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위키칼럼 & 메타블로그 - 동의보감 정신과 천연물 신약(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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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위키칼럼 & 메타블로그 - 동의보감 정신과 천연물 신약(1)
  • 승인 2012.08.16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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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준태

제준태

yueing@naver.com


한의학은 우리의 선조들로부터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한의학에 기초합니다. 「동의보감」의 집례에는 다음과 같이 한의학의 전통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중국의학에는 남의와 북의라는 명가가 유명하다. 우리나라는 동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그 전통의학의 도가 끊어지지 않고 이어져 내려오고 있으므로 우리 의학을 동의라고 부를 수 있다. (중략) 그러므로 동의보감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은 선조들의 가르침을 본받은 것이다.”

고대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우리나라 의학의 법통
그렇다면 조선시대 후기에 「동의보감」을 편찬하는 과정에서 언급된 “우리나라에 끊어지지 않고 전해져 내려오는 의학의 법통”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우리나라 전통의학 중 기록으로 남아 있는 역사에 따르면, 삼국시대 「백제신집방」이 편찬되었고, 통일신라시대에는 「신라법사방」이 편찬되었습니다. 통일신라시대에는 전문적인 의사 교육제도와 분과전문의들이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특히 한의학의 역사에 있어 고려시대에 가장 뚜렷한 업적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고려시대에 「향약구급방」이 편찬되었고, ‘제위보’ ‘동서대비원’ ‘혜민국’ 등이 설립돼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약재들에 대한 연구와 동시에 국가에서 의료복지를 시행하게 됩니다.
조선시대에 들어서 세종대왕 재위 중에 「향약집성방」 「의방유취」 등의 한의서가 편찬된 것도 마찬가지의 방향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국가가 보장하는 의료복지국가를 추구하고, 질병의 예방과 쉬운 의료접근성을 특징으로 하는 한의학을 발전시켜왔습니다. 그리고 「동의보감」이 편찬되면서 이러한 한국의 전통의학의 특징이 집대성되는 계기가 됩니다.

동의보감은 보편적인 의학으로 실용성 중시
한국의 전통의학이 지향하는 목표는 현대의 예방의학이나 복지국가의 이념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 실천 방법에 대해서는 「동의보감」의 서문에서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선종이 건강관리법을 만들어 백성을 구제하려는 뜻으로 의학에 마음을 두고 백성의 병을 근심하다 1596년 태의 허준을 불러 교지를 내리시길, “중국이나 조선이나 의학서적들의 수준이 떨어져서 그러니, 그대가 여러 의학서적을 모아 책을 한 권 만들었으면 하는데, 사람의 질병은 모두 몸 관리를 잘 하지 못 해서 생긴 것이니 건강관리를 제일 먼저 놓고, 약을 다음에 놓도록 하라. 여러 처방들이 너무 복잡하므로 중요한 것만 간추리도록 하고, 격오지에는 의사도 약도 없어 죽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에도 많은 약재들이 생산됨에도 불구하고 백성들이 이를 잘 알 지 못하여 그렇다. 그대가 우리나라의 약초들을 분류하고 우리말 이름을 주석으로 달아 백성들도 쉽게 알게 하라”고 하였다.”

즉, 한의학은 보편적인 의학으로 누구나 활용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중의의 대표로 불리는 남의와 북의가 개인의 이론이나 경험을 기반으로 한 유의들에 의해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해온 것과 비교하면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이렇게 발전하는 의학 때문에 정리에 매우 많은 노력이 필요하게 되었고, 명나라 말기부터 청나라 시기를 거치면서 너무 많은 의학이론을 정리하기 위해 실증의학을 중심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의 전통의학은 국가에서 직접 관리하여 목표를 분명하게 설정한만큼 처음부터 실용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동의보감」을 보면, 의외로 의학이론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내용을 무시하고 「동의보감」의 형식을 요약하면, “A라는 증상이 있으면 진단은 b, c, d, e, f가 있을 수 있는데, 각각의 증상은 이러 이러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의 문제가 의심되고 처방은 이렇게 쓰면 된다”는 방식의 편집이 반복됩니다. 이러한 형태의 의학기술은 현재 현대의학의 임상서적에서도 그대로 사용되고 있을 정도로 우수하고 합리적인 방식입니다. 이런 편제로 인한 높은 실용성은 조선후기와 근대에 이르기까지 주변 동아시아국가에 「동의보감」이 전파될 정도로 우수한 평가를 받았습니다.

동의보감의 정신이 반영된 개정 한의약육성법
하지만 이제는 「동의보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동의보감」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시대가 변하는 만큼 업데이트된 새로운 의학서적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임상한의학 교과서들입니다. 「동의보감」이 옳다고, 「동의보감」을 절대로 버리면 안 된다고 주장하시는 분들에게 「동의보감」 서문을 다시 읽어 볼 것을 권합니다. 서문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의사들은 황제와 기백을 칭송하며 말하기를 하늘의 이치와 사람의 생리를 꿰뚫어 보았다고 하였다. 황제와 기백이 의학에 있어 어려운 부분에 대해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책을 남겼으므로 의학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그리고 이후 많은 의사들이 각자의 이론을 내세워 의학이 복잡해지고, 경전의 구절을 가지고 서로 세력을 만들어 다투다 보니 의서는 많아졌어도 의술은 모호하여 알기 어려워졌다. 실력 없는 의사는 그 어려운 이치를 이해하지도 못 하고 자신들만의 생각에 사로잡히거나 옛말을 무조건 따르는가 하면, 적절한 응용능력이 없고, 중요한 것을 놓치는 등, 사람을 살린다고 하면서 오히려 사람을 죽이는 경우가 많았다.”

「동의보감」에서 책을 읽기도 전에 서문에서부터 해서는 안 되는 일로 “자신들만의 생각에 사로잡히는 것”과 “옛말을 변통 없이 무조건 따르는 것(泥故)” 중 옛말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는 생각을 「동의보감」을 본다는 사람이 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동의보감」의 우수성은 바로 그 편제가 가진 실용성에서 나오는 것이며, 더 편리하고 더 분명한 치료가 있다면 당연히 그것을 따라야 합니다. 사실 많은 한의사들은 이미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우수한 한의임상경험은 실용성이 없이는 이뤄질 수 없는 것입니다.
「동의보감」은 우리에게 사람들을 치료하는 의학이 아니라, 누구라도 접근할 수 있는 대중적인 의학, 실용적인 의학, 질병예방까지 힘쓰는 사람을 위한 의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동의보감」 정신이 반영된 것 중 하나가 2011년에 개정 공포된 한의약육성법입니다.<계속>


한의약육성법(시행 2011.7.14)
제 1장 총칙
제 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1. “한의약”이란 우리의 선조들로부터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한의학을 기초로 한 한방의료행위와 이를 기초로 하여 과학적으로 응용·개발한 한방의료행위 및 한약사(韓藥事)를 말한다.
2. “한약사”라 함은 한약의 생산(재배), 가공, 제조, 조제, 수입, 판매, 감정, 보관, 그 밖에 한약학 기술에 관련된 사항을 말한다.
3. “한의약기술”이라 함은 한의약을 포함하여 한약제제(한약을 한방원리에 따라 제조한 것을 말한다) 및 한약재 재배(우수 품종개발을 포함한다), 제조, 유통, 보관 등 한의약과 관련한 일체의 상품 및 서비스에 관련된 기술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것을 말한다.
 
제2조3호에서 대통령령에서 정한다고 했으니 찾아보겠습니다. 한의약육성법시행령(시행 2011.1.4)에서 말하는 한의약기술의 범위 중 일부입니다.

[별표] 한의약기술의 범위
2. 한약관련기술
나. 한약제제 개발기술
     (1) 한약제제 제조기술
     (2) 한방신약 개발기술
     (3) 임상시험 기술
다. 고전문헌 및 경험에 의한 한약관련 기술

 

 

 

 

제준태
한방내과 전문의
소현자의 한의학 날개달기
 (http://www.kmwiki.net/xe/38008)

이 지면은 온라인상에서 한의학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한의학 위키’와의 제휴로 만들어집니다. 더 많은 한의학 칼럼들이 www.kmwiki.net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의학 위키 필진으로 생각이 젊은 한의사, 한의대생 블로거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참여를 원하시면 임정태 씨 메일(julcho@naver.com)로 보내주세요.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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