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교수의 세계 속으로(4) - 의료관광과 국제 진료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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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교수의 세계 속으로(4) - 의료관광과 국제 진료②
  • 승인 2011.11.2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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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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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특성 고려한 다양한 치료와 체험 프로그램 개발 필요

이번에는 그동안의 경험과 정보에 따라 해외 환자의 국가별 특징을 간략히 설명하기로 한다.

일본
우선 거리상으로 한국과 대단히 가깝기 때문에 이동에 대한 시간 및 경제적 부담이 다른 국가에 비해 적다. 개인차는 있지만, 대체로 피시술자 및 연계된 여행업체 모두 높은 치료율보다는 안전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많아, 위험 부담이 있는 고난이도의 침습적인 시술이나 검사보다는 부작용과 위험을 최소화하는 안전한 시술에 우선순위를 두고 치료를 시작하고, 충분한 상호 신뢰가 구축된 이후에 보다 적극적이고 다양한 치료 기술을 시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체로 전문저널의 기사나 인터넷 등의 정보에 민감하고, 문화에 대한 학습이나 체험에도 높은 관심이 있어, 이와 관련된 연계 프로그램 개발 및 홍보가 효과적이다. 

중국 / 대만
한국의 성형과 미용분야에 대한 선호도가 높으며, 한국의 의료기관이 현지에 거점 병원을 설립하거나 합작하는 형태로 직접 현지에서 진료가 이루어지거나, 한국에서 진료를 받고 돌아온 환자의 사후관리 등을 연계하여 진료하는 방식도 있다.

침구학이나 한약 등의 동양의학에 대한 인식은 높지만, 스스로 중의학의 본산이라는 자부심이 있기 때문에 한의의료관광에 대한 수요는 아직 높지 않은 편이다. 북경의 동인당이나 중의병원 방문 등 일반관광객을 상대로 한 의료관광분야 또는 뇌졸중 재활 등 특정 질환을 특화하여 외국인 환자를 적극 유치해온 일부 병원은 벤치마킹을 할 필요도 있다. 세계 최대 인구의 국가이고, 21세기 들어서 빠른 경제발전을 하고 있기에 향후 의료관광분야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러시아
동부유럽에서 아시아대륙에 이르는 광대한 국가로서, 특히 블라디보스톡, 하바롭스크 등의 극동 러시아지역은 한국과 거리가 가까운 편이다. 그동안의 사회주의 영향으로 자국 내 보건의료시스템이 아직 만족스럽지 않아 의료관광에 대한 관심 및 수요가 많고, 전반적으로 한국 의료기술에 대한 신뢰가 높고, 특히 전통의학에 대한 관심도 높아서 침이나 한약 등 한의학 진료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2008년 5월 극동 러시아 지역에서의 조사 보고에 의하면, 한국으로 의료관광을 떠나겠다는 응답이 80.3%에 이르며, 한국에서의 진료는 종합건강검진(33.3%), 한방진료(32.5%), 치과진료(16.2%), 심질환·내과진료(7.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연합뉴스, 2008년 5월 9일).

러시아어는 영어나 일어 등에 비해 전문 통역 인력이 적고, 아직은 문화에 대한 상호 이해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지만, 점차 한국에서 건강검진과 수술 등의 급속한 양적 증가로 국내 여러 병원에서 유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개인적 경험에 의하면, 비만, 관절염, 디스크 질환, 내과 질환 등으로 한방병원을 내원하는 경우가 많았다.

중동
미국의 9.11사태 이후 테러와의 전쟁 선언 및 이라크 전쟁 등의 여파로 중동인들의 미국 여행이 비자발급이나 정치적 문제 등으로 어려워지자 다른 국가로 의료관광객의 수요가 옮겨지고 있다.

중동 지역 내에서는 레바논이 의료관광의 허브로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과 상당수 의료진이 유럽 등지에서 학위를 받아 외국어에 능통하다는 장점이 있으며, 건강검진과 성형 수술의 비중이 높다(최기형, 「레바논, 중동 의료관광 허브로 부상」, KOTRA, 2005년).

국내에도 중동 지역 정부기관 인사 및 여행업계 등에서 직접 한국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빈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고, 대장금 등 한국 드라마의 높은 인기로 한국에 대한 전반적 관심이 이전 보다 많이 높아져 있다. 이러한 여러 요인을 바탕으로 중동 지역도 향후 한국 의료관광의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본격적 활성화를 위해서는 중동 지역의 문화와 언어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 및 대비가 필요하다.

미국
이동 거리가 멀기 때문에 의료만을 위한 한국 방문 수요는 아직 많지 않고, 대체로 해외 거주 교민 위주의 고국 방문을 겸한 입국 형태가 많다. 미국의 경우 의료의 수준은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지만, 지나치게 고가인 의료비 때문에 일반인들이 병원을 가는 것이 큰 부담이 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특히 교민들의 경우 한국에서 건강검진, 치과, 미용 등에 관심이 많고, 한의학에 대한 관심 및 기대도 높다. 일부 병원 및 한방병원/한의원에서 현지 의료기관과 협력관계를 맺는 경우가 점차 늘고 있다.

캐나다
캐나다의 의료제도는 대부분 무상으로 공공의료보장이 되어 우수한 면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응급상황이 아닌 대부분의 경우 주치의를 통한 간단한 질병 치료 이외에는 진료의뢰를 통해 전문의 진료나 수술을 받기까지 수개월 이상 많은 시간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아 고비용의 사설 의료기관 및 해외로 의료관광을 고려하는 경우도 많다.

유럽 연합
유럽 연합의 국가들의 의료보장제도는 크게 분류하면, 국가가 직접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의료서비스제도(National Health Service : NHS)를 채택한 국가(영국, 아일랜드, 덴마크,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와 의료보험제도(National Health Insurance : NHI)를 채택한 국가(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룩셈부르크 등)로 분류할 수 있다.
현대의학에 대해서는 비교적 사회보장제도가 잘 수립되어 있지만, 침술을 비롯한 한의학 관련해서는 아직 현지의 제도가 미비한 경우도 많지만, 점차 관심 및 시술이 늘고 있다.

이상으로 북남미대륙이나 유럽대륙 등 원거리의 국가들은 거리 및 문화에 대한 차이로 순수 치료목적의 한의의료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이 쉽지 않다. 따라서 우선 한국을 찾는 일반 관광객들에게 여행업계와 연계하여 전통문화로서의 한의학을 소개하고 본인의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는 한의학 요법에 대한 간단하고 흥미로운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한의학에 대한 인지도를 높여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또 한편으로는 외국 환자를 국내로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지 병원과 협력하거나 병원을 설립하여 국내 한의사의 적극적 해외진출을 통해 더 많은 외국인들에게 한의학을 소개하고 우수성을 현지에서 경험하고 인정받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 하겠다. <계속>

이상훈 / 경희대 한의대 침구학 교수

* 본 의료관광 칼럼은 필자의 ‘한국 의료관광 및 국제 진료의 현황과 발전 방안’(경희의학. 25(2):2009:43-9)중에서 발췌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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