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를 위한 삶이 내 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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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를 위한 삶이 내 소명”
  • 승인 2010.04.30 10: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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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 기자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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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릴레이 인터뷰(13)- 유화승 대전대 한의대 교수
“암환자를 위한 삶이 내 소명”
유화승 교수가 한방 암치료의 현주소와 가능성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  


칭찬릴레이 인터뷰(13)- 유화승 대전대 한의대 교수 

전태강 원장이 추천한 권기록 상지대 교수는 개인 사정을 들어 인터뷰를 사양하는 대신 유화승 대전대 한의대 교수를 칭찬릴레이 인터뷰 대상자로 추천했다. 부득이 유화승 교수를 먼저 만났다.

유화승 교수는 이미 언론 조명을 많이 받았다. 그가 유명한 이유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척박했던 한방종양학 분야를 개척한 몇 안 되는 인물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개원가에서 ‘암’에 접근하고 치료해 유명한 한의사들이 적지 않지만 개인의 임상치료 성과에 머물렀다면 유 교수는 ‘한방종양학’이란 학문으로 체계적으로 정립하고 임상에 적용했고, 또 이 결과를 다수의 논문으로 발표하면서 한의계 대내외에 널리 알렸다.

최근에는 캐나다 맥메스터 대학 쥬라빈스터암센터와 연구교류를 약속해 학생 1명을 파견하기로 했고 기존의 ‘항암단’을 업그레이드한 ‘항암단+(플러스)’로 폐암에 대한 연송증례 연구를 방옥선 박사와 공동 진행하고 있다. 지식경제부 공동연구과제로 ‘한방치료의 암성피로 증상 개선을 위한 임상연구’도 진행 중이며 오는 10월2~3일에는 제천한방국제엑스포에서 국제통합암학술대회도 주최한다.

유 교수는 “내 삶의 소명은 암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을 위한 삶”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소명 아래 그의 인생궤적이 그려지고 있는 셈이다. 스승인 조종관 교수의 지도에 따라 둔산한방병원 동서암센터에 들어와 수많은 암환자를 보면서 그는 암환자를 위해 한방암치료기술을 이용해 환자를 보다 편안하게 해주고 치료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한다.

그가 국내에만 시선이 머물렀다면 지금의 위치에 오르지 못했을지 모른다. 지금도 초심을 잃지 않도록 한 계기는 중국 연수가 큰몫을 했다. 조종관 교수의 추천에 따라 1999년 중국의 광안문병원에 연수하는 동안 중국에서 많은 환자가 한방 암치료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자극을 받았다.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치료들인데도 왜 국내에서는 이러한 치료가 이뤄지지 못하는가”에 생각이 미쳤다. 국내에서도 시도해 보자는 그의 열정에 불을 당긴 계기였다.

한방종양학 체계 정립… 논문 다수 발표
폐암 연송증례 연구 방옥선 박사와 진행
제천엑스포서 국제통합암 학술대회 주최


미국의 대체의학과 관련한 암연구 방법론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2004년 2월 미국 국립암센터 등 유수의 암연구소를 방문했을 때 알게 된 미국 SIO(통합암학회)와의 연결도 연구활동에 촉매제가 됐다. 그는 “SIO는 미국 메이저학회는 아니지만 미국과 연결할 수 있는 게이트웨이(관문)이며 현재 나와 동서암센터가 하고 있는 연구와 의료 중심지 미국 간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가능성과 방법을 제시해 줬다”고 말했다.
한의학 연구가 미진한 데는 한의학 고유의 연구방법론이 없기 때문이란 지적은 이미 여러 사람의 목소리를 통해 지적돼 왔다. 연구와 임상의 병행 속에서 유 교수가 얻어낸 한방 암분야의 연구방법론이란 ‘실험적인 접근, 임상적인 접근, 정책적인 접근’ 세 가지로 나뉘는데 그는 “의료행위를 하는 자체가 최종적으로 의료라는 본질의 목적을 향해 나가야 의미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임상적 접근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중요한 것은 뛰어난 임상결과를 내놓는다 하더라도 EBM으로 접근하지 못하면 인정받기 못한다는 점이다. 다만 이런 연구가 연구에만 그쳐선 안되며 정책적인 접근이 수반돼야 하기 때문에 유 교수는 정책 제안에도 적극적이다. 연세대 의대와 공동연구한 ‘협진치료 모델 연구(암 분야, 복지부 관제)’를 통해 바람직한 협진모델을 제시했고, 한국한의학연구원과의 세계한방암연구동향 연구보고서(2008)를 통해 한방암센터 설치를 주장한 것(현재 대구 첨단의료단지 내 한의학연구원과 연계해 한방암전문병원 설립 예정) 등이 그가 정책에 관심을 기울여왔음을 방증하는 예다.

유 교수는 개척자로서 어려움을 “연구 초창기에는 같은 비전을 가진 사람이 거의 없어 외로웠다”고 토로했다. 다행히 윤성우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한방암센터 교수가 고민을 함께 해줬다. 양의계 쪽으로는 강승환 서울대 보완통합의학회 교수, 이근우 가톨릭대 교수, 유병철 박사, 임승평 충남대 교수, 전미선 아주대 교수 등이 연구 조력자로 관계를 맺었다.

아직 한방 암분야가 나아가야 할 길은 멀다. 길을 함께 걸어가는 조력자가 부족해 조직화가 안된다는 점, 여전히 양의학계 대부분이 한방치료를 불신하고 있고 치료를 받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점, 국내의 열악한 연구자원의 실정 등은 해결돼야 할 과제다.

그는 “나는 발로 뛰어다니며 외부 지원을 따내고 있지만 이 역시 다른 영역의 연구비와 비교해볼 때 아주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제는 사립대나 개인 역량이 기댈 수 있는 한계를 넘은 것 같다. 그동안 줄기차게 요구해온 국립한방암센터가 설립된다면 임상과 연구분야가 함께 진행되는 진전된 연구가 가능할 것”이라고 간절한 희망사항을 밝혔다.

“진단기기도 사용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합니다. 난치병에 도전하는 동료들이나 후배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전통적인 한의학을 계승 발전시키려면 용어를 현대적으로 재정립하고 근거 중심 의학으로 나가야 합니다. 항암단이나 넥시아가 왜 살아남았습니까.”
한방종양학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제시다. 유 교수는 한의계가 어려운 이유를 선행된 연구만 답습하는 수준에 머물렀고 자체 역량을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당부의 말을 잃지 않았다.

“어렵다고 실망하고 포기하면 안됩니다. 부정적 마인드는 우리 정신을 좀먹습니다. 저는 항상 후배들에게 ‘우리 몸은 대전대에 있지만 눈은 하버드에 있다’고 강조합니다.”

이지연 기자

유화승 교수 칭찬릴레이 추천- 조성훈 교수

많은 요인으로 인해 위기에 직면한 한의계에 가장 필요한 건 뛰어난 연구능력을 지닌 학자들이다. 이런 차원에서 조성훈 경희의료원 한방신경과 교수는 분명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 임상의인데도 근거 중심 의학의 꽃인 계통적 고찰 관련 논문들을 통해 한의학적 치료기술들의 근거 수준을 정립해주고 특히 종양학 분야에 대한 연구실적들이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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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k0101 2010-05-08 16:56:02
환자가 진단기기를 앞세우고 나오는 양의의 말에 더 의지하는 불상사가 한방의 급한길을
막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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