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한약 임상사례(21)-시호지제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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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한약 임상사례(21)-시호지제의 이해
  • 승인 2011.10.27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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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우

이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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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호, 스트레스나 감기로 중심순환압력 상승시 유효

열기구
커다란 공기주머니가 따뜻한 공기를 한껏 머금으면서 점점 팽창되어간다. 그러다 공기주머니가 팽팽해지면 날아오르기 시작하고 하늘위로 둥실둥실 떠다니게 된다. 이렇게 둥실둥실 떠다니는 열기구를 내려오게 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는데, 첫째는 열기구 안의 공기를 차갑게 하면 부피가 작아지면서 내려오게 되고, 둘째는 열기구에 구멍을 뚫으면 바람이 빠지면서 부피가 작아지면서 내려오게 될 것이다.

이때 열기구를 차갑게 해서 압력을 낮추는 약을 시호라 한다면 열기구에 구멍을 뚫어서 압력을 낮추는 약은 형개 방풍 강활 독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시호는 해열작용과 함께 카페인 등으로 인한 중추신경흥분 작용에 길항하기 때문에 그 효과를 ‘cool down & calm down’이라고 정리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동의수세보원」에서는 시호 대신 형개와 방풍으로 인체의 전면(양명경과 임맥)에 구멍을 뚫고, 강활과 독활로 인체의 후면(태양경과 독맥)에 구멍을 뚫어 양명경에 위치한 정기와 태양경에 위치한 사기가 소양경에서 대치하고 있는 상황을 풀어내겠다는 전략을 쓰고 있다.

교감신경
외부의 위협이 닥쳤을 때 우리 몸에 경각심을 알려주는 역할을 교감신경이 하는데, 위협적인 상황이 닥치거나 혹은 에피네프린 같은 교감신경 흥분제를 주사하게 되면 심장은 수축력과 맥박이 증가하고 말초 동맥은 좁아지면서(α receptor는 세동맥을 수축시키는 반면, β receptor는 세동맥을 확장시킨다), 점점 열기구와 같이 팽창 및 상승기류가 형성되어 간다.

교감신경이 흥분되고 상대적으로 부교감신경이 억제가 되면 분비기능이 떨어지면서 입이 쓰고(口苦) 인후가 마르고(咽乾) 눈이 아찔한(目眩)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상한론」에서는 소양병이라 하여 소시호탕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이제마 선생님은 “不當用 小柴胡湯 當用 荊防敗毒散 荊防導赤散 荊防瀉白散”이라 하여 시호 대신 형개 방풍 강활 독활을 사용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소양인 表寒證(차가운 날씨에 떠다니는 열기구를 떠올리면 적당할 것 같다)에 降表陰이라는 하강기류를 만들어서 치료하는 방법인데, 수축된 말초의 혈관과 근육을 이완시켜 중심순환압력을 떨어뜨리고자 한 시도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이들 처방의 주치증이 소양병의 주증인 口苦 咽乾 目眩이 아니라 모두 ‘治頭痛’이라고 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제마 선생님이 시호의 사용을 비판하면서도 동시에 소양인 表寒證의 주치증이 감기나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두통임을 명확히 제시한 것을 볼 수 있다.

시호지제 보험한약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호의 활용가치는 상당히 높다고 생각된다. 중심순환압력이 지속적으로 상승되어 나타나는 긴장상태는 주로 형개 방풍 강활 독활 등으로 풀어내지만, 스트레스나 감기로 인해 갑작스럽게 중심순환압력이 올라간 경우는 여전히 시호의 사용이 유효하다고 생각되며, 「동의수세보원」에 있는 형방패독산에도 ‘시호’를 포함시키고 있다.

처방 이름에 시호가 들어간 보험한약만 해도 대시호탕 소시호탕 시호계지탕 시호소간탕 시경반하탕 시호청간탕 삼호작약탕 등 7가지나 있으며, 가미소요산 형개연교탕 보중익기탕 패독산류 등에도 시호가 들어 있듯이 시호의 활용범위는 굉장히 넓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보험한약을 사용함에 있어 시호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라 생각된다.

이준우 / 경기 탑마을경희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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