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래포럼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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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래포럼 토론회
  • 승인 2010.10.28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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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 기자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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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병원 발전 방향 다양한 의견 속출
시스템 구축 의지가 ‘관건’
한방병원 발전 방향 다양한 의견 속출 

한미래포럼 토론회

한방병원이 발전하려면 환자의 신뢰를 회복하고, 학술적 근거를 제시하며, 특히 질병 별·질병계열 별 전문적 특화로 이용 편의성을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종수 경희대 한의대 교수는 10월22일 서울 삼경교육센터에서 열린 제29차 한미래포럼 ‘한방병원의 전문진료 발전 방향’에 대한 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이 교수의 발표 내용을 놓고 강연석 백은경 이충열 인창식 한창호 교수 등이 3시간 넘게 뜨거운 토론을 벌였다.

이종수 교수는 전문화·특화된 진료형태의 하나로 척추질환 관련 임상경험을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진료의 과정으로 ‘한방검사(맥도락, 양도락 등)→영상진단검사, 이화학검사(협진)→진단명 도출&변증기술행위→변증명 도출 및 변증처방&치료’를 통해 진료한다. 약은 거의 보험제제를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척추질환에 주력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근거였다. 이종수 교수는 “변증을 하는데 좌표값이 맥인데, 28맥의 기준값 가운데 10여개 정도 찾았고, 아직 검증하는 중”이라며 “양도락 검사의 경우도 무엇이 허증인가, 실증인가를 판단하는 기준이 있고 각각 패턴에 따라 약 처방을 어떻게 달리할 것인가를 찾는다”고 밝혔다.

한창호 동국대 한의대 교수는 이종수 교수의 발표 내용에 대해 “발전 방향 제시와 문제점 분석이 구체적이지 못하다”며 “예를 들어 보약문제를 지적했는데 전문성과 상관 없는 분석이다. 의사 흉내 내기를 지적했는데 이것도 한의사의 치료행위는 침·뜸같이 차별화된 의료행위를 제공하고 있고 진단의 문제라고 한다면 진단기기 개발이 부족한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이어 “근거가 부족하다면 임상 프로토콜이 유형화돼 있다는 정도는 논문이든 사회활동이든 어떤 형태로든 발표하고 홍보하고 알려야 한다. 즉 임상연구가 활성화돼야 한다. 양방은 그런 게 잘 돼있다”고 주장한 뒤 임상연구의 활성화 방안으로 “전문병원제도에 대해 한의계가 적극 동참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확대 재생산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종수 “질병명 중심으로 전문화 필요”
한창호 “전문병원제도 확대재생산해야”
박왕용 “10대질환 전문특화진료 확보”

한편 백은경 한미래포럼 대표는 “프로토콜이나 논문 작성에서 역량 있는 인재가 별로 없다. 한방병원 교수들이 전문 진료를 하기에 적합한 수준인가도 궁금하다”고 물었고, 이에 대해 이종수 교수는 “우리 병원만 본다면 각 과에서 무엇을 하는지, 즉 직무기술서에 어떠한 내용이 기술돼 있는지 해당과 교수들이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교수 40여 명 중 한 질환만으로 외길을 가는 분들은 20%가 안된다”고 답변했고, 한창호 교수는 “부족하지만 발전하고 있다. 꾸준히 동기 부여를 시켜줘야 한다”고 답했다.

강연석 원광대 한의대 교수는 백 대표 지적에 “한의대가 늘어난 지 오래되지 않았고 박사가 배출된 역사도 짧다.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하고, 한창호 교수는 “교수집단을 적으로 돌릴 게 아니라 부분적으로 자를 것은 자르고 둘 것은 발전시키는 방법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종수 교수의 제안처럼 질환 별 전문화로 방향을 두었을 때 양의에 비해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강연석 교수가 우려하자, 인창식 경희대 교수는 “병명 위주로 가야 한다는 것은 일반인들을 위해 중요하고, 이는 전문성과는 상관없다”고 말했다. 인 교수는 임상연구로 가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임상연구가 만능은 아니다. 기초적인 실체가 가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임상연구는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이충열 경원대 한의대 교수는 “임상연구가 활발하다고 해서 진료에 피드백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한방병원과 양방병원 간, 한의원과 한방병원의 차별적 전문성이 있나, 한방 각과가 전문성을 갖고 있나?”고 반문하고 나서 “문명의 이기를 이용한다고 전문성이 높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역설했다.

이에 이종수 교수는 “계열 별로 진료하고 연구하다 보면 부작용이나 효과적인 치료수단 등 키포인트가 발견된다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인창식 교수도 “진단과 치료, 환자의 예후관리까지 전체를 다 관리해야 전문가다. 예를 들어 장기 이식 분야와 같이 양방도 발전하는 과정 중에 전문성을 확보해 나갔다”고 답했다.

박왕용 전 한미래포럼 대표는 “과거 임상능력이 뛰어난 교수들이 60~70%가 됐는데 그 이후 세대가 전수받지 못해 한방병원 위기가 초래된 것 같다. 오히려 개원가의 임상가들이 더 낫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실정인데, 한방병원이 더 나은 능력을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박왕용 전 대표는 이어 “10대 다빈도 질환만이라도 대학병원이 전문성을 확보하고 개원가와 차별화된 진료능력과 노하우를 보여주고, 이를 개원가로 확산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창호 교수는 이에 공감을 표하면서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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