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메이커-백삼한방전문요양원 이현숙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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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메이커-백삼한방전문요양원 이현숙 원장
  • 승인 2012.12.06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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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슬기 기자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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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노인들 임종 지켜드리기 위해 시작한 일”

봉사와 더불어 한의치료 저변확대, 경영에도 도움

백삼한방전문요양원 이현숙 원장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2026년에는 20%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7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국민인식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본인이나 가족이 노인성 질환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려워질 경우 93.2%가 노인장기요양보험을 이용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시행과 더불어 한의계에서도 요양원을 설립해 한의학적 치료 효과와 한방의료의 저변을 확대하고자 힘써온 이가 있다. 경기도 남양주에서 백삼한방전문요양원을 운영하고 있는 이현숙 원장(54)을 만나보았다.

-백삼한의원과 함께 백삼한방요양원을 운영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천주교 신자이다 보니 요양원에서 임종을 앞둔 할아버지·할머니를 편안히 지켜드리고 싶었고, 좋은 일이라 생각하며 봉사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국민의료에서 차지하고 있는 한방의 범위를 확장시키고자 했습니다. 2008년 7월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시행된다고 해서 복지부 사업설명회 등을 다니며 준비했습니다.

백삼한방전문요양원도 요양보험시행에 맞춰 2008년에 시작했습니다. 저의 뜻과 지역, 건물 등의 여러 여건도 맞았고, 결과적으로 한의사들의 권익과 영향력을 더 확대시켜 한의학의 저변을 늘리기 위함이었습니다.

-백삼한방요양원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간혹 시설장이 입원한 환자들을 소홀히 대하는 경우가 있는데, 저는 선교사나 수녀님을 역할모델로 삼아 환자들에게 헌신하며 좀 더 이해하고 배려하려고 노력합니다. 환자의 보호자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30명을 기준으로 입소자 전원을 매일 치료할 수는 없지만, 수시로 요양원을 방문해 건강상태를 살피고 있습니다. 한주 단위로 정한 스케줄에 따라 중풍환자들은 주 3회, 다른 환자들은 주 2회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주로 침 치료와 보험한약을 처방합니다. 특히 저희 요양원은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이 기저귀를 자주 갈아드리고 체위를 자주 변경 시켜주는 등 환자들에게 세심한 신경을 쓰니 욕창이 거의 없고 냄새도 나지 않은데, 요양보호사들이 힘들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따라서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의 건강을 지켜주고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2교대나 격일근무로 시간표를 직접 정합니다.

요양원은 총 28병상으로 요양보호사 11명, 간호조무사 1명, 사무국장 1명, 위생사 1명, 조리사 1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요양원에 입소하기 위해서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신청을 하고, 환자 상태에 따른 등급 판정을 받은 후 1·2등급은 시설에 들어올 자격이 있고, 3등급은 반반으로 ‘재가 및 시설’의 경우 시설에 입소할 수 있으며, ‘재가’의 경우 시설에 입소할 수 없습니다.

-2008년 당시 한의사가 요양원을 개원한 경우는 드물었을 텐데요, 개원 초기의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처음엔 규정이 애매해 어려웠지요. 요양원 초창기에 시설에 들어온 사람들은 치매환자 이외에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는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움직이기가 힘들다 보니, 원장이나 부원장이 요양원으로 올라가 직접 치료를 해줬는데, 건강보험공단에서 우리가 올라가서 진료하는 것이 일종의 ‘환자유인행위’라고 했습니다.

제가 요양원에 방문해서 치료한 것은 보험을 청구할 수 없고, 환자가 한의원에 내려와서 진료를 받은 것은 보험을 청구할 수 있으며, 한의원과 요양원의 층수를 달리해야 허가를 받을 수 있다는 규정도 있더군요. 여러 사람을 고용하다보니 사람을 식별하는 일이 어려웠고, 갑자기 결원이 생기면 충원을 해야 하는데 사람을 구하기기 쉽지 않았습니다. 인원이 많다 보니 잘 관리해야 합니다. 저는 노인분들 임종을 지켜드리기 위해 시작했지만, 막상 그 상황을 맞이하다 보니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지나 지금은 괜찮습니다.

 -비 의료인이 운영하는 요양원에 비해 한의사가 운영하는 요양원의 경쟁력은?

일반요양원은 입소자가 갑자기 아프면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시킵니다. 그러면 국가 건강보험에서 나가는 불필요한 지출이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수백만 원까지 달합니다. 한의사가 운영하는 요양원은 입소자가 아플 때 한의원에서 침을 맞고 보험약을 처방하면 쉽게 낫고, 단 몇 만원으로 끝날 수 있습니다.

또 노인들이 한방을 선호하는데 국가의 보험재정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노인들에게 양질의 진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임종을 지켜드리기 위해 시작한 것처럼, 의료인이 하는 요양원이기 때문에 사망진단서를 써줄 수도 있습니다. 요양원 환자들이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첩약을 지어달라는 경우가 있으며, 환자의 보호자들이 오가면서 한의원에서 진료를 받습니다. 일반 요양원은 입소자가 가져온 약을 먹는 것으로 끝나지만, 우리 요양원은 한방병원에 입원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침, 한약 등 한의학적 치료는 노인들에게 좋으며, 건강관리가 잘 됩니다. 입맛이 없어 식사를 잘 못하던 환자가 한약처방 후 좋아진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또 요양원에 입소하기 싫어하는 노인들이 많은데, 한의원에 간다고 하면 한방치료도 함께 이루어지기 때문에 쉽게 응하기도 합니다.

-요양원 개원에 관심 있는 한의사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현재 건강보험의 95%를 양방에서 차지하고 있는데, 한의원과 한방병원은 5% 미만입니다. 의협이나 간호협, 약사회 같은 경우 협회에서 올라오는 여러 정책적 협의사항을 복지부에서 다 입안해주지만, 한의협은 배제 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건강보험의 비중을 한방과 양방이 50%씩 차지하고 있다면, 상황이 좀 더 달라졌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의계의 노인장기요양보험 참여비율이 높아져서 사회적으로 한방이 요양보험에서 없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됐으면 좋겠습니다. 솔직히 한의원과 요양원을 같이 운영하려면 여러 면에서 힘듭니다. 이와 관련해 한의협게시판에 글을 게시했을 시 하루에 10통씩의 문의전화를 받곤 했었는데, 초창기에 요양보험의 비중을 늘린다면 앞으로 한의사들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 얘기 했었습니다. 하지만 실행하는 사람이 드물었습니다.

현재 한의계보다는 양의계에서 요양원을 경영하는 경우가 더 많지만, 지금이라도 한의사들이 그 기회를 포착해야 합니다. 노령인구가 점점 더 늘어나고 노인들이 한방을 선호하면서, 한방이 상대할 수 있는 기회도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한의사들 중에 요양원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언제든 연락주시면 적극적으로 노하우를 나눌 용의가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요양원은 의료인이든 비의료인이든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요양병원은 의료인만이 할 수 있습니다. 요양원은 단지 먹고 자고 생활하는 곳이고, 요양병원은 치료개념이 있습니다. 요양원은 침실포함해서 활동할 수 있는 고유 공간으로 1인당 공유면적 7평을 두어야 합니다. 하지만 요양병원은 1·2·3인실인지에 따라 침실만 규제를 받으며, 나머지 기타 부속실은 규제를 안 받습니다. 여건이 된다면 요양원과 요양병원을 같이 하고 싶습니다. 경영적인 측면에서도 훨씬 좋습니다.

남양주 =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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