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우즈베키스탄 파견의 이우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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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우즈베키스탄 파견의 이우혁 원장
  • 승인 2003.04.18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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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과 미련을 버리면 되는 일”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봄꽃들 사이로 따뜻한 마음의 여유가 그리워지는 요즘, 순박한 미소로 다가오는 한 사람이 있다. 대구 경락재 한의원 이우혁(37) 원장이 그 주인공.

그는 얼마 전 지난 2000년부터 4년째 운영해 오던 한의원을 후배에게 넘겨주고, 주변 환경을 정리하느라 바빠졌다. 다음달 초면 정부파견한의사 자격으로 우즈베키스탄에 가족이 모두 떠나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봉사하는 것에 관심이 많았어요. 사실 지금껏 한국에서 쌓아온 한의사로서의 입지가 조금 아쉽긴 했지만 정리하고 나니까 오히려 마음이 홀가분해지더군요”라며 새로이 시작될 우즈베키스탄에서의 의료봉사 생활을 기대했다.

그가 한의사로서 첫발을 내딛은 것은 지난 97년 포항시 청하면에 있는 시골의 한 폐교를 임대해 친구와 함께 한의원을 열게되면서부터.

뜻하지 않게 3년간 암환자 등 주로 난치병 환자들을 진료하게되면서 그곳 사람들의 어려운 환경도 자연스레 알게 되었고, 이것이 그가 무료로 의료봉사를 하는 하나의 계기가 된 셈이다.

“단지 어려운 분들에게 제가 가진 기술로 작은 도움이나마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었죠. 치료를 받은 그분들도 고단한 삶을 살고 있었을 텐데 언젠가 저에게 감사의 뜻으로 전화를 걸어오시거나 손수 음식까지 장만해 오실 땐 정말 몸둘 바를 모를 정도였습니다”라고 말하면서 “이런 맛에 의사를 하는구나. 의사가 되길 참 잘했다”는 것을 처음 깨달았다고 한다.

또 이러한 일들이 그가 이번에 우즈베키스탄으로 떠나는 결심을 하기까지 중요한 일로 작용하기도 했다.

처음엔 낯선 곳에서의 생활을 염려하던 아내, 그리고 자녀들도 이제는 누구보다 가장 많이 이해해 주는 든든한 후원자로, 정신적인 버팀목으로 사랑스런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한다.

“한의사 동료들이 ‘그동안 쌓아온 것이 아깝지 않느냐’면서 저보고 다들 미쳤다고 했어요” 그러나 이내 ‘그런 용기가 어디서 나왔냐’고 부러워하는 친구들도 있었다고 뿌듯해 하며 소탈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또 “사실 2년간 정파의로 가는 게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닙니다. 누구든 갈 수 있는데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도 있고, 그동안 한국에서 자신이 이룩해 놓은 것에 대한 미련과 집착 때문에 결정을 쉽게 못하는 것일 겁니다”라고 말하면서 안타까워 했다.

그는 자신뿐 아니라 더 많은 한의사들이 해외로 봉사활동을 하러 나가길 바라면서 새로운 곳에서의 의료봉사와 우리의 한의학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다는 생각에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올해로 한의사 경력 12년째이지만 의사로서의 노련함과 날카로움보다는 맑고 편안한 느낌이 묻어 나오는 그와의 대화속에서 우즈베키스탄에서 펼칠 잔잔하면서도 알찬 의료봉사가 기대된다.

이우혁 단원은 대구가 고향으로 경산대 한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가족으로는 부인과 슬하에 2남1녀를 두고 있다.

강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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