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서산책(551)-「痘瘡經驗方」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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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551)-「痘瘡經驗方」 ①
  • 승인 2012.08.30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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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우

안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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本朝經驗 계승한 두창치료 전통

 

「두창경험방」 권수

이 책은 조선 후기 痘瘡치료에 대해 기록한 방역 전문의서로 1권1책으로 되어 있으며, 痘醫 朴震禧의 경험방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전해지는 판본은 목판본으로 원문과 언해가 대역식으로 대비되어 있어 「痘瘡經驗方」이란 서명에는 굳이 언해라는 표기가 달려 있진 않지만 ‘痘瘡經驗方諺解’로도 불린다. 따라서 원문본 「痘瘡經驗方」과 언해본 「두창경험방」을 별도로 구분하여 간행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본서에는 서발이나 간기가 제대로 남아 있지 않아 집필시기나 간행시기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현종조 말기에 간행된 다른 의방서에 이 책의 두창 경험방을 참고하였다는 기록을 근거로 현종대(1659∼1674)에 펴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주장은 현종 재위 말년에 간행된 「攷事撮要」에 이 책이 부록으로 첨부돼 있어 설득력을 갖고 있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1636년(인조 14) 李植이 펴낸 「고사촬요」 續修本에는 이 책이 인용되지 않았으나, 현종 말년 板本인 「攷事撮要附錄」에서 최초로 첨부되어 있어 이 시기에 편술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이 책의 다른 어떤 판본의 序跋이나 권미 어느 곳에서도 간행연대를 짐작할 만한 기록이 보이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또 1672년(현종13) 李蕃이 지은 「龍山療痘篇」 안에도 박진희의 ‘痘方’에 대해 기록했다고 전하는데, 1권1책으로 된 필사본인 이 책의 自序에 “근래 여러 의원들이 증세에 따라 간략하게 약을 수록한 경험방이 없지는 않으나, 다른 의서의 痘方과 痘疹을 치료한 견문을 종합하여 편찬한 것이다”라고 하였다.
아울러, 柳萬의 발문에도 “박진희의 두방이 대증투약에 신효하나 희귀한 약을 중용하므로 현실에 맞지 않은 느낌이 있던 차에 李仲擧가 널리 여러 方書를 참작하여 취사하고 보충하여 이 책을 편찬한 것이다”라고 적혀 있어 박진희가 두창방을 쓴 사실을 전해준다.

본문 내용은 稀痘方·延生第一方·滌穢兎痘湯·三豆飮·辨豆證·음식·금기·發熱三朝·出痘三朝·出痘終日·出痘時變證經驗·起脹三日·貫膿三日·收靨三日 등으로 나뉘어 구성되어 있다.
또 본문 기술 가운데 婦人의 化毒湯 치험사례와 17세 男子의 神解湯 保元湯 치험례 2조, 그리고 月經水를 써서 凉血시켜야 했을 士人에게 六君子湯으로 補法을 잘못 써서 실패한 사례를 적시하는 등 4조의 두창의안이 실려 있다. 이것은 세조대 임원준이 펴낸 「瘡疹集」에 실린 本朝經驗方의 입론 정신을 계승한 것으로 전례가 없는 새로운 돌림병에 대한 대처방법을 강구하는데 매우 긴요한 경험사례로 적용되었을 것이다.

한편 그 체재로 보아 정조재위 연간에 간행한 판본으로 추정하기도 하며, 三木榮이 펴낸 「朝鮮醫學史及疾病史」에서 소개한 두창경험방에는 辛卯(1711)년 “李世恒書于商山製錦軒”이라는 발문이 적혀 있어 이 두창치료 경험방이 한 차례 더 重刻되었던 사실을 미루어 알 수 있다. 또 숙종 때 痘醫였던 柳瑺이 이 책을 祖述하여 지은 「古今經驗活幼方」이 세상에 전해지고 있어 당대 이 책이 상당히 중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기념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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