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통증에 침 치료 효과 과학적으로 입증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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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통증에 침 치료 효과 과학적으로 입증되다!
  • 승인 2012.11.0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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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동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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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한의사를 위한 연구동향

[개요] 예로부터 침 치료는 통증 질환에 널리 사용되어 왔으며, 이미 영국과 같은 의료 선진국에서도 만성요통 등에 침 치료 사용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시행된 무작위 대조군 임상연구들에서 침 치료가 플라시보 대조군에 비해 효과가 없다는 결과들이 발표되면서 일부 연구자들은 침 치료는 플라시보 효과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침 치료의 특이적 효과(specific effect)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에 최근 미국의 유명 의학저널인 ‘Archives of internal medicine’에 만성통증에 대한 침 치료의 메타분석 논문이 출판되면서 침 치료에 대한 효과가 다시 한 번 입증되었습니다.

[논문 내용] 이번 연구를 시행한 Acupunc-ture Trialists’ Collaboration은 만성통증의 4개 질환(만성요통과 경항통, 슬통, 두통, 및 견통)을 대상으로 시행한 침 치료 무작위 대조군 임상연구 중 은닉할당*이 잘 수행된 질 높은 임상연구 29개를 선별하여 1만 7천922명의 개별 환자 자료 메타 분석(Individual Patient Data Meta-analysis)†을 시행하였습니다.

1차 평가분석에서 침 치료는 모든 통증질환에서 무처치군(no acupuncture group)뿐 아니라 플라시보 대조군(sham control group)에서도 우월한 효과를 보였습니다. 침 치료에 편향된 결과를 보여 이질성(heterogeneity)을 높이는 연구들을 제외하고 다시 분석한 결과 침 치료군이 플라시보 대조군과 가지는 효과크기 차이는 만성요통 및 경항통(0.37), 슬통(0.26), 두통(0.15)로 나타났으며, 무처치군과 가지는 효과크기 차이는 만성요통 및 경항통(0.55), 슬통(0.57), 두통(0.42)를 보였습니다<표 참조>.

즉, 각 질환마다 침치료군과 대조군들이 가지는 효과크기의 차이는 비슷한 정도를 보였으며, 침치료군을 무처치군과 비교한 연구가 플라시보 대조군과 비교한 연구보다 크게 나왔습니다. 또한 눈가림‡이 잘 이루어지지 않은 연구 등을 제외한 민감도 분석에서도 침 치료가 각각의 대조군보다 우수한 효과를 나타낸다는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필진 의견] Acupuncture Trialists’ Collaboration은 만성통증 질환에 대해 침 치료가 효과적인지를 연구하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 공동연구 조직입니다. 의장인 Andrew J. Vickers를 비롯하여 전 세계의 유명한 침 연구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미국 NIH 산하 NCCAM (National Center for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의 지원 하에 운영되고 있습니다. 해당 논문은 인용지수(Impact Factor)가 11.462로 매우 높은 저널에 게재된 메타분석 연구로서 메타분석 연구로는 이례적으로 프로토콜을 사전에 출판하여 연구과정의 개입을 줄여 객관성을 유지하였습니다(Trials. 2010 Sep 28;10:90).
또한 은닉할당이 잘 수행된 질 높은 연구들만 포함시켰으며, 일차 환자 데이터를 직접 연구자들에게서 받아 개별 환자 자료 메타 분석을 시행하여 통계적인 정확성을 높였습니다.

저자들은 침 치료가 만성통증에 있어서 플라시보 대조군 치료보다 우수하며 임상현장에서 주요한 치료수단으로 쓰여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러한 결과를 가장 확고한 근거라고 결론짓고 있습니다. 이렇게 영향력 있는 저널에 침 치료가 효과가 있으며, 특히 플라시보 치료보다 우월하다는 결론에 도달하였기 때문에 이번 연구는 향후 임상진료지침(clinical practice guideline) 등에 반영되어 한의계와 침 연구에 매우 우호적인 근거로 작용할 것 같습니다.

아쉬운 점은 침 연구의 리딩그룹인 Acupuncture Trialists’ Collaboration에 한국 연구자가 한 명도 포함되지 못했으며, 메타분석에 사용된 29개의 임상연구는 미국, 영국, 독일, 스페인 및 스웨덴 등 국외 연구들만으로 이루어 졌으며, 한국 연구자들에 의해 시행된 연구는 한편도 속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저자들은 침 치료가 플라시보 치료에 비해 효과가 뛰어나긴 하지만 상당한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즉, 침 치료 자체가 만성통증에 효과가 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대조군에 비해 큰 효과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만성통증에 있어 침 자체가 효과가 있다는 강력한 근거가 생긴 시점에서 침 치료의 특이적 효과들(자침의 깊이 및 위치, 수기법, 자극의 종류 및 정도)에 대한 고려가 이루어진 잘 짜여진 임상연구가 많아진다면 실제 임상에서 그러하듯이 향후 체계적 문헌고찰이나 메타분석에서도 효과 차이가 더 크다는 결론이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은닉할당(allocation concealment) : 무작위 대조군 임상연구에서 군 배정 이전에 피험자가 어떤 군(치료군 혹은 대조군)에 속하게 될지 피험자 및 연구자 모두 모르게 하여 비뚤림(bias)의 위험을 줄이는 방법을 말함. 임상연구에서 내적타당도를 유지하는 중요한 방법으로 연구 설계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알려져 있음.

† 개별 환자 자료 메타분석(Individual Patient Data Meta-analysis) : 출판된 논문이나 연구자들로 부터 얻은 요약데이터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연구자들로 부터 직접적으로 얻어진 원형의 연구자료를 사용한 메타 분석을 말함. 추출된 요약 데이터를 사용한 메타분석에 비해 데이터의 질을 높일 수 있고, 다른 형태의 결과를 결합할 수 있으며, 정확도를 높이는 통계적인 기법을 사용할 수 있는 등의 장점이 있음.

‡ 눈가림(blinding) : 무작위 대조군 임상연구에서 치료시행 이후에 피험자가 어떤 군에 속하게 되는지 피험자 혹은 연구자 등이 모르게 하는 연구 설계방법을 말함. 약물연구에서는 위약을 사용하며, 비약물 연구인 침 치료 임상연구에서는 침 끝이 뭉뚝하여 표피를 뚫지 않지만 환자는 침을 맞았다고 느끼는 플라시보 침을 사용하기도 함. 침 치료가 플라시보효과 이외의 특이적 효과를 지닌다는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 설계 요소임.

[출처] Vickers AJ, Cronin AM, Maschino AC, Lewith G, Macpherson H, Foster NE, Sherman KJ, Witt CM, Linde K; for the Acupuncture Trialists’ Collaboration. Acupuncture for Chronic Pain: Individual Patient Data Meta-analysis. Arch Intern Med. 2012 Sep 1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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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참여 필진 : 이승훈(2편) 이주현(2편) 임정태(2편) 정의민 정창운 조준영(2편) 진속창(이상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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