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음악치료센터 이승현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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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음악치료센터 이승현 센터장
  • 승인 2011.08.1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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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주 기자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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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음악치료 만족도 “매우 높아요” 오장기능의 특성에 맞게 오음 처방

 

 

한의학적 변증에 따라 질병치료에 필요한 기운을 환자가 직접 악기 연주를 통해 발산하기도 하고, 수렴하기도 하며, 한방음악치료사를 따라 연주하며 고통없이 쉽고 즐겁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이 있다.

정신과 육체를 하나로 보는 한의학 이론에 접목해 한방음악치료라는 한방요법을 연구해 정신 및 정서적인 질병치료 뿐 아니라 육체의 질병치료에도 도움을 주고 있는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음악치료센터 이승현 센터장(48)을 만나보았다.

한방음악치료를 하게된 계기
이화여자대학교 음악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이승현 교수가 한의학박사가 되기까지의 사연은 이렇다. 학부시절 성대결절로 인해 더 이상 성악을 계속 할 수 없었던 이 교수는 석사과정에서 음악교육으로 전공을 바꾸게 되었고, 이후 음악이론을 가르치는 음대 강사를 하던 중 1997년 즈음 국내에 음악치료가 도입돼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음악치료학회에서 진행하는 강의를 듣게 됐는데 음악치료라는 개념이 자폐아 등의 환자에게 음악을 들려주고 치료를 한다는 내용이고, 제가 공부하는 음악이 병을 치료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참 뿌듯했죠”

그런데 강의를 듣던 이 교수는 ‘사람마다 병이 다 다른데 병에 따라 어떤 음악을 선정하는 것일까’에 대해 궁금해졌고 안타깝게도 단지 좋은 음악이라는 학회 측의 대답에 너무도 막연하다고 느꼈다.

“강의를 듣고 난 후 음악치료에 대한 생각을 계속 하게 됐는데, 문득 예전에 석사논문을 쓰면서 참고했던 국악관련 자료 중 하나가 떠올랐어요. 각치궁상우에 대한 내용이 한의학 문헌에 나와있는 것이었죠. 따라서 한의학에도 음악치료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고, 이에 대한 질문을 경희대 한의대 원전의사학교실 故 박찬국 교수님께 찾아가 여쭙게 된 것이죠.”

하지만 「황제내경」에 나온 오음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궁금증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고, 결국 이 교수는 한의학과 오음, 그리고 한의학과 음악치료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계속 해보기로 결심하게 된 것이다.

“운이 좋게도 박 교수님께서 4년간 연구조교를 할 수 있게 해주셨고 그 기간 동안 한의대 수업도 청강하며 공부할 수 있었죠. 이후 한의학 박사과정을 통해 한방음악치료에 대한 연구를 보다 심도 깊게 할 수 있었어요.”

 

 

한방음악치료의 임상효과
“한방음악치료는 심리적인 치료만 하는 게 아니라 심리적인 요인으로 발병하는 육체적인 질병치료에도 쓸 수 있는 것이죠. 즉 단순히 심리적 안정이 아닌 중풍, 아토피, 화 등을 다스릴 수 있는 치료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기존의 음악치료는 심리학의 이론을 바탕으로 심리학과 음악이 결합된 치료방법이다. 하지만 한방음악치료는 그것과는 뿌리가 전혀 다르다는 설명이다.

“한방음악치료는 한의학의 이론을 바탕으로 오장(간, 심, 비, 폐, 신) 기능의 특성에 맞는 오음(각,치, 궁, 상, 우)이 발하는 기를 통해, 각각의 장기에 허한 기운은 보하고 실한 기운은 사하는 치료법을 사용합니다.”

우선 환자가 어떤 병증인지를 상담을 통해 진단한 후, 어떤 악기를 쓰고 어떤 리듬을 사용할 것인지 처방하게 된다. 예를 들어 중풍환자를 위한 한방음악치료는 언어어눌, 편마비 등의 완화를 위해구음요법, 색건반요법, 오행리듬치기요법, 칠정치료음악요법 등을 사용한다.

얼마 전 강동경희대학교병원에서 한방음악치료를 받은 45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만족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치료만족도’ 부문에서 대부분이 도움이 됐다는 의견을 주었고, 다른 환자에게도 권한다는 의견이 93%로 긍정적이었다.

“중풍환자를 대상으로 한달 간 침과 약만으로 치료한그룹과 침과 약 그리고 한방음악치료를 겸해서 치료한 그룹을 살펴본 연구를 실시한 적이 있는데 결과는 후자가 80% 더 빨리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어요. 침과 약의 치료와 한방음악치료를 겸한다면 치료효과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는데 그렇다면 한방음악치료가 한의학의 치료수단으로서 경쟁력이 있지 않겠습니까?”

 

 

한방음악치료의 미래
“한방음악치료가 한의학의 특화된 분야로서 한의사들이 한방음악치료를 이해하고 한의학의 한 영역으로 개발해 가는 등 다른 대학병원이나 로컬에서도 발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 교수는 현재 경희대 한의대에서 선택과목인‘한방음악치료학’ 수업과, 경희대 교육대학원에 ‘한방음악치료과정’을 통해 한방음악치료에 대한 후학을 양성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 확대될 수 있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방음악치료가 한의학의 치료수단으로 확고하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학문적인 여러 가지 임상 데이터 구축하는 일을 꾸준히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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