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비평 -「한국 문화와 色의 비밀 한국의 전통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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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비평 -「한국 문화와 色의 비밀 한국의 전통색」
  • 승인 2012.08.30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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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균

김홍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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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색의 쓰임새와 의미

이재만 著
일진사 刊
유난히도 더웠던 여름이 이제 물러가나 보다. 도시생활에서 더울 때의 에어컨과 선풍기는 이제 필수품이 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짧은 치마와 가벼운 셔츠, 그리고 반소매와 짧은 바지가 거리의 대세가 되었고, 냉장고에서 시원한 과일과 음료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이런 때에 한 번쯤 시선을 돌려 과거로의 여행을 해보자.

쪽빛 물을 들인 치마와 저고리를 입은 아낙네, 우물에서 막 기른 물에 말은 콩국수, 마을 어귀의 커다란 나무그늘, 또는 맑은 개울물이 흐르는 계곡의 정자에서 설렁설렁 부치는 부채, 절로 시 한 수가 입에서 낭랑하게 흘러나올 것 같은 한적한 풍경이 얼추 그려진다. 이 책은 이런 우리네 정서를 사계절에서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담아내고 있다.

시간과 공간을 넘어 오래도록 우리의 일상에 젖어 있는 사물들이 어떻게 자연과 어울려 있는지, 또는 그 자연에서 얻어진 소재들이 어떤 색깔로 우리의 생활 속에 내재되어 있는지를 컬러차트를 통해 분석하고, 이러한 전통 색을 어떻게 현대로 계승하여 나갈 것인지를 안내하고 있는 셈이다.

소위 말하는 오방색(五方色)의 분석을 세밀하게 이뤄내서, 의복(衣服), 침구(寢具), 자기(瓷器), 가옥(家屋), 화장(化粧), 음식(飮食), 문방구(文房具) 등의 다양한 주변생활품들과 연관 짓고 있다. 시대적으로도 삼국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남아있는 문화유산들을 망라하여, 우리 문화의 전승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색깔을 통해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색을 만들고 사용되었던 생활 주변의 재료들이 지금도 약재로 쓰고 있는 한약이라는 것이 간과되어 있음이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당연히 천연소재이기 때문에 주변 자연에서 얻어지는 것이 약재도 되고 물감도 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약재이기 때문에 방충도 되고 세균의 억제력을 도모하고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는 얘기다.

그 색과 맛과 향으로, 장부(臟腑)와 경락(經絡)에 미치는 영향력도, 신체와 정신에 미치는 정기(正氣)의 안정과 질병의 예방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즉, 한약이 가지는 이러한 효과는 질병치료의 약재로서 만의 가치를 지니는 것이 아니라, 보다 현대인의 생활 속에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살려, 한의학의 분야를 한결 넓힐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여야 할 것이다.
더구나, 「내경(內經)」에서도 언급하다시피 색(色)과 맥(脈)의 관찰은 질병치료의 가장 선행되는 일임을 되새겨 본다면 말이다. 가령, 안색(顔色)의 변화를 컬러차트를 응용한다면 어느 의사가 보더라도 그 질병의 경과에 따른 변화의 기준을 정할 수 있다.

물론 대변이나 소변의 색깔도 컬러차트를 응용한다면 질병치료의 변화에 따른 경과를 객관성 있게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할 수 있다. 본인도 지난 20년간 모양은 다르지만 컬러차트를 응용하여, 소변, 대변, 생리, 가래, 대하, 출혈 등의 변화에 따른 질병치료로 환자와 더불어 객관성 있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환자의 느낌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 기준이 정해지면 환자를 쉽게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컬러차트를 의료용으로 만들어 서로에게 공유되기를 바란다. (값 2만 5천 원)

김홍균
서울 광진구 한국전통의학史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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