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누구를, 무엇을 위한 국시 특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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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누구를, 무엇을 위한 국시 특위인가
  • 승인 2010.01.29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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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누구를, 무엇을 위한 국시 특위인가

국시 개선안에서 침구학 과목명이 빠질 모양이다. 참으로 우려스러운 사태다. ‘일구 이침 삼약’까지 거론하지 않더라도 침구학은 한의학의 상징이다. 이는 한의원 문턱에 가보지도 않은 삼척동자까지 다 아는 사실이다. 외부 세력이 침구학을 폄하해도 좌시하기 어려운 판인데, 소위 한의사국가시험특별위원회가 침구학 제거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니 개선안이 아니라 개악안을 내놓지나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그나마 한의협 회장 등 한의계 지도부가 사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해 강력 대응을 암시했다는 얘기가 들려 천만 다행이다. 침구학 관계자들이 오죽 답답하고 다급했으면 한의협 시도부장 모임에 달려가 침구학 과목명 유지를 호소했을까 싶다. 특위 쪽은 내용 중복을 피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하지만 각론에서 증상과 질병 위주로 시험을 치를 경우 임상과목의 전문성이 과연 확보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의사가 물론 임상 모든 분야에 통달할 수는 없다. 전문의제도는 그런 맹점을 메우고 특화를 위해 도입된 것이다. 하지만 개원가 현실을 고려할 때, 한의학에 대한 국민 인식을 상정해볼 때 침구학은 일반 한의사의 결정적 무기이다. 때문에 한의학도가 국시를 보기 전에 침구학만큼은 면밀히 공부하도록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

더구나 침구학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다. 경락경혈이론을 중심으로 하는 학문이다. 노벨의학상을 받을 가능성을 따지면, 국내 한양방 통틀어 침구학이 가장 유력하다. 여기에 토를 달 의료인은 많지 않다. 그렇다면 침구학 전문의를 더 많이 양산하고, 그 토대를 더욱 단단히 다지기 위해 한의대 내에 침구학과를 별도로 개설할 필요도 있다. 실용적 측면에서는 양방의 마취 통증 전문의제를 떠올리면 된다. 상황이 이런 데도 침구학 과목 개설이 국시 특위 위원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지 못해 논의를 진전시키기 어렵다는 얘기가 들리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도대체 특위는, 누구를 무엇을 위한 특위인지 모르겠다. 그러니 한의학을 지속적으로 흔들고, 의료 일원화를 도모하는 첨병이란 자조 섞인 비아냥까지 듣는 것 아닌가. 산 정상에 오르는 길은 다양하다. 그러나 바다를 향하면서 산으로 간다고 주장하면 양두구육이 따로 없다. 특위는 자신의 정체성부터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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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림 2010-02-03 17:19:55
한의학 하면 침구학인데 국시에서 그 양을 줄인다구요? 괘이한 일이다.정말 우습다.
국민건강을 위한 국시인지 국시를 위한 국시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
그러니까 한의학 발전이 더딜 수밖에. 생각을 바꾸세요. 세상이 발전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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