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의 패러다임 변화가 오고 있다-“EBM에서 환자 중심적·목표 지향적 의료로 옮겨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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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의 패러다임 변화가 오고 있다-“EBM에서 환자 중심적·목표 지향적 의료로 옮겨가는 중”
  • 승인 2012.11.15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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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동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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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한의사를 위한 연구동향

[논문 내용] 지금까지의 의료는 예방적 관리나 질환에 특이적인 의료과정(예: 심근경색 이후의 약물처치 및 금연상담)들을 다루었고, 이에 대한 결과 측정 역시 질환에 특이적인 지표(예: HbA1c 수치, 혈압 조절 등)에 맞추어 측정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는 복합적이고 만성적인 질환을 앓고 있거나, 심각한 장애가 있거나 기대수명이 짧은 환자들에게는 적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미국의 CMS(Centers for Medicare and Medicaid Services)는 각 개인에게 더 나은 치료제공, 인구 전체를 대상으로 더 나은 보건의료제공, 더욱 낮은 비용 지불을 목표로, 환자 중심적인 의료제공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환자 중심적인 의료제공이란 환자가 소중히 생각하는 가치가 모든 임상적 결정을 유도하도록 보장하고, 개별 환자들의 선호도·요구사항 및 가치들을 존중하고 이에 반응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를 위해 다차원적 관점에서 환자 개개의 진료 목표에 초점을 맞추어 진료를 하며, 그러한 목표들을 얼마나 잘 만족하고 있는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목표 지향적 접근은 몇 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첫째, 목표 지향적 접근법은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보건적 상태보다는 개인별로 원하는 보건상태의 관점에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둘째, 목표 지향적 접근법은 기존 치료법의 치료목표를 정렬하고 좀 더 포괄적인 결과 변수에 집중함으로써, 복합적 상태의 환자를 위한 의료서비스 결정과정을 간소화해줍니다. 셋째, 목표 지향적 치료는 환자 개인에게 중요한 건강적 상태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들의 상대적 우선순위가 어떠한지 분명히 표현할 수 있게끔 해줍니다. 넷째, 이러한 접근법은 환자가 가장 원하는 건강결과를 스스로 선택하게 하고, 의사에게 있어서는 그 결과에 가장 잘 도달할 수 있는 치료전략이 무엇인지 결정할 수 있게끔 해주어 효과적인 결정과정이 공유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러한 환자 중심의 치료목표가 ‘약한’ 결과이고, 가치가 있다고 하기에 너무 개인 특이적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을 치매나 기타 노인병에서 10년 이상 사용하고 있고, 임상 재활프로그램에서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에 있어서 한계점도 있습니다. 첫째, 모든 환자들의 목표가 비현실적이고 달성이 불가능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의사는 환자에게 어떠한 목표들이 달성 가능한지 설명해주고, 가능한 목표를 협상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후 의사는 환자가 동의한 치료목표를 충족시켜주고, 치료과정 중 상태가 바뀌었을 때 목표를 다시 잡을 수 있도록 치료계획, 치료격려, 치료옹호를 지속적으로 해야만 합니다. 둘째, 개인적 의사 결정들이 의사의 종합적 의료행위 자체를 어느 정도는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적 치료목표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되어야 할 것입니다.

목표 지향적인 환자관리는 아직까지 견고한 기반을 닦지 못했습니다. 이는 아직까지도 질병-결과 기반의 의학 패러다임이 의료계 문화 내에 깊게 뿌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훌륭한 의학은 환자를 위해 올바른 것을 행하는 것입니다. 또한 복합적이고 만성적인 질환, 심각한 장애, 제한된 기대수명을 보이는 환자들에게는 이러한 접근 방법이 더욱 유용하다는 것을 인지해야 합니다.

[필진 의견] 최근의 의료 패러다임이 EBM(Evidence-based medicine)에서 환자 중심의 의료로 옮겨가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EBM을 처음 주창한 McMaster 대학 David Sackett 교수는 환자의 가치를 EBM의 속성 중 하나로 포함시켜 EBM을 정의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는 연구결과에 지나치게 편중하여 EBM의 정의를 왜곡하는 경향이 있어, 이러한 문제점을 경계하고자 환자 중심의 의료(Patient-centered care)가 주창되고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실제 환자에게 만족도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고, 동일한 증상이나 질환이더라도 다양한 접근을 시도할 수 있는 한의치료는 이러한 의료패러다임 하에 오래전부터 치료하고 있는 의학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따라서 효능(efficacy) 중심의 의료 및 이에 대한 연구도 중요하겠지만, 실제적으로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효과(effectiveness) 중심의 의료 및 연구도 중요함을 느낍니다.

[출처] David B. Reuben. Goal-Oriented Patient Care - An Alternative Health Outcomes Paradigm. N Engl J Med 2012; 366(8):777-9

[링크] http://www.nejm.org/doi/full/10.1056/NEJMp1113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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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참여필진 : 이승훈(2편) 이주현(2편) 임정태(2편) 정의민 정창운 조준영(2편) 진속창(이상 가나다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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