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한약 임상사례(19)-잘 낫지 않는 감기에 보중익기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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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한약 임상사례(19)-잘 낫지 않는 감기에 보중익기탕
  • 승인 2011.09.29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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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

이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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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진료는 토목공사에 해당
한의사라면 학생 때부터 후세방 상한방 사상방 등 수없이 많은 처방들을 배웠으며, 임상에 나와서도 한의사를 대상으로 하는 처방강의들이 많이 있지만 탕약을 처방할 기회는 오히려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럴 때일수록 보험진료를 통해서 안정적인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 EBM에 바탕을 둔 침 치료와 보험한약치료로 내원환자수를 조금씩 늘려간다면 상대적으로 탕약을 처방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질 것이다. 보험진료를 토목공사, 비보험진료를 건축물에 비유할 수 있는데, 지금은 토목공사에 힘을 기울여 차분히 기초를 다져나가야 할 시기라 생각된다.

한 달된 중이염과 축농증으로 내원하다
올해 4월에 7세 남아가 1달 동안 오른쪽 귀의 통증과 누런 콧물이 잘 낫지 않아 내원하였다. 소아과에서 중이염과 축농증으로 진단받고 치료하였으나 잘 낫지 않아 한의학적 치료를 찾게 된 것이다. 고막주위에는 농이나 염증이 관찰되지 않았으나 비강 안을 보니 중비갑개상에 농성비루가 흘러내리는 것이 관찰되어 비연으로 진단하고 형개연교탕을 3일분 처방하였다.

귀의 통증과 누런 콧물은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하였으며, 6차례 정도 처방 후 귀의 통증과 누런 콧물이 많이 호전되고 대신 맑은 콧물이 남아있다고 하였다. 그래서 소청룡탕으로 변경해서 3일분 처방하였는데, 3일 후 다시 누런 콧물이 관찰되었다. 염증이 아직 가라앉지 않았던 것이라 생각되어 다시 형개연교탕으로 처방하였다. 하지만 이번에 형개연교탕으로 바꾼 후에도 큰 차도가 없었다.

염증이 오래 가는 것은 면역력이 떨어진 것으로 판단하여 보중익기탕 보험한약을 함께 처방해서 반반씩 복용케 하였다. 3일간 복용 후 다시 호전되기 시작하였으며, 2차례 더 함께 처방한 연후에야 누런 콧물이 없어지고 치료를 종결할 수 있었다.

보중익기탕은 면역회복능력이 있어
보중익기탕은 황기 인삼 백출 감초 당귀 진피 승마 시호 총 8가지 약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허증 특히 중기하함증에 쓰이는 가장 대표적인 처방이다. 기가 허하다는 것은 결국 면역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는데, 보중익기탕을 노령마우스에 경구투여한 후에 T세포 수, NK세포 수, 항체생산능력 등이 회복되었으며,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마우스에 경구투여하자 생존기간이 연장되었다(한방처방의 동서의학적 해석, 조기호 편저, 퍼시픽출판사, 2006.)

그리고 피로, 식욕부진, 소화불량, 체중감소 등을 호소하는 노인들에게 보중익기탕과 안중산을 4개월간 복용시켰더니 보중익기탕을 복용한 집단이 안중산을 복용한 집단보다 NK activity가 현저하게 향상되었으며, NK activity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되는 IFN-γ 의 혈청 농도가 유의하게 올라갔다(Kuroiwa A et al. Effect of a traditional Japanese herbal medicine, hochu-ekki-to (Bu-Zhong-Yi-Qi Tang), on immunity in elderly persons. Int Immunopharmacol. 2004 Feb;4(2):317-24.). 그러므로 감기 증세가 잘 떨어지지 않고, 회복이 더디고 아울러 기허증이 동반될 경우 보중익기탕 보험한약을 병행해볼 수 있겠다.

이준우 / 경기 탑마을경희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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