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학과 실체 없는 유령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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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학과 실체 없는 유령조직
  • 승인 2010.10.19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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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 기자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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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암센터 올해도 버티기 일관
한의사 미채용 국감서 질타
국립암센터 올해도 버티기 일관 

국립암센터 전통의학연구과에 한의사 배치가 올해 국감에도 여전히 도마 위에 올랐다. 10년째 이 문제가 국감 단골문제로 지적되는데도 개선될 기미가 없다. 오히려 국립암센터의 버티기 식 태도는 그 수위가 더 높아졌다.

작년 백원우 의원이 강력하게 이를 질타하는 데도 꿈쩍 않던 국립암센터는 올해 국감에서는 주승용 의원이 “차라리 과를 없애라”는 지적에 이진수 국립암센터 원장은 “그래도 되겠습니까”라고 기다렸다는 듯 답변했다. 이는 적격한 지원자가 없다는 그동안의 변명과는 달리 일부러 배제시킨 것이 아니냐는 한의계의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는 발언이다.

한의계 모 인사는 “이진수 원장이 있는 한 한의사가 채용되기도 힘들고, 만약 채용이 된다 하더라도 양방이 전권을 쥐고 있는 그곳에서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얘기를 내부 인사로부터 들었다”며 전통의학과는 이름만 있는 유령 조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국감에서의 질의와 관련해 국립암센터는 주승용 의원실에 서면 답변서를 보냈다. 내용을 확인하면 “2007년 4명, 2009년 1명의 지원자가 있었으나 성과 및 자격기준 등을 충족하는 자가 없어 채용하지 못했다”며 “1명의 연구원이 양방과 협력하여 주도적으로 연구해 적정한 성과를 창출해 내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됐다”고 적혀 있다. 즉 1명뿐인 연구과는 명목상의 조직이라는 점을 자인한 셈이다.

“한방서 연구 효율적” 원장 답변
전통의학과 실체 없는 유령 조직


또한 “불채용 이유가 한의학·한의사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는 지적은 오해”라며 “이미 관련 전문가와 인프라가 구축돼 있는 기관에서 필요한 연구와 진료를 수행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일 것으로 사료된다”고 답변했다. 이러한 답변은 같은 날 국감에서 최경희 의원이 “전통의학과에 한의사를 채용해 한양방 협진을 위한 토대를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이진수 원장이 “이미 협진을 위한 시스템은 다른 곳에 마련돼 있다”고 답변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이미 관련 전문가와 인프라가 구축돼 있는 기관에 대해 국립암센터 측은 한국한의학연구원을 지칭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한의학연구원은 임상센터가 없는 연구기관일 뿐이다. 암과 관련해서는 전문가도, 인프라도 없는 상태다. 이진수 원장의 말과는 사실과 다르다는 얘기다. 향후 임상센터가 설치될 수도 있겠지만 현재 정부에서 한의학연구원 등 기초기술연구회 소속 연구소들을 통폐합할 것이라는 방침이 바뀌지 않았다는 점을 보면 제 코가 석자인 상태여서 쉽게 풀리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러니 한의계 일각에서는 차라리 국립한방암센터 설립을 주장하고 있다. 이진수 원장의 버티기를 보면 이러한 주장이 오히려 설득력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 암정책과 박미라 사무관은 “복지부에서 어떠한 강제 조치를 할 수는 없다”며 “자격기준을 완화하는 문제와 배치 인원이 1명뿐이어서 원활한 연구활동을 할 수 있는 조건이 안된다는 점 등은 내부적으로 검토는 해보겠으나 빠른 시일 내에 이를 해결하기에는 힘들 것 같다”고 답했다.

김정곤 한의협 회장은 “암센터의 수장이 의지와 마인드가 바뀌지 않는다면 수장이 바뀌는 문제도 고려해 봐야 할 것”이라며 “공공기관 한의사 배치의 타겟을 국립암센터에만 둘 것이 아니라 전체 공공의료기관에 두고 전방위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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