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항요법, 병의 진단과 예후 판단에 큰 도움
침치료 못지 않은 치료효과, 한의치료영역 확대 기대
부항요법은 인체 주요 경혈에 음압을 작용시켜 어혈을 제거하고 체질을 개선하는 요법으로, 부분치료의 효과뿐만 아니라 원인을 제거해 질병을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자생력을 키워주는 요법이다.
하지만 그동안 한의계 내에서 소외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부항요법의 부활을 꿈꾸며 지난 7월 대한한의부항학회를 창립하고 현재 초대회장직을 맡고 있는 영도한의원 최유행(44) 원장을 만나보았다.
부항요법은 환자의 상태와 체질에 따라 잘 적용하여 치료하면 질병의 치료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좋은 치료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하지만 최근 목욕탕이나 스파에서 비의료인들의 무분별한 불법 부항 시술로 그에 따른 부작용도 빈번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부항 시술의 경우 침구 치료에 견줄 수 있을 만큼 그 자체로도 강력한 치료효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임상에서 활용이 활성화 된다면 한의약의 치료영역이 그만큼 넓어질 것입니다. 따라서 원장님들과 학문적인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부항시술 임상례도 서로 공유하면서 학문적인 레벨도 올리려는 시도들을 하고 있습니다. 또 온라인과 오프라인상에서 불법부항시술을 척결하는데도 노력할 것입니다.
-부항요법은 어떤 질환에 효과적인가요?
특히 일상생활의 많은 스트레스와 과로로 인한 몸 속의 비생리적인 물질 즉 어혈과 담음이 축적되어 나타나는 만성피로증후군과 기혈순환장애로 인한 각종 통증질환은 물론 외부적 충격으로 인한 자동차사고 후유증 등의 치료에 효과적입니다.
-부항요법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부항은 그 자체로도 병의 진단과 예후를 판단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데, 색의 변화를 보고 병의 경중과 향후 회복상태를 파악할 수 있으며, 환자들에게 본인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아주 좋은 진료 도구입니다. 1차 진료에서 부항만 잘 시술해도 질병의 70%에서 좋은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어 환자의 만족도 뿐 아니라 한의원의 매출 증대에도 크게 도움이 됩니다.
또 습식부항을 할 경우에는 피부조직에 자극을 주어 피를 뽑아내게 되는데 치료 전에 환자의 허·실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하고, 치료시에도 환자의 상태에 맞게 강약을 적절히 조절해 시술을 해야 합니다.
보통의 압통처에서는 50~100CC 정도를, 압통이 심하고 범위가 넓을 경우에는 100~200CC, 고혈압환자의 경우에는 200~300CC 정도 사혈하며 혈중독소를 희석시킬 목적으로 사혈할 경우에는 300CC도 무방합니다. 저혈압 환자의 경우라 하더라도 크게 관계는 없지만 빈혈 환자는 사혈을 금합니다.
저의 경우 습부항을 하기 전에 알코올 유리부항을 10분 정도 시술하는데, 이는 근육을 이완시켜 침 치료시에 통증을 경감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불부항은 순간적으로 불을 가하기 때문에 뜨겁거나 화상의 위험이 전혀 없으며 공기압을 이용하기 때문에 은은한 자극이 오래 지속돼 시술 효과도 좋아 시술 후 상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환자들에게 부항 시술시 특별한 팁이 있다면 하나 소개해 주세요.
거울 등으로 환자의 시술부위 색의 변화를 꼭 확인시켜주고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어혈을 제거하는 어혈환이나 소변장애 등에 좋은 팔보환, 체력을 증진시켜주는 보정단 등의 약을 처방하면 좋습니다. 또 부항 시술에 따른 호전 정도를 HRV(Heart Rate Variability:심박변이도)로 확인시켜주면 환자들의 이해와 신뢰를 높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추진하고 싶은 일은 무엇입니까?
우선 지속적인 교육과 회원간 임상 교류를 통해 부항요법을 더욱 활성화 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해나갈 계획입니다. 또 불법적인 부항요법 시술에 대한 감시 활동을 강화해서 한의원에서의 부항 치료법에 대한 대국민 홍보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칠 예정입니다.
아울러 (주)한의바이오라는 소모품 구매대행회사를 만들었는데, 학회 회원들이 부항 시술에 필요한 모든 물품들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만드는 기구들은 한의원에서만 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김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