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회의 작지만 빛나는 아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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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회의 작지만 빛나는 아이디어
  • 승인 2010.06.0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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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 기자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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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수첩- 강남구회의 작지만 빛나는 아이디어

최근 서울시강남구한의사회는 한약(탕약)에 대해 한의사가 직접 권장 보관기한을 적을 수 있는 공간을 넣은 ‘한약 제조 스티커’를 제작해 배포하겠다는 안을 상임 이사회에서 통과시켰다. 강남구한의사회가 처음 시작한 사업이다.

박세기 강남구한의사회장은 “국민들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방법의 단계적 실천의 하나”라고 말했다. 이런 사업을 진행하게 된 배경에는 강남구한의사회 관계자들이 보건소를 방문했을 때 “왜 한약은 제조일자, 유통기한이 없느냐”는 민원인들의 문제 제기를 받았던 사례를 공무원들과의 면담을 통해 들었기 때문이다.

한의학이 국민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국민들은 방부제가 없어 안전하다는 탕약을 받은 후 과연 언제까지 복용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정보를 얻기가 힘이 든다. 제조날짜야 한의원에서 약을 받은 날짜자를 확인하면 될테지만, 언제까지 복용이 가능한 지는 환자가 한의원에 문의를 해야 알 수 있다. 이마저도 제 각각이다.

한약 보관기관에 대해 그동안 무심했던 것은 한약의 안전성을 국민들이 몰라준다며 억울해하던 한의계로서 한 번쯤 곱씹어 볼 일이다. 또 복약지도와 관련한 표준지침 하나 공용화하지 못한 것은 한의계가 안고 있는 현실의 한 단면이다.

과거 모 한의계 인사는 기자에게 “일부 한의원들은 동네 점방 수준의 운영을 하고 있다”고 일갈한 적이 있다. 또 다른 모 인사는 진료기록부에 진료내용조차 제대로 기록하지 않는 한의원들이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씁쓸해 했다. 건보공단이나 복지부 실사가 나온다고 해도 진료기록부조차 제대로 기록돼 있지 않아 무대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이런 주먹구구식 운영은 비단 삭감 등의 조치를 당하는 것뿐만 아니라 현대화된 의료환경 체제 하에 있는 국민들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이다.

국민의료 체계 하에 있는 한의원이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조차 신뢰성을 담보해 내지 못한다면 결국 한의약에 대한 신뢰성을 가진 이들마저도 한의원과 멀어지게 만들게 된다. 이번 강남구한의사회의 한약 제조 스티커 제작 방침은 작지만 국민들의 신뢰를 쌓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끝에 나온 아이디어라는 점에서 박수를 주고 싶다. 다만 얼마나 많은 한의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가에 사업의 성패가 달려있다.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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