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날의 소설가 꿈 이뤄낸 한의사 오수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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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날의 소설가 꿈 이뤄낸 한의사 오수완
  • 승인 2010.12.02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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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주 기자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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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로 중앙장편문학상 수상

어떤 한 가지만 선택하기 보다는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고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며 삶의 의미를 찾는 사람, 이른바 ‘르네상스 형 인간’이라는 말이 있다. 바로 얼마 전 ‘책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라는 작품으로 제2회 중앙장편문학상을 수상한 오수완(40)경희수한의원(서울 중랑구)원장에게 어울리는 말 같다.

한의사로서 환자를 돌보는 일을 하면서도 글쓰기, 그림, 축구 등 다양한 열정을 품고 있는 오수완 원장

소설을 왜 쓰나?

“소설을 쓰게 된 특별한 계기는 없었지만 굳이 말하자면 대학시절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처럼 쿨하고 흡입력 강한 글을 한번쯤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 원장은 이후 PC통신 문학 동호회에서 활동하기 시작하며 꾸준히 글쓰기를 했다. 처음에는 일상적인 생활을 글로 담거나 일기를 소설로 대체하는 등 가벼운 마음으로 글쓰기를 했지만, 당시 몇몇 동호회 회원들이 등단하는 걸 보고 10여년 정도 전 부터는 그 역시 등단을 목표로 보다 진지하게 작업했다고 한다.
“이번에 등단을 하긴 했지만 이전부터 작가라는 생각으로 열정적으로 작업했다.”고 털어놨다.
오 원장은 틈틈이 작품을 구상하고 기회가 될 때는 신춘문예에 응모하기도 했다. 본선에도 더러 올라가기도 했으나 당선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또 그동안 단편으로 시작해 중편, 장편으로 분량을 늘려왔는데 장편을 완성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첫 장편작이 수상의 영광까지 안겨준 효자노릇을 한 셈이다.

‘책사냥꾼을 위한 안내서’

‘책사냥꾼을 위한 안내서’의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주인공 정도형은 선천적으로 말을 더듬지만 책을 훔칠 때 만큼은 그런 증상이 약해진다. 이런 이유 때문에 자연스럽게 거물 희귀본 거래업자로부터 협박성 의뢰를 받게 된다. 그가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귀한 희귀본 창고를 찾아가는 과정이 소설의 뼈대가 되며 그 과정을 통해 독서 행위와 책 수집욕 등에 관한 성찰이 묻어난다.
“헌책방과 관련해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으로 처음 작품을 구상하게 됐습니다.”
오 원장은 이번 작품을 통해 꼭 어떤 의지나 사상을 전달하기 보다는 우선 독자에게 재미를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더 나아가 흥미 이상의 특별한 의미가 전달될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덧붙여 말했다.

오수완 원장 = 책사냥꾼?

“책을 신성시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도서관 역시 희귀본을 가지고 있어야 어느 정도의 인지도와 유명세를 타기도 하죠.”
하지만 오 원장의 생각은 다르다. 물론 희귀본이 역사적·문헌학적으로 가치가 있음은 사실이지만 책 본연의 기능은 본질적으로 사상, 지식을 실어 나르는 역할로 언제든지 꺼내 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희귀본을 찾아 목매는 건 별로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오 원장의 서재에는...

오 원장은 문화, 예술, 인문, 사회, 과학, 한의학, 축구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탓에 소장하고 있는 책도 다양하다. 그 중 요즘 그가 읽고 있는 책은 ‘셰익스피어 4대 비극’, ‘단테 신곡 강의’, ‘커트 보네거트의 타임퀘이크’, ‘의학이란무엇인가’ 등 희곡, 고전, 현대, 전문영역을 넘나들고 있었다.  축구를 좋아하는 그는 틈틈이 축구관련 책을 읽으며 그에 관한 소설도 구상중이라며 다음 작품에 대한 얘기를 넌지시 꺼냈다.

현재는 특히 글쓰기 영역에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지만 한때는 작곡과 그림 그리는 일에도 심취했었다는 오 원장, 그의 작품이야기를 비롯해 관심분야 등을 이야기하며 인터뷰 내내 그는 진정 ‘르네상스 형 인간’이라는 표현이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가진 관심 영역만큼이나 다음 작품 속에는 어떤 얘기가 담기게 될지, 그리고 다양한 열정을 품은 그에게서는 또 어떠한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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