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대한한의학회 학술대상 받은 배현수 교수(경희대 한의대 생리학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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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대한한의학회 학술대상 받은 배현수 교수(경희대 한의대 생리학교실)
  • 승인 2011.11.1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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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주 기자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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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재 ‘목단피’의 항암효과 검증-독성 일으키는 기존 항암제의 한계 극복 기대

목단피에 함유된 성분인 메틸 갈레이트가 조절T세포의 이동을 효과적으로 차단해 암세포 증식을 억제한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조절 T임파구 종양침 억제에 의한 메틸 갈레이트의 항암효과’ 논문으로 제10회 ‘대한한의학회 학술대상을 수상한 경희대 한의대 생리학교실 배현수 교수를 만나보았다.   

-이번 연구의 배경 및 의의는?
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요법 등 기존의 항암치료는 암세포를 사멸하는 요법 위주다. 그런데 이 같은 요법은 아무래도 빠르게 자라는 세포를 타깃으로 하다 보니 암세포가 자라는 속도를 늦출 수는 있지만 다른 정상세포들 마저도 사멸시키는 부작용을 함께 가지고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한 예로 항암치료 시 탈모현상이 나타는 것 역시 암세포를 죽이는 것과 동시에 모발모공세포도 함께 사멸시키기 때문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요즘에는 정확하게 암세포만을 죽일 수 있는 연구를 진행 중인데 아직 개발 단계에 있으며, 또 하나는 면역 암치료법으로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다는 배경을 가지고 연구 중이다.
이번 연구는 후자에 속한다. 면역세포의 한 종류인 조절T세포가 증가할수록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면역세포 기능이 억제돼 생체 내의 항암 면역 기능을 저하시키고 빠른 속도로 암을 증식시킨다는 사실에 주목했던 것이다.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세포에도 독성을 일으키는 기존 항암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연구로서 특히 한약재를 이용한 새 물질을 발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메틸 갈레이트의 항암효과를 증명하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해 달라.
거의 3년 동안 조절T세포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천연 한약재를 찾아내고자 집중적으로 연구해왔다. 그 과정에서 300여종의 한약재를 일일이 추적한 결과 목단피(모란의 뿌리껍질)가 조절T세포의 기능을 선택적으로 억제하고 메틸 갈레이트(목단피 내의 특정물질)가 조절T세포의 암세포 이동을 효과적으로 차단, 암세포 증식을 억제한다는 것을 규명할 수 있었다.
면역력 유무에 따라 메틸 갈레이트의 항암효과가 달라진다는 사실도 동물실험을 통해 검증할 수 있었다. 동물실험에서 면역력이 결핍된 동물에게서는 메틸 갈레이트의 항암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즉 다른 항암제와는 달리 면역력 유무에 따라 항암작용도 달라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메틸 갈레이트로 암 치료가 가능한가?
아직 이것으로 완벽하게 암 치료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면역조절을 통해서 암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메틸 갈레이트를 통해 검증했고, 이 외에도 면역조절 기능을 가진 한약재가 많이 있기 때문에, 완벽하게 한약으로 암을 없애겠다는 것 보다는 치료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이것을 약으로 개발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로컬에서는 이번 연구결과를 적용함으로써 한약보조재로는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앞으로의 연구 방향 및 계획은?
면역계통을 중심으로 해서 암을 조절하는 연구를 앞으로도 계속 진행할 계획이고, 또 하나 관심을 갖고 연구 중인 분야는 항암제들의 부작용을 완화 내지는 약화시킬 수 있는 한약요법에 대한 것이다. 항암제들이 간 독성만큼이나 신장에 독성을 많이 나타내고 있는데, 신장을 보해서 항암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한약에 대해서 연구 중이다.
스스로 한의과학자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한의학도 하지만 과학도 한다는 의미다. 내가 생각하는 과학이라는 개념은 인류문화의 유산으로, 이 지식을 충분히 활용해서 더 좋은 의학으로 발전해가는데 기여하려는 마음가짐으로 앞으로도 노력하겠다.

신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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