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의 밥상(14) - 안상훈 원장 (분당 수인재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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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의 밥상(14) - 안상훈 원장 (분당 수인재한의원)
  • 승인 2012.03.2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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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기자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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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小食)으로 건강한 삶을 유지하자

 

분당 수인재한의원의 안상훈(41) 원장은 채식이나 체질식이 등의 특별한 식이요법을 하지는 않는다. 그는 ‘음식’을 체질에 따라 가릴 필요 없이 누구나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건강을 위해 특별히 음식을 가려서 먹은 적은 없습니다. 언제 지은 밥이든, 국이 있든 없든, 반찬가짓수도 상관없이 그냥 늘 즐겁게 먹습니다.”
“스스로 좋은 식성을 타고난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안 원장은 단 한 번도 반찬투정을 해 본 적도 없단다.

그래도 한 가지 중요하게 지키는 섭생법이 있는데, 바로 ‘소식(小食)’하는 것이다.
“늘 가볍게 먹으려고 하는 편인데, 소식은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학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몸무게가 거의 변함이 없는데, 그동안 소식을 해온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그는 대학시절 무술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운동할 때 외에는 식사량을 줄여야 된다는 것을 알고부터 소식을 실천해왔는데 벌써 20년이 넘었다. 아침, 점심은 든든하게 먹고, 특히 저녁은 적게 먹는단다.
지금처럼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시대에 소식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터. 그는 건강보다는 과식 후의 거북한 느낌이 싫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소식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식당에서 나오는 식사량은 사람이 한번에 섭취해야할 칼로리보다 과다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평소 공기밥 한 그릇을 다 먹지 않고, 반찬도 적게 먹습니다. 소식을 하면 머리가 맑아지고, 노화방지효과도 있습니다.”

과식을 하면 활성산소가 많이 분비돼 노화를 진행시켜 수명 단축에도 영향을 준다고 한다.
“아직까지 사람이 왜 늙어야 되는지 의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여러 가지 가설 중의 하나가 활성산소 때문이라는 이론이 있는데, 과식을 하게 되면 활성산소가 많이 생기지요. 장수 하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소식하신 분들이 많은데, 소식하는 사람이 오래 사는 이유는 아마 그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는 일례로 103세 한의사 윤성혁 원장(창생당한의원)은 사과 반쪽이나 고구마 반쪽으로 점심식사를 해결한다며 소식의 장점에 대해 소개했다.

안 원장은 식욕이 좋은 편이라면서도 평소 간식이나 군것질도 하지 않는단다.
개원가에 나온지 11년차, 그가 주로 보는 질환은 틱장애, ADHD, 치매, 불안장애 등이다. 그는 환자들에게 체질에 따라 음식지도를 하지는 않지만 틱장애 환자들에게는 특별히 음식지도를 병행한단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초콜릿, 단음식, 카페인, 합성색소, 방부제, 설탕, 조미료, 곰팡이, 합성향료, 알코올, 땅콩 등을 섭취 했을 때 틱장애가 더 심해진다고 합니다. 객관적인 근거가 있을 때에는 음식지도를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에는 하지 않습니다.”

안 원장에 따르면 “정신과쪽은 식이요법과 관련된 치료가 활발하지 않다”고 한다. 내과나 내분비계에서는 식이요법이 굉장히 중요하지만, 정신과에서는 아직까지 식이와 질환의 연관관계에 대한 연구가 충분히 안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음식을 가리지 않는 안 원장이지만 편애하는 음식은 있다. 
“저는 카레를 즐겨 먹습니다. 집에서 먹는 카레도 맛있지만, 저는 인도카레를 더 좋아합니다. 30대 초반에 우연히 용산에 인도인 주방장이 요리하는 카레 집을 갔는데 난(인도빵)에 카레를 찍어서 먹는 순간 이런 맛도 있구나 하고 감탄했어요.”

그는 한의원 근처에 인도카레를 하는 곳이 있어서 자주 찾게 되었는데, 한때는 일주일에 5일간 매일 점심으로 카레를 먹은 적도 있단다.
“제가 카레를 즐겨 먹는 건 물론 카레를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카레에 여러 가지 좋은 효능이 있다는 점도 카레를 즐겁게 먹을 수 있게 해주지요. 카레의 여러 가지 향신료 성분이 심혈관 질환ㆍ치매ㆍ대사질환ㆍ우울증ㆍ피로감 등에 효과가 있고, 유방암, 자궁경부암, 위암, 간암 등 암 예방 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특히 강황의 커큐민 성분은 암의 발생을 막고, 정상 세포는 그대로 두고 암세포만 스스로 죽도록 유도한다고 해요.”

안 원장은 카레가 치매를 예방해 준다는 사실도 설명한다.
“싱가포르 국립의대에서 60대 남녀를 대상으로 카레 섭취와 인지기능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결과, 한 달에 한 번 카레를 섭취한 노인이 6개월에 한 번 섭취한 노인보다 인지능력이 손상될 확률이 절반이나 낮았다고 합니다. 카레 속 커큐민은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능력이 뛰어난데, 활성산소에 의해 신경세포가 파괴되면서 발생하는 치매를 예방하는데 도움을 주게 된다는 것이지요.”

그는 “식습관은 분명히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어떤’ 음식을 먹느냐는 것도 중요하지만, 음식을 ‘어떻게’ 먹는지는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음식을 조절하면서 먹는 이유가 결국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자는 것일 텐데, 그러자면 ‘즐겁고 감사하면서’ 음식을 먹는 것이 음식의 종류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끝으로 그는 음식에 대한 재미있는 예를 소개했다.
“워렌버핏이 자기 건강과 장수의 비결은 체리맛 콜라라고 말했다지요? 자신이 코카콜라의 대주주이기 때문에 그랬겠지만, 실제로 워렌버핏은 ‘나쁜 음식’의 대명사인 햄버거와 콜라를 즐겨 먹는다고 알려져 있지요. 그럼에도 고령에 건강하게 활동하는 것을 보면 ‘어떻게’ 먹는 것이 중요한 지에 대한 재미있는 예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그는 블로그 ‘안상훈 원장의 마음건강 이야기’에 직접 글도 쓰며 환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  안상훈 원장의 점심 밥상 엿보기

메뉴.  난(인도빵), 플레인라씨(요거트), 그린 샐러드, 야채커리, 치킨 도 피아자, 밥

Tip.   카레의 여러 가지 향신료 성분은 심혈관 질환ㆍ치매ㆍ대사질환ㆍ우울증ㆍ피로감 등에 효과가 있고, 암 예방 효과도 있다. 특히 강황의 커큐민 성분은 암의 발생을 막아주는 효능이 있다.

성남 =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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