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은 나의 삶3] 신광호 한의외치요법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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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은 나의 삶3] 신광호 한의외치요법학회장
  • 승인 2003.04.18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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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이제는 '생활문화' 공략해야 합니다."
건축·섬유·식품공학과의 접목으로 win-win 효과 기대


한의학의 시작과 함께 내복약과 외용약은 같이 출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향기치료를 비롯해 외부적 자극이 가해지는 모든 것들이 외치요법의 범주이고, 생활 곳곳에 외치요법의 흔적은 남아 있다.

그러나 현대 한의학에서 외치요법에 대한 활용과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다. 다행히도 한의외치요법학회가 생기면서 저변이 차차로 확대돼 가고 있다.
한의계에서 외용약 개발의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신광호 한의외치요법학회장. 그는 한의학의 저변확대에 있어 외치요법은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강변한다.

KIST에서 외용약 개발 기본 토대 마련
신 회장은 석사과정으로 '본초학'을 선택하고, 이 중 남들이 하지 않는 '동물성 약재'를 공략했지만, 한의학에서 동물성 약재의 활용도가 적고, 한의학의 발전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까?에 대한 회의를 느꼈다. 그리고 5년 간의 공백기간을 거쳐 한국과학기술원(KIST)에서 학연과정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의학에서 외용약의 비율이 30%정도 되는데, KIST에서는 외용약의 활용도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KIST와 인연을 맺은 것은 경희대 본초학교실에서 KIST에 한약재 성분분석에 대한 실험의뢰를 하면서 이미 교류를 하고 있었고, 당시 안덕균 교수의 소개로 이루어진 것이다.
"성분추출이나 분해하는 방법 등 일반대학원에서 하지 못했던 것들을 KIST에서 경험할 수 있었고, 많이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또 각종 고의서들을 섭렵하면서 깜짝 놀랄만한 정보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고, 내복약 못지 않게 효능이 뛰어나고, '활용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돼 이 때부터 외용약 개발에 매진할 수 있었다.

타학문과 연계로 win-win 효과 기대
신 회장은 타학문과의 연계와 도움이 없으면 한의학의 저변확대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외용약 개발에 있어서 생화학, 유기화학, 천연물화학, 공학, 농학, 농공학 등의 학문분야를 모르면 외용약이 화학적으로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지, 약의 배합이 제대로 되지 않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등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점에 대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국제건강박람회를 참가하면서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았던 것은 '미네랄'과 '기계'쪽 전시물들이었다.

신 회장이 기계 쪽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국내 분쇄기술의 원시성이다. 분쇄기의 마찰로 인해 쇳가루가 검출된다거나, 미세 분말 분쇄가 어려운 형편에서 제대로 된 외용약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물리적으로 원적외선을 방사할 수 있는 세라믹 소재 분쇄기 도입에 관심이 많다. 잘 안 깨지고 깨져도 세라믹이기 때문에 먹어도 인체에 해가 없고 오히려 유익한 점이 많다고 한다.

최근에는 유효성분인 한약재의 저장과 향의 방출속도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 연구를 위해 건축학자와 공동연구를 시행하고 있다.

점토, 벤토나이트 및 숯에 한약재를 혼합하여 생물·화학적 활성물질의 유효성분의 손상 없는 향서방성(香徐防性) 소재를 제조, 향서방성 특성과 담체의 물리적 특성을 조사하여 향서방성 소재 제조를 위한 기초자료를 제시하기 위함이다.
"발암물질이 검출되는 석면이나 생명체의 생장에 유해한 시멘트 등 각종 건축자재에 대한 문제점들이 속속 제기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 고유의 건축자재인 '황토'와 인체에 유익한 '한약 처방'을 복합한 가공은 한의학과 건축공학과의 접목을 통해서만 시도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게 바로 win-win전략 아닙니까?"

"한의학도 퓨전이다" 다양한 제형개변 필요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편리함을 갖추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혁명을 일으켜야 하는데, 이런 주장을 하면 '이것도 논문이라고 내놓느냐, 한의학의 정통성을 말살하고 있다'는 식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은 적도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신 회장은 한약 전탕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이젠 '퓨전'이라고 꿋꿋이 주장한다.
"우리가 전탕만을 고집하고 있을 때, 세계시장은 이미 미네랄, 비타민, 단백질, 효소, 한약재 등을 합체시킨 새로운 제형들을 내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물질들은 건강식품이라는 이름으로 다단계판매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독일의 한 화장품회사에서 최근 먹기도 하고 바르기도 하는 기능성 화장품을 개발해 시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은 활용을 안 해서 그렇지 고대에도 먹으면서 바르는 한약 많이 있었습니다."

피부에 효과적으로 흡수시킬 수 있는 외용약을 만들 줄 알면 내복약은 만들기가 더욱 쉽단다. 앞으로는 피부에 바를 수 있으면서도 먹을 수 있는 제제 개발 쪽을 연구할 생각이다.

외용약 개발, 생활·문화적 접근 통해 이루어진다
"한의학이 발전하려면 이제는 '문화'쪽 공략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외용약은 생활 곳곳에서 한의학적 사고를 한번 더 할 수 있도록 하고, 무한한 잠재력을 곳곳에 펼칠 수 있는 분야라 강조한다.

한의외치요법학회에서는 최근 대하, 월경불순, 복부가 차가운 여성질환의 예방·치료를 목적으로 팬티를 개발해 조만간 시판할 계획이다.
한약 처방을 캡슐화시켜 오랫동안 섬유에 붙어있게 해 피부와 마찰하면서 방사하는 원리를 적용했다. 약효의 지속성은 손빨래 40회 정도까지 가능하다고.
"옛날에는 한약재를 반만 태워 옷감과 함께 물에 넣어두었다 사용하기도 했는데, 옷감에서 나오는 한약재의 방향성으로 벌레 퇴치나 땀 냄새 제거, 두통치료의 효과를 얻었다고 합니다."

문화적으로 이미 사용했는데도 불구하고 '그 시대 외용약이 없었다'는 것은 횡포라고 비판한다.

외용약, 20여종 개발 습포제에 관심
외용약의 장점은 내용약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휴대하기 쉬우며, 다양한 영역으로 변신이 가능성하기 때문에 한의학의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다.

현재까지 개발된 외용약은 20여 종으로 피부과·정형외과·부인과·호흡기·구강내질환에 적용되고 있으며, 제제의 형태도 스프레이제, 좌약제, 좌욕제, 크림제, 연고제 등등 다양하다.

신 회장이 요즈음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경락·경혈학적 관점이 가미된 습포제 개발이다.
"시판중인 일반 파스류는 한의학적 관점을 접목시키기에 미진한 부분이 많습니다. 한약성분 조금 들어갔다고 '한방파스'라 하는데, 개인적으로 불만이 많습니다."

"한의사가 한의학적 사고방식으로 환자치료 할 수 있는 전문영역, 즉 경혈을 자극할 수 있는 전문 습포제개발과 일반인들이 쉽게 구해 쓸 수 있는 일반영역으로 나누어 개발할 생각입니다."

넘어야 할 산 첩첩, '벤처정신' 발휘할 인력 요구돼
아직까지는 학회원 위주로 활용하고 있는 외용약의 대중화에 있어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은 많은 비용이 있어야 하고, 큰 회사여야 하고, 한의사가 요구하는 제품을 제약회사에서 만들어 주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 결국은 한의사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데, 자본이 어느 정도 뒷받침되어야 한다.

"외용약의 기술을 내의 비누 치약 등과 같은 공산품 쪽으로 접근해 우선 자본을 마련한 후 큰 산 넘어보자는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연구인력은 턱없이 부족한데, 그런 열정 가진 사람 찾기 힘들어서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장래가 불안정하고, 험난한 산을 넘으면서 다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도전정신' '벤처정신'이 없으면 그만큼 앞으로 얻을 수 있는 부분도 줄어드는 것 아니겠습니까?"

현재 외치요법학회 회원은 200여명인데, 실제 열정을 가지고 덤비는 매니아는 10명 안팎이라며 씁씁한 심정을 토로한다.

"외치요법강좌를 진행하면서 외용약을 써왔던 기존회원들 많이 듣길 원했는데, 신입회원들만 주로 신청하고 있어 외치요법을 발전시킬 의지나 가지고 있는지 의심도 들고 실망스러운 면도 있습니다."

한방외용약 개발에 있어서 독보적인 존재로 인식되고 있는 신 회장은 '도인술'에 있어서도 그에 못지 않은 열정과 실력을 갖추고 있다.
"도인술 천부의 모든 동작은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약과 같으며, 이것을 처방하여 대약을 만들어 병자를 치료할 수 있으며, 건강한 사람에게는 질병을 예방할 수 있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생명력 강화수련법이지요."
환자치료 목적도 있지만 자신의 건강관리를 위해서 도인술 천부로 새벽을 연다고.

<약력>
1962년생
경희대 한의대 졸업
경희대학교 한의대 대학원 '본초학' 석·박사
강원도한의사회 정책이사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겸임조교수
現 한의외치요법학회장 및 삼정한의원장

이예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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