公器 역할 포기한 SBS 뉴스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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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회적 公器 역할 포기한 SBS 뉴스추적
  • 승인 2009.11.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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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公器 역할 포기한 SBS 뉴스추적

개원한의사협의회가 SBS 시사프로 ‘뉴스추적’이 최근 보도한 <구당이 미국으로 간 까닭은?>의 내용을 심의해 달라고 방송통신위원회에 요청했다. 방통위는 방송내용을 심의한 뒤 개원의협의회 측이 제기한 주장이 타당하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다. 이는 한의계와 방송사가 전면전을 치루는 격이나 다름없다. 원인 제공자가 누구이든 결과는 상처 뿐인 영광에 불과한데 굳이 격돌할 필요가 있었나 싶어 안타깝다.

뉴스추적은 이 참에 자신을 성찰할 필요가 있다. 우선 무면허자 의료행위를 금지한 의료법 관련 위헌제청 공개변론이 열리기 하루 전에 굳이 김남수를 다룬 내용을 방송한 대목이다. 취재가 엄밀했다면, 김남수는 실정법 위반에 따라 제재를 받았고, 위헌재청을 낸 이들도 김남수와 이런저런 관계가 형성돼 있으리란 점은 파악됐을 것이다. 그렇다면 설령 다른 기획의도를 가졌다 할지라도 공개변론이 끝난 뒤에나 방영했어야 옳다. 방송은 아직 힘이 세다. 의도하지 않더라도 공개변론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점을 간과한 건 사회의 공기임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내용에도 오류가 있다. 침 뜸 봉침 등은 이미 개원가에서 활용되고 있다. 심지어 보험급여 대상 또는 비급여로 처리된다. 이들 요법이 마치 신기술이나 되는 양 보도하면 국민으로부터 지탄받기 십상이다. 요즘 민도가 얼마나 높고 의학정보가 얼마나 많이 시중에 흘러다니는지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이런 점을 간과했으니 한의계로부터 공정성을 잃은 편파 왜곡방송이란 분노를 살만도 하다.

김남수를 마치 화타의 환생처럼 다룬 점 역시 의아하다. 설령 뜸에 대해 일가견이 있을지라도 한의계 검증을 일단 거친 다음에 다뤄도 늦지 않다. 특히 한의사들과 공동으로 김남수 일파의 뜸시술을 검증한 결과 유효성이 특출 나면 오히려 한의사들이 쌍수를 들고 그 시술법을 수용하려 애쓸 것이다. 헌데 뉴스추적은 이런 절차도 없이 내용을 꾸려 방송하는 바람에 시청자에게 무면허 의료행위자의 불법시술을 종용하는 결과를 낳아 스스로 권위와 명예를 무너뜨렸다. 참 안쓰럽기 짝이 없다.

개원의협의회, 특히 한의협은 편파 왜곡방송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뉴스추적 사태는 피디수첩 뉴스후 등 MBC 시사프로가 김남수의 불법의료행위를 방송했을 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일어난 것이다. 헌데 같은 실수를 다시 반복하는 듯하다. 반론문 보도 등 순차적 단계를 건너뛰고 방통위로 달려간 건 자충수에 불과하다. 자칫 되로 주고 말로 받는 격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어쨌든 뉴스추적은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을 꿈꾸며 김남수 등 무면허 불법의료행위자들을 사회적 약자로 보고, 그들의 의료봉사에만 주목한 나머지 현행 의료법을 기득권자 울타리로 여긴다면 큰 착각이다. 이번 파동을 계기로 나무도 보고 숲도 보는 혜안을 갖추기 바란다.

091119-칼럼-사설-뉴스추적-한의협-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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