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수유 중 의약품 (17) 감초
상태바
모유수유 중 의약품 (17) 감초
  • 승인 2011.11.10 11: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선영

조선영

contributor@http://


한의사 진단 없이 오·남용시 심각한 부작용 초래

‘약방의 감초’라지만 전문가들은 모유수유 중 감초의 사용은 용량과 용법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권한다. 국제 권장가이드에서도 모유수유 중 감초의 사용은 꼭 전문가의 진단 처방을 거치도록 하고 있으며, 임의투여를 금지하는 등급으로 분류되어 있다. 이러한 가이드라인을 근거로, 한약을 폄훼하고자 하는 일부 의료인은 “한약에는 모두 감초가 들어가기 때문에 모유수유 중 한약을 먹지 말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국내에는 ‘감초’ 가 식품과 의약품에 함께 쓸 수 있는 원료이기 때문에 산모용 영양식품에도 ‘감초’가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식품에 사용될 때 용량에 관한 규정은 없어서 자의적으로 제품에 포함되고 있는 상태이다. 국제 가이드라인에서 모유수유 중 감초를 ‘임의 투여 금지’ 품목으로 분류한 것의 의미는 무엇이고, 증례와 약리 연구에서 밝혀진 내용에 대해서 기술해보도록 하겠다.

감초의 용도와 모유수유 중 사용 목적
감초는 해외에서도 감미제로 사용되기도 하였으며 치료용 약물로도 사용되었다. 모유수유 중에는 젖양을 늘리는 약초로 인식돼 있어 해외에서도 젖양을 늘리기 위한 방편으로 다른 약초들과 병용투여하거나, 감초 단독으로 복용한 사례도 있었다. 전통적으로는 복통, 식욕부진, 동통, 경련, 피부질환, 염증성 질환 등에 치료목적으로 사용해왔다. 현대 약리연구에 의하면 ‘항경련, 항균, 해독, 해열, 항궤양, 항바이러스’ 등의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오남용 시 부작용 보고
2007년판 PDR(Physician’s Desk Reference)에 의하면 “감초는 전문가의 관리감독 하에 있지 않은 경우 장기간 사용되어서는 안된다”고 기록되어 있다. 장기간 남용할 경우 ‘고혈압, 부종, 심장통, 고 코르티솔증, 가성 알도스테론증, 나트륨정체, 고나트륨혈증, 저칼륨혈증과 같은 전해질 불균형으로 인한 저혈압, 근육약화, 이완성마비(flaccid paralysis), 드문 경우에 마이오글로빈뇨증’을 일으킨다고 경고하고 있다.

모유수유 중 약리
감초는 글리시리진(glycyrrhizin)을 포함하고 있다. 이 성분은 장내에서 대사되어 활성 글리시레틴산(분자량 470)으로 변화한다. 감초의 성분이 모유량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있어서 사용되기도 한다. 그런데 혈중 프로락틴 수치가 정기적인 감초 추출물 투여중인 경우 오히려 낮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감초의 정기적 투여가 프로락틴 수치를 낮춘다면 젖양은 오히려 줄어들게 될 것이다. 아직까지 감초가 젖양 증감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다.
감초의 영아에 대한 영향
감초 단독이 아닌 약초 복합물을 단기 투여시 아기의 산통을 가라앉혔다는 보고가 있다. 그러나 고용량 장기 투여시에 대한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다. 미국의 FDA에서도 감초의 약리작용이 부신의 호르몬 대사에 영향을 미치고 저칼륨혈증과 고혈압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모유수유 중 전문가의 진단 없이 자의적 투여를 금지하고 있다. 모유수유 중에도 감초 성분이 모유로 분비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용량과 용법에 주의하며, 아기의 상태를 관찰하면서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감초 관련 국제 권장사항
1. 의료인의 자문 없이 4~6주 이상 써서는 안됨.
2. 임신 중 임의투여 금지.
3. 모유수유 중 임의투여 금지.
4. 하루 50g이 넘는 감초 추출물 복용시 고혈압, 가성알도스테론증(pseudoaldo steronism) 가능성을 높이므로 주의해야 함.
5. 장기 복용시 하루 20g을 넘지 않도록 함.

산모 영양식품에 감초 포함 여부 확인해야
감초를 1회분 소량 음료나 감미료 목적으로 섭취하는 것은 독성에 문제가 없으나, 장기적으로 과량 복용시가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시중 모유수유를 위한 산모식품에 감초가 포함되어 있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산모들이 약보다 식품이 안전하다고 생각하여 전문가의 진찰 없이 임의로 장복하는 경향이 많은데 주의가 요구된다. 국내에는 아직까지 모유수유 중 엄마와 아기를 위한 약리작용이 있는 원료의 식품가이드가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알아서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의사의 진단 후 투여해야 안전
전통적 감초 사용 증례를 살펴보아도 감초는 하루 0.75g~15g 정도까지 다양하게 사용되었다. 전통 증례에 따르면 감초 독성이 나타나는 1회 50g을 초과하거나 장기간 20g 이상 투여할 일은 없으므로 안전할 것이다. 다만 현대에 보고된 증례에서도 살펴보면 감초 성분에 대한 민감성에 개인차가 크므로 전문가의 진찰과 면밀한 관찰을 거쳐 투여해야 할 것이다.
전통 증례 기록에서도 모유수유 중에 치료목적을 위해 필요한 기간을 정해놓고 사용한 것을 찾아볼 수 있다. 감초가 포함된 약물이나 식품을 투여 중 젖먹이 아기에게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중단하고 한의사에게 상담을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조선영
서울KBS한의원 원장
대한모유수유한의학회 총무이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