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침 배우고 싶어 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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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침 배우고 싶어 휴학”
  • 승인 2010.09.0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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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우 기자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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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스베일로대학 재학생 한종훈
“한국 전통침 배우고 싶어 휴학”
사우스베일로대학 재학생 한종훈 

제30회 금산인삼축제. 명의관 부스로 다가가니 사암한방의료봉사단을 이끄는 금오 김홍경 선생의 구수하고 활기찬 목소리가 담장을 타고 넘어왔다. 끝없이 늘어선 환자들을 일일이 진맥을 보며 처방을 내렸다.

그런데 선생 옆에는 진맥도 함께 보고 진단과 처방을 나누는 청년이 있다. 진맥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진지한 그는 미국 한의대를 1년간 휴학하고 귀국한 한종훈 학생이다. “대학에서 분자생물학과를 2년 정도 다니고 미국 어학연수를 떠났는데, 그곳에서 침술을 공부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제 운명이 바뀌었죠.”

그가 새롭게 선택한 학교는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 소재한 사우스베일로대학교였다. 이는 미국에 있는 60여 개의 한의대 중 가장 큰 규모로 그동안 많은 침사를 배출해 왔다.

“그런데 미국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중국의 침법 위주였어요. 어디가 아프면 어디에 침을 놓는 식이죠. 그러다 보니 어느새 환자의 고유한 특성과 상관없이 침만 수십 개를 놓고 있는 저를 보게 됐습니다.”

사암한방의료봉사단원으로 전국 곳곳 누벼
중국침법 환자 고유성 무시하고 침만 꽂아


한씨는 한국의 전통 있고 다양한 요법을 배우고 싶었다. 한의원 운영 노하우도 궁금했다. 1년간 휴학을 결심했다. 그러나 배움의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귀국 후 여러 한의원의 문을 두드렸지만 한의사가 아니기 때문에 번번이 거절당했다. “그러다가 신농백초 한의원의 모집광고를 보게 됐어요. 마치 운명처럼 말이죠.” 혹시나 싶어 지원을 했는데 3일 뒤 전화가 왔다. “원장 선생님이 허락하셨으니까 언제든 오라는 소리를 듣고 날아갈 듯 기뻤어요. 그런데 그 원장 선생님이 금오 선생님일 줄은 꿈에도 몰랐죠.”

3월17일 신농백초 한의원으로 첫 출근했다. 적응해갈 무렵 금오 선생이 채팅으로 비슬산 봉사활동을 권유했다. 한종훈 학생은 단숨에 ‘예!’라고 대답했다. 금오 선생의 ‘40일 강좌’를 놓치면 너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한씨는 자연스럽게 봉사단원으로 녹아들었다. “봉사단은 마치 한몸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요. 그 중심에 금오 선생님이 계시죠. 사재를 털어가면서 40일 교육이나 봉사활동을 수십년 간 일관되게 밀고 오신 점은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한종훈 씨는 내년 3월에 미국으로 돌아가 복학을 한다. 자격증을 취득한 뒤 개원할 지 양방병원에 취직할 지 아직 확실치 않다. “하지만 봉사활동은 계속할 것입니다.”

박진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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