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위키칼럼 & 메타블로그 - 대체의학, 민중의학, 전통의술, 민간요법 용어를 정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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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위키칼럼 & 메타블로그 - 대체의학, 민중의학, 전통의술, 민간요법 용어를 정리하자
  • 승인 2012.06.2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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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강욱

성강욱

seoungnasy@hanmail.net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비의료인에게 의료행위를 허용하라는 주장이 있고, 그 근거로서 ‘민중의학/ 민간요법/대체의학’ 등의 개념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적했듯이, 그러한 주장을 잘 살펴보면 논리적이지 않은 부분이 많고, 여러 가지 의문점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오르게 됩니다.
어떤 주장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주장의 내용과 대상이 명확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민중/민간/대체 의학, 의료’ 담론에서는 핵심이 되는 구체적인 개념은 상실되거나 뭉뚱그려져 버리고 맙니다. 그렇기 때문에 본격적인 이야기를 전개하기에 앞서 핵심개념에 대해 이해해보기로 하겠습니다.
 
“민중의학  민간요법  대체의학의 정체를 밝혀라!”, “비의료인에게 의료행위를 허용하라”는 주장을 보면, ‘비의료인’이 하는 행위가 ‘민중의학/민간요법/대체의학’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거기에 ‘전통의학’이라는 개념을 살짝 섞기도 합니다. 사실 실제로 이러한 주장을 하는 분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본인 스스로도 본인이 주장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정확히 알고 말씀하시는 분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그분들과 이야기를 하거나 그분들의 주장을 읽거나 하면, 글의 전개와 주장이 엉뚱하게 산으로 가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이제부터 정리가 필요한 각각의 용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민중의료 혹은 민중의술 의학
- 민중(民衆) : [명사] 국가나 사회를 구성하는 일반 국민. 피지배 계급으로서의 일반 대중을 이른다. [유의어]대중, 만백성, 서민층.
- 의술(醫術) : [명사] 병이나 상처를 고치는 기술. 또는 의학에 관련되는 기술.
- 의료(醫療) : [명사] 의술로 병을 고침. 또는 그런 일.
- 의학(醫學) : [명사] 인체의 구조와 기능을 조사하여 인체의 보건, 질병이나 상해의 치료 및 예방에 관한 방법과 기술을 연구하는 학문. 기초의학, 임상의학, 사회의학 따위가 있다.
 사전적 의미만을 보자면 민중의술/ 민중의료/민중의학은 모두 비슷한 맥락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용법에 따라 뜻을 구분해보자면,
 1) 민중, 일반국민, 일반대중을 위한 의료, 의술, 의학
 2) 민중, 일반국민, 일반대중의 의료, 의술, 의학
두 가지로 크게 나눌 수 있습니다.
1)은 사회학적으로 사용되는 말로서, 의료의 보편성 등의 담론과 이어지기 때문에 이번 칼럼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2)의 의미로 이해하면 “비의료인에게 의료행위를 허용하라”라는 주장에서 사용하는 민중의료/의술/의학의 의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즉 민중, 일반국민, 일반대중의 소유라는 의미와/민중, 일반국민, 일반대중이 시행한다는 의미 두 가지로 해석됩니다.

(2) 민간의료 혹은 민간의술 의학
- 민간(民間) : [명사]
1. 일반 백성들 사이.
2. 관청이나 정부 기관에 속하지 않음.
민간+의료/의술/의학으로서 (1)과 거의 비슷한 의미의 단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3) 민간요법(民間療法)
민간요법 : [명사] 민간에서 예로부터 전하여 내려오는 치료법.
유일하게 사전적 의미가 확실한 개념이 ‘민간요법’입니다. 말 그대로 민간에서 전해지는 치료법을 의미하는 것으로 ‘치료법’에 한정되어 ‘의학 의술 의료’보다 훨씬 작은 개념이 되겠습니다.

(4) 대체의학 혹은 보완의학
일반적으로 쉽게 ‘대체의학’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이는 alternative and complementary medicine을 번역한 것으로 보완대체의학이라고 하는 것이 맞습니다. 보완대체의학이라는 개념은 말 그대로 기존의 의학을 보완하고, 대안이 될 수 있는 의학을 뜻합니다. 이는 다분히 서양중심적인 입장에서 발생된 개념으로, 초기에는 서양의학을 중심에 두고, 그 외의 것을 지칭하는 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최근에는 서양의학의 단점과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개념으로 연구되기도 합니다.

즉, ‘보완대체의학’이라는 용어 자체가 하루아침에 생겨난 것이 아니며, 용어의 범위와 목적 또한 누가, 어떤 입장에서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아래 보완대체의학에 관한 정의와 내용은 한방내과전문의 박정준 선생님의 글을 참고하였습니다.)

대한의학회 보완대체의학실무위원회 : 현재 우리나라에서 인정되는 정통의학(Conventional Medicine, Allopathic Medicine), 주류의학(Mainstream Medicine), 제도권의학(Orthodox Medicine), 정규의학(Regular Medicine)에 속하지 않은 모든 보건의료체제 및 이와 동반된 이론이나 신념, 그리고 진료나 치료에 이용되는 행위와 제품 등의 치유자원 전체를 통칭한다.

세계보건기구(WHO) : 해당 국가의 전통의 일부가 아니고 주류 의료체계에 통합되지 않은 다양한 부류의 건강관리행위(Broad set of health-care practices that are not part of a country’s own tradition and not integrated into the dominant health care system)

미국의 국립보완대체요법센터(NCCAM) : 현재 주류의학의 일부가 아니라고 여기는 다양한 의료 및 건강관리체계, 시술 및 제품(A group of diverse medical and health care systems, practices, and products that are not presently considered to be part of conventional medicine)

위 세 가지의 정의를 보면, 보완대체의학이라는 용어는 어떤 입장에서 보느냐에 따라 그 범위와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더욱 확실히 알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통적인 부분은 존재하는데,  주류의학, 메인스트림, 정규의학, 주류의료체계 등으로 표현되는 제도권 의학과 구분해서 보완대체의학을 비제도권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또한, 보완대체의학의 범위를 건강관리 행위, 다양한 체계, 심지어 이론, 신념을 포함한 치유자원 전체 등으로 매우 광범위하게 지칭하고 있습니다.

보완대체의학이라는 용어의 정의 자체가 광범위, 불명확, 불확실하기 때문에 현재는 정확한 적용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하겠습니다. 한의학의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서는 의료인인 한의사가 시행하고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등, 한의학적 치료는 명확히 제도권, 메인스트림이 됩니다. 이는 의사가 한약을 처방하는 일본이나, 중의사, 중약 등 중의학을 국가정책으로 삼은 중국, 대만에도 해당됩니다.

그러나 그 외의 나라에서 한의학, 중의학 등의 동양의학은 보완대체의학이 될 것입니다. 또, 서양의 동종요법이나 아로마테라피 등은 우리나라에서 보면 보완대체의학이 되겠지요. 심지어 미국에서는 치의학(dentistry)도 정통의료 (conventional medicine)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NCCAM 정의에 따라 보완대체의학에 속한다는 주장도 있을 정도입니다.

(5) 전통의술 혹은 전통의학
- 전통(傳統, 傳通, 箋筒) : 어떤 집단이나 공동체에서 과거로부터 이어 내려오는 바람직한 사상이나 관습, 행동 따위가 계통을 이루어 현재까지 전해진 것.
- 의학(醫學, 意學) : 인체의 구조나 기능, 질병, 치료, 예방, 건강유지의 방법이나 기술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
- 의술(醫術) : [명사] 병이나 상처를 고치는 기술. 또는 의학에 관련되는 기술.
- 한의학[韓醫學] : 중국에서 전래되어 우리나라에서 발달한 고유의 전통의학, 한방의술과 한약조제법 등을 연구하는 의학이다.
전통의술 혹은 전통의학은 전통+의술/의학의 개념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의학은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의학으로 정의됩니다. 이 개념 역시 각 국가별, 공동체별로 지칭하는 대상이 달라질 수 있겠습니다. 인도에서는 아유르베다의학을 전통의학으로, 중국에서는 중의학을 전통의학으로, 일본에서는 황한의학을 전통의학으로 바라보겠습니다.
 
(6) 결 론
지금까지 혼재되어 쓰이고 있는 관련 용어에 대해 정리해보았습니다.
(1) 민중의료 혹은 민중의술, 의학 - 일반국민, 일반대중의 소유로서의 의료, 의술, 의학 / 일반국민, 일반대중이 행위의 주체가 되는 의료, 의술, 의학
(2) 민간의료 혹은 민간의술, 의학 - (1)과 동일
(3) 민간요법 - 민간에서 예로부터 전하여 내려오는 치료법
(4) 보완대체의학 - 제도권 의학이 아닌 것으로, 건강관리와 질병치유에 대한 광범위한 개념
(5) 전통의술 혹은 전통의학 - 각 국가별로 과거로부터 이어져 내려와 발전한 의학/의술
각 용어의 뜻과 형성과정으로 미루어 본다면, 위의 용어들은 하나로 묶일 수 없으며, 실체가 없는 경우도 있고,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를 대신할 수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성강욱
민중의학 민간요법 대체의학 바로보기
 (http://www.kmwiki.net)

 

이 지면은 온라인상에서 한의학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한의학 위키’와의 제휴로 만들어집니다. 더 많은 한의학 칼럼들이 www.kmwiki.net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의학 위키 필진으로 생각이 젊은 한의사, 한의대생 블로거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참여를 원하시면 임정태 씨 메일(julcho@naver.com)로 보내주세요.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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