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헝그리 정신’이 차기회장 성패 좌우
상태바
사설- ‘헝그리 정신’이 차기회장 성패 좌우
  • 승인 2010.03.22 02: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족

민족

mjmedi@http://


사설- ‘헝그리 정신’이 차기 회장 성패 좌우 

열전은 이제 끝났다. 제40대 한의협 회장선거에서 김정곤-박상흠 후보가 당선됐다. 선거운동은 무척 치열했다. 물밑 경쟁까지 감안하면 총성 없는 전쟁에 비견될 정도였다. 워낙 능력과 자질이 좋은 후보들의 격돌이다 보니 개표 직전까지 우열을 예측하기 어려웠다는 전언이다. 선거전이 우려를 낳을 만큼 과열양상을 보였는데도 그 어느 선거보다 덜 혼탁하고 마타도어가 덜 난무했다니, 두 후보 모두에게 박수를 보낸다.

당선자는 개표 결과가 나오는 순간 채무자가 됐다. 공약내용은 결코 말잔치의 재료가 아니어서다. 하나씩 가시화해 현실태로 구현해야 한다. 그것이 ‘한의학은 나의 종교’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출마한’ 대의를 살리는 길이다. 적어도 젊은 한의사들이 다시 희망열차를 타고, 한의학의 대중화 세계화가 더 이상 빛 좋은 개살구에 그쳐선 안된다. 그런 내일을 창출하지 못할 경우, 그것은 지지자는 물론 반대자들까지 배신하는 꼴이다. 당선자는 목표 달성을 위해 한계상황에서도 피와 눈물과 땀을 아끼지 않으리라 믿고 싶다.

사실 공약 이행에는 변수가 많다. 걸림돌도 적잖다. 하지만 기본 토대는 뭐니뭐니 해도 절박감이다. 예컨대 호랑이와 사자가 혈투를 벌인다고 치자. 누가 이길지는 의견이 분분할 것이다. 체격 싸움터 등 조건 등을 분석하며 결과를 예측하려는 측도 있겠지만 배고프고 간절한 쪽, 즉 헝그리 정신이 충만한 쪽이 결국 이기게 마련이다. 피겨선수 김연아도, 축구감독 히딩크도, IT업계 괴재 스티브 잡스도 헝그리 정신 덕분에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당선자도 선거기간 내내 헝그리 정신을 강조해 왔으니, 이제 그 실체를 보여줘야 한다.

물론 회원들의 자발적 노력도 요구된다. 그저 회장 얼굴만 쳐다보며 애들 보채듯 요구하고 손만 벌려선 곤란하다. 우리 지부가, 우리 분회가, 우리 한의사가 이러저러하게 노력하고 있으니 중앙회는 이러저러한 것을 지원해 달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를 가질 때 비로소 중앙회는 회원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고, 회원들은 중앙회의 든든한 빽이 될 수 있다. 회장단을 무슨 만능 해결사처럼 여길 경우 한의계는 더욱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불신이 깊어지고 분란은 그치지 않을 것이다.

당선자는 회원들이 기존 틀에서 벗어나도록 판을 제공해야 한다. 불통을 해소하기 위해 막힌 언로를 트고, 멸사봉공을 앞세워 혁신에 나서는 것이다. 소통과 혁신 없이 협회는 회원의, 회원에 의한, 회원을 위한 단체로 결코 진화할 수 없다. 한의계 봄날은 그저 신기루에 불과할 뿐이다. 당선자는 각종 토론회에서 트위터 활용 등 여러 소통수단을 제시했고, 협회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인적 쇄신 등 여러 혁신안을 내놓고 실천에 강력한 의지와 자신감을 표명했으니, 우리는 당선자에게 거는 남다르다.

미운 아이 떡 하나 더 주고, 귀여운 아이 매 한 차례 더 준다는 속언이 있다. 그와 같은 심정으로 우리는 주마가편에 한치의 소홀함이 없을 것이다. 公約이 그야말로 空約이 되지 않는지 예의주시하고, 공약이 제대로 이행되는 조짐이 보일 경우 힘 닿는데까지 응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한의계 공공선을 판단 기준으로 삼아줄 것을 당선자에게 다시 한번 당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