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 동서의학회 ‘동상이몽’
상태바
한의협- 동서의학회 ‘동상이몽’
  • 승인 2010.07.31 17:37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지연 기자

이지연 기자

leejy7685@http://


동서의학회 사단법인화 등 독자노선 견지
한의협- 동서의학회 ‘동상이몽’
한의협 의학지식 활용 등 우군 확보 의도
동서의학회 사단법인화 등 독자노선 견지 

최근 대한한의사협회 김정곤 회장을 비롯한 임원들과 복수면허자들이 모인 학회인 대한동서의학회 류재환 회장과 임원진들이 상견례의 의미로서 첫번째 간담회를 가지면서 한의계와 복수면허자들 간의 화해 모드가 진행되는 듯하다. 그러나 이면을 살펴보면 양 단체의 머릿속에는 동상이몽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모임은 몇년 전 동서의학회가 복수면허자가 로컬에서 복수면허를 표방할 수 없도록 한 것은 기본권 침해라는 헌법소원을 낸 것과 관련해 사이가 틀어진 이후 공식적으로 대표를 비롯한 임원진들이 자리를 마주한 것이다.

한의협과 동서의학회의 갈등은 2007년 당시 복수면허자들이 개원가에서 복수면허를 가진 이가 두 가지 모두 진료할 경우 진찰료를 한 곳에서만 처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내용으로 헌법소원을 냈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에서 양 단체에 의견을 물었지만 의협에서는 무응답을, 한의협에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낸 바 있었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이날 자리에서는 동서의학회 관계자가 “헌법소원 당시 헌법재판소에서 의협과 한의협에 이에 대한 의견을 구했을 때 한의협에서 부정적인 의견을 낸 것을 가지고 동서의학회 회원들 중에는 여전히 안 좋은 기억을 갖고 있는 분들이 있다”고 말해 여전히 앙금이 사라지지 않았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모임은 한의협이 먼저 제안했으며 제안 배경에는 복수면허자가 가진 의학적 지식을 한의협에서 최대한 활용해 보겠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류재환 회장은 이번 모임의 성격에 대해 “한의협에서는 동서의학회에 향후 의학적 자문을 구하려 할 때는 아무래도 의협에 직접적인 의견을 묻기보다는 좀 더 양방의학에 접해본 사람의 의학적 자문과 지원을 받는 것이 좀 더 나은데다 특히 대학에 있는 복수면허자들의 견해를 듣는 것이 더 낫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상흠 한의협 수석부회장은 “복수면허자들은 한양방이 서로 대립되는 상황에서 둘의 중간자적 입장에 서있는 분들이다. 우리가 한의학을 좋다 하는 것보다 양방의들보다는 한의학에 애정을 갖고 있는 그분들이 한의학에 대해 말하면 외부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박 수석부회장은 “서로가 고충을 이해하고 얻어낼 것들이 있겠지만 현재 상황에서 그러한 부분까지 언급하는 것은 너무 앞서가는 듯하다. 앞으로 모임을 자주 가지며 좀 더 진전된 내용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00여명을 넘는 정도인 동서의학회 회원 중 의사 전문의를 딴 사람들은 명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다. 동서의학회 내부에 관련 데이터가 없기 때문이다. 대학병원에 있는 이들만 보면 5명에 그치고 있다. 동서의학회 내부에 있는 회원들 대부분은 의대를 졸업한 이들로 대다수다. 한의협에서는 대학에 있는 이들의 의학적 자문을 구한다는 목적이지만 수가 적어 실제로 이들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류재환 회장을 비롯한 동서의학회 임원들과 한의협 임원들은 양 단체가 협력하자는 데 뜻을 모으긴 했지만 실제로 두 단체가 얻을 수 있는 이익에는 한계가 있어 어느 정도 관계까지 진전될 지는 불투명하다. 우선 동서의학회의 경우 한의협의 도움을 얻어낼 만한 일이 없다는 입장이다. 류재환 회장은 “궁극적인 목적은 동서의학회 회원 수가 500여명 정도가 되면 사단법인화를 할 예정”이라며 “나아가 복수면허 전문의까지 배출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한의계의 도움이 필요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동서의학회 회장으로서의 입장이었다. 류 교수는 “의협이든 한의협이든 어떤 단체에서도 굳이 도움은 필요없을 것”이라며 “점차 회원 수가 늘어나고 있으므로 우리 힘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상흠 “일원화 논의 여러 각도로 연구”
류재환 “의협 일원화 아닌 한의학 흡수”


또한 동서의학회 내부에서도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가 쉽지 않은 점도 두 단체 간 협력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2006년 동서의학회 일부 회원들이 CT소송 건에서 한의협에 부정적인 의견을 적은 탄원서를 접수한 예에서도 보이듯 내부에서도 한의학에 애정을 갖고 있는 부류, 의학에 애정을 갖고 있는 부류, 두 쪽 모두를 활용하는 부류 등 다양한 의견으로 나뉘고 있다. 한 복수면허자는 “사안마다 이해관계가 달라짐에 따라 두 단체의 협력이 가능할 수는 있지만 전체적인 방향과 로드맵을 설정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회원들의 경우도 한의협에 대해 각기 다른 의견을 갖고 있어 내부 반발이 있으면 개별 사안에 대해서도 추진이 힘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동서의학회는 아마 접근 자체를 조심스러워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의계의 목소리도 복수면허자에 대해 이견이 엇갈린다. 박상흠 부회장은 “두 의학을 동시에 한다는 것은 한의학에 대한 애정이 없이는 불가능할 일”이라며 “공정한 시선을 가진 분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부정적인 입장도 존재해 모 한의원 원장은 “복수면허자들은 양방적인 사고를 더 많이 갖고 있다”며 “복수면허자가 한의원을 개원한다고 해서 그가 한의협 편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다. 그들은 우리와는 전혀 다른 생각과 목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모 대학 교수도 “실제로 일부 복수면허를 가진 한의사는 한의사들의 의학적 근거와 사고가 부족하다고 여기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서로가 협력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의계 일각에서는 의료일원화를 바라는 목소리가 점차 힘을 받고 있다. 박상흠 수석부회장도 “일원화 논의에 대해 진지하게 연구해 보겠다.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에 대해서도 미리 연구를 통해 어떤 것이 나은 방향인지 여러 각도로 연구하겠다”고 밝혀 중차대한 과제임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의료일원화에 대한 바람은 한의계에서만의 꿈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류 회장은 “의협에서는 한의계와 일원화 논의를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그들이 생각하는 것은 한의학 흡수다. 좀 더 호의적인 입장이라고 해봐야 한방 전문의를 만드는 정도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의사와 한의사의 협진이 아닌 복수면허자 혼자 협진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일원화에 대한 논의 역시 동서의학회의 주요 의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에 대해 한의협의 모 이사는 “동서의학회가 작은 조직이어서 정치적인 힘이 약하다. 아직은 정부에서도 협진 단계에 힘을 실어주는 입장이어서 동서의학회가 가진 목표로는 갈 길이 멀다”고 말해 서로가 협력해야 할 필요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결국 제3의 길을 가려는 동서의학회와 복수면허자의 손을 잡아 한의계에 우군을 만들고자 하는 한의협의 의도가 엇갈리는 가운데 한의협의 목적대로 두 단체의 협력이 가능할 지는 앞으로의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지연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애독자1 2010-08-01 12:44:32
애독자로서 저는 왜 한의사들이 의료일원화를 하려는지 모르겠습니다. 한의학이 우리 고유의 뛰어난 의학이며 양방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의학이라고 한다면 왜 굳이 일원화를 하려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3자의 입장에서 느끼는 바는 한의학이 양방에 뒤쳐지고 점점 의료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드니 말은 일원화지만 합쳐져서 좀 살아보자 이러한 개념인듯한데 비굴해보이기 까지 합니다. 우리가 우월하면 왜 합치는지 궁금합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